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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탐구생활]지니앤조지아·거꾸로 된 파테마·세븐·코코

등록 2023.01.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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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니 앤 조지아'. 2023.01.20. (사진=넷플릭스 제공)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니 앤 조지아'. 2023.01.20. (사진=넷플릭스 제공)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장인영 인턴 정진아 인턴 최윤정 인턴 한유진 인턴 기자 =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설 연휴는 나흘에 불과하다. 짧은 연휴를 풍족하게 만들어줄 콘텐츠들을 Z세대 인턴 기자들이 소개한다.

넷플릭스 '지니 앤 조지아'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한 해의 첫날을 기리고 덕담을 나누는 명절, 설날은 어느새 젊은 세대에겐 미간이 찌푸려지는 날로 변색했다. "살이 좀 찐 것 같네", "취업은 언제 하니?", "만나는 사람은 있니?' 등 반갑지 않은 말들이 모여 설날이 갖는 본래의 의미는 잊혀진지 오래. 우리가 흔히 겪는 명절 잔소리는 '내가 속하지 않는 세대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 부족해서 생긴다. 이러한 세대 간의 입장 차이, '세대 갈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어른과 아이, 부모와 자식, 엄마와 딸의 갈등을 첨예하게 담은 작품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바로 넷플릭스 드라마 '지니 앤 조지아'. 2021년 2월 시즌 1을 선보였고 지난 5일 시즌 2가 공개됐다.

이 작품은 싱글맘 '조지아'가 두 아이 '지니'와 '오스틴'을 데리고 부유한 동네 웰스베리(Wellsbury)로 이사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첫째 지니는 10대 시절 '자이언'이라는 남자 사이에서 생겼다. 자유로운 성격의 자이언은 지니를 낳고 원치 않은 회사 생활로 힘들어했고 조지아는 그를 놓아주게 된다. 서로 싫어해서 헤어진 게 아니므로 자이언은 아직 마음이 있는 상태. 하지만 그는 웰스베리에서 행복해하는 조지아를 보고 이젠 본인이 그녀를 놓아주기로 결심한다. 반면 오스틴의 친부 '길'은 조지아에게 폭력을 행사, 조지아는 그에게 벗어나고자 누명을 씌우고 감옥에 보낸 뒤 도망친다.

이 작품에서 다루는 세대 갈등은 주로 조지아와 지니 사이에서 발발한다. 몇 번째 이사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떠돌이' 삶을 살았던 지니에게 웰스베리로의 이사는 또 하나의 갈등이 발발하는 원인이다. 조지아는 여러 남자와 사랑을 나누고 헤어질 때마다 그곳을 떠나 이사를 왔다. 이 때문에 지니와 오스틴은 어릴 적부터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았다. 지니는 이러한 삶이 죽도록 싫었다. 짝사랑 한 번 지독하게 할 수 없었고 친구와 깊은 우정도 쌓을 수 없었기 때문. 15세 사춘기 소녀에게 우정과 사랑은 동경의 존재이나, 둘 다 없는 지니에게 '이사'란 그 무엇보다 가혹한 벌이었다. 외로움에 치가 떨리는 지니와 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사랑과 이별, 그리고 이사를 반복하는 조지아의 갈등이 어디선가 봤을 흔한 모녀의 갈등을 보듯 전개된다.

화려한 금발 머리, 쭉 뻗은 몸매에 호탕한 성격의 소유자. 고민 하나 없을 듯한 조지아에게도 말 못 할 어두운 면이 있다. 그는 어릴 적 계부의 추행과 폭행으로 가출해 15세 나이의 지니를 낳았다. 조지아는 자신의 불운했던 과거를 지니가 닮지 않길 바란다. 그 때문일까 본인의 자유로운 연애관에 비해 지니에게는 왠지 '어른의 훈수'를 가동시킨다. 어릴 적부터 남다른 성교육을 시키는 것은 물론 남자아이와 눈빛을 주고받는 것만 보고 피임약을 처방받으러 산부인과에 데려가는 등 지니에게는 엄마의 이 모든 행동이 '물음표(?)'다. "엄마는 이상해. 엄마는 날 이해하지 못해"… 지니가 입에 닳도록 하는 말이다. 이 작품은 시즌 내내 조지아의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여주며 그의 숨겨진 과거를 하나둘씩 들춘다. 지니 역시 한집에 살지만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엄마의 면면을 알게 되며 엄마가 아닌 '조지아'라는 인간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지니가 갖고 있던 엄마에 대한 '물음표'가 '느낌표(!)'로 변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영어로 투닥거리는 지니와 조지아지만 이 장면을 왠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건 기분 탓일까? 서로가 여전히 어렵고 복잡한 모녀 사이, 더 나아가 부모와 자식 간 세대 갈등은 통상 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니가 조지아라는 인간을 깨닫고, 조지아가 지니라는 인간을 파악하는 과정 말이다. 지니와 조지아라는 주어에 우리들의 이름을 끼워 넣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다. (장인영 인턴기자)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거짓이라면…'거꾸로 된 파테마'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하면 떠오르는 대표작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초속 5센티미터'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서울=뉴시스] 애니메이션 영화 '거꾸로 된 파테마' 스틸2023.01.20. (사진= 에이원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애니메이션 영화 '거꾸로 된 파테마' 스틸2023.01.20. (사진= 에이원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필자가 애니메이션 영화 중 단연 손꼽는 한 작품이 있다. 요시우라 야스히로 감독의 '거꾸로 된 파테마'다.

