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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부적절"…국책연구기관 검토 의견

등록 2023.02.21 10: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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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연구원 등 기관 부정적 의견

"산양 서식이나 활동에 부정적 영향"

"봄철 개화식물 조사 누락 등 가능성"

당초 계획보다 훼손 지역 증가도 지적

이은주 "환경부, 부동의 결정이 상식적"

[서울=뉴시스] 강원 양양군 설악 오색삭도(케이블카) 조감도(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원 양양군 설악 오색삭도(케이블카) 조감도(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제일 기자 = 국책연구기관 등 전문기관들이 강원도가 추진 중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데 반해 관련 대책이 부족하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의당 이은주 의원에 따르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KEI·환경연)은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삭도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서(재보완) 검토의견'에서 "자연의 원형이 최우선적으로 유지·보전돼야 하는 공간에 자연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큰 삭도(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검토된 재보완서는 지난해 4월 환경부(원주지방환경청)가 양양군에 재보완을 요구한 뒤 양양군이 지난해 12월28일 제출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립생태원 ▲국립환경과학원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기상과학원 등 전문기관들도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거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 의견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환경연은 "산양의 서식지 적합도가 높은 공간에 시설물이 설치될 경우 산양 서식 및 번식에 큰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산양 등 멸종위기종 보호 대책이 쟁점이 됐는데, 연구원은 서식 적합도가 높은 지역에 케이블카가 설치될 경우 산양의 서식이나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도 "사업노선이 이동로와 먹이섭식처인 경우에도 행동권 내에서의 섭식처 간 이동로 단절은 서식 환경의 큰 변화"라며 "법정보호종을 포함한 대부분의 육상포유류 역시 같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국립생태원은 산양뿐만 아니라 삵, 담비 등 법정보호종과 관련해 저감방안이 대체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역시 인위적인 간섭으로 산양, 담비 등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법정 보호식물을 포함한 주요 보호식물에 대한 대책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제=뉴시스] 김경목 기자 =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등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지난달 26일 강원 인제군 한계령 휴게소에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제공) 2023.02.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인제=뉴시스] 김경목 기자 =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등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지난달 26일 강원 인제군 한계령 휴게소에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제공) 2023.02.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검토의견에는 재보완서 작성을 위한 추가 조사가 8~10월 수행되면서 춘계 개화식물들에 대한 조사 누락과 이식 대상이 제외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희귀식물 이식 방안이 현실성이 부족하며, 훼손되는 수목에 대한 처리·활용계획이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특히 재보완 계획에 따라 상부 정류장 위치가 조정될 경우 애초 계획보다 백두대간 핵심구역 훼손이 커진다는 점도 검토의견에 담겼다. 당초 계획의 경우도 지형변화지수가 0.172로 가이드라인(0.1)보다 높았는데, 재보완의 경우 0.327까지 올라간다는 것이다.

환경연은 "이번 환경영향평가서(재보완)는 환경영향평가서(보완) 대비 지형 훼손이 오히려 증가한 계획으로써 급경사 산지부 공사에 따른 백두대간 핵심구역의 훼손이 과도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양양군이 모델링을 거쳐 제출한 풍속 예측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불분명한 만큼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양양군은 이들 전문기관 검토의견을 종합해 3월 초 협의의견을 내야 한다. 이와 관련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전문기관 검토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양양군이 제시한 재보완대책으로는 설악산국립공원 자연생태계나 자연경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저감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며 "자연환경 최우선 보전지역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기관 검토의견의 중론인 만큼, 환경부는 이번 양양군의 재보완서에 대해서도 부동의(재협의) 결정을 내리는 게 상식적인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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