감독의 이름이 생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 이상을 선물해 줄 것이다. 언제 봤는지, 어떤 경위로 보게 됐는지 기억은 다소 흐릿하다. 개봉 당시에 보지 않았다는 점과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때의 충격이 생생하다는 점은 확실하다.

해당 영화는 상당히 심오하고 촘촘한 스토리를 가졌으며 캐릭터들도 입체적이다. 더불어 작화 완성도도 뛰어나다. 2013년 제51회 히혼 국제영화제 애니메이션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바 있다.

간략한 내용은 이러하다. 지하세계와 지상세계로 분리된 멀지 않은 미래. 두 세계는 전혀 다른 방식의 삶을 살아간다.
 
'파테마'는 지하세계에 사는 14살 소녀이다. 파테마가 접근 금지된 장소를 탐험하다가 박쥐인간이라는 지상군에 놀라 터널로 떨어져 지상세계에 사는 소년 '에이지'를 만나게 된다. 이후 이들은 힘을 합쳐 두 세계의 진실에 다가선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하나'다. 분리된 두 세계는 본디 하나였다. 오래전 과학자들이 중력에 관한 실험의 실패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하늘로 올라가버리는 참사를 맞이했다. 그 이후 각 사회가 구성원을 다루는 방식이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이다. 지상세계 '아이가'가 행하는 교육이 곧 통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서로 다른 중력 체계를 가진 세계로 들어설 때면 서로 의지해야만, 즉 '하나'로 밀착해야 살 수 있다는 점이 주제와 관련이 있다. 이로 인해 생기는 장애물과 중력 차이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사건 사이에서 생성되는 로맨스까지 재미요소로 다가온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본인은 내가 원하는 관점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들을 비판함과 동시에 '진실은 언제나 드러난다'라는 명확한 주제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내가 보고 느끼고 듣는 것이 정말 진실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다. 내가 살던 사회가 전부 거짓이었다면, 내가 알고 있던 사실들이 부정당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합리화하고 가린다고 해도 진실은 변하지 않는데 말이다.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올바른 사회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당신은 두려운 거야. 아버지가 그랬어. 위에서 보면 '아이가'가 얼마나 작은 세계인지 알게 될 거라고"

'에이지'의 대사처럼 우리는 정말 작고도 넓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한 번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이상 가볍게 시작했지만, 끝은 묵직한 애니메이션 영화 '거꾸로 된 파테마'였다. (정진아 인턴기자)
[서울=뉴시스] 데이비드 핀처 '조디악' 스틸컷. 2023.01.20.(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데이비드 핀처 '조디악' 스틸컷. 2023.01.20.(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email protected]


데이비드 핀처 '세븐'·'조디악'

암울하고, 폭력적이지만, 세련된 데이빗의 시선은 정말 귀하다. 특히 섬세하고, 자유로운 그의 연출은 범죄 및 스릴러 장르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냅다 보여주는 범행 현장에 눈을 찌푸리게 되지만, 좀처럼 알 수 없는 이상한 흡인력이 있는 핀처 표 영화. 올 설날, 이 남자의 영화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스포 다량 함유 주의)

▲세븐(1997)

주연 배우부터가 일단 믿고 보는 조합. 어딘가 양아치스러운 신임 형사 '밀스' 역의 브래드 피트와 은퇴를 일주일 앞둔 베테랑 형사 '서머셋'을 맡은 모건 프리먼이 만났다. 스토리 설정도 흥미로움 그 자체다. 단테의 신곡과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서사시'를 모티브로한 연쇄 살인 사건을 쫓는 두 형사의 이야기라니, 범죄물 덕후라면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세븐'은 데이빗 핀처를 대중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킨 작품이다. 핀처는 '세븐'으로 3억 2700만 달러(한화 4040억 850만 원)라는 엄청난 성적을 내며 그해 MTV 영화제 최고 영화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한다.

영화는 스파게티에 얼굴을 박고 사망한 채로 발견된 남자로부터 시작된다. 특이한 점은 사건 현장에 'Gluttony'(식탐)이라는 단어와 존 밀턴이 쓴 '실 낙원' 한 구절이 발견된것. 손 쓸 새도 없이, 두 번째 희생자가 나온다. 희생자는 변호사로 스스로 1파운드 살을 도려낸 채 발견된다. 그 현장에서도 범인은 'Greed(탐욕)'라는 단서와 소설 '베니스의 상인' 한 구절을 남겼다.

두 형사는 그저 그런 살인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다. 범인은 계속해서 '나태', '성욕', '교만'을 모티브로 한 살인을 이어나간다. 범인은 두 형사를 비웃듯 직접 경찰서에서 자수를 한다. 그는 "'시기', '분노' 두 건의 범행을 더했는데, 형사들(밀스와 존 도우)과 함께 그 시체를 찾으러 가고 싶다"고 요구한다.

'세븐' 엔딩은 하이라이트이기 때문에, 결말은 직접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핀처가 구축한 심연 그 자체인 세계에 집중을 하다보면 어느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있을 것이다.

▲조디악(2007)

1960년대 후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세븐보다는 흥행에 실패했다.(8천 4백만 달러) 세븐에 비해서는 연출이 단조롭고 담담해 일각에서는 다소 지루하다는 평도 있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고난이도 퍼즐을 맞추는 듯한 흥미로운 영화였다.

핀처가 명배우를 알아보는 것에 도가 트인 것인지, '조디악' 라인업도 화려하다. 제이크 질렌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크 러팔로가 출연한다. 제이크 질렌할은 삽화가 '로버트 그레이스 스미스' 역을, 마크 러팔로는 '데이브 토스키' 형사 역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크로니클 신문사 기자 '폴 애버리' 역을 맡았다. 
[서울=뉴시스] '코코'. 2022.01.21.(사진 = 디즈니 픽사 제공)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코'. 2022.01.21.(사진 = 디즈니 픽사 제공)[email protected]*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코코'

설 연휴 동안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코코'(2018·리 언크리치 감독)를 볼 만한 영화로 추천하고 싶다. 이 애니메이션은 가수를 꿈꾸는 소년 '미구엘'로부터 시작된다. 미구엘은 가수를 꿈꾼다. 그러나 그의 집안에서는 음악을 금지한다. 그의 고조할아버지가 음악을 하겠다는 이유로 아내 '이멜디'와 어린 딸 '코코'를 남겨둔 채 멀리 떠났기 때문이다. 마을 축제인 '죽은 자들의 날'을 기념하던 와중 미구엘은 전설적인 가수 '델라 크루즈'의 기타에 손을 대고 알 수 없는 곳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곳에서 미구엘은 조상의 도움으로 위기를 헤쳐나가고, 꿈을 향해 다가간다.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영화가 어두울 것이라고 생각 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죽음에 대해 다정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영화 속 OST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스카와 그래미 상을 받은 마이클 지아치노가 총 음악감독을 맡았고,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 상을 받았다. 핵심 메시지가 담긴 '기억해줘'(Remember Me)는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과 함께 적절히 어우러져 영화의 감동을 끝까지 유지시킨다.

현실에서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명확하게 나눠져 있다. 그리고 죽음이후 사람들의 기억에서 죽은 자는 잊힌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기억으로 특정한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우리를 기억한다. 그 덕분에 우리는 죽은 뒤에도 영원히 존재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족 간의 유대는 우리의 기반이라고 볼 수 있다. 설에 차례를 올리는 모습을 우리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또한 영화와 같이 그들을 기억하려 하는 노력 중 한 모습이 아닌가 싶다. 이번 설에는 '코코'를 통해 바쁜 삶에 만나기 힘들었던 가족과 친척에게 따듯한 안부 전화를 드리는 것도 좋을 법하다. (한유진 인턴 기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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