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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왕실 공주묘’ 경주 쪽샘 44호분, 10년 발굴조사 성과 시사회

등록 2023.07.04 16:39:33수정 2023.07.04 18: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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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확인된 비단벌레 꽃잎장식 말다래, 머리카락, 삼색경금 등 복원 설명

경주 쪽샘44호분 발굴조사 시사회에서 '비단벌레 꽃잎장식 말다래'를 설명하고 있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경주 쪽샘44호분 발굴조사 시사회에서 '비단벌레 꽃잎장식 말다래'를 설명하고 있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경주=뉴시스] 이은희 기자 = 신라 왕실 공주의 묘로 추정되는 경주 쪽샘 44호분 발굴 성과를 총망라하는 시사회가 열렸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4일 경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신라 고분 44호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에서 추가 확인된 유물들을 공개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주낙영 경주시장을 비롯해 문화재에 관심있는 시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연구소는 정밀조사와 과학적 분석을 통해 이번에 최초로 확인된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 피장자의 머리 꾸밈새, 금동제 장신구에 사용됐던 직물 등을 복원했다.     
 
지난 2020년 발굴조사 당시 주인공의 머리맡 부장 공간에서 수백 점이 확인된 비단벌레 금동장식은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죽제(竹製) 직물 말다래의 일부임이 밝혀졌다. 

비단벌레 꽃잎모양 장식 재현품(왼쪽)과 출토품

비단벌레 꽃잎모양 장식 재현품(왼쪽)과 출토품

꽃잎 모양 50개가 말다래에 각각 부착돼 찬란했던 신라 공예기술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기존의 천마 말다래와는 비교되며, 양쪽 꽃잎 100개에 400마리 분량의 비단벌레가 사용됐다.   

지난 2020년 금동관 주변에서 발견된 폭 5㎝의 유기물 다발은 피장자의 머리카락으로 확인됐다. 또 머리카락을 감싼 직물의 형태를 통해 여러 가닥을 한 데 묶은 머리 모양도 알 수 있었다. 

금동관, 금동신발, 말띠꾸미개 등 금동제품에서 견직물과 마직물 등 다양한 직물이 발견됐다. 특히 홍색(꼭두서니 염색), 자색(자초 염색), 황색(원료 미상) 3가지의 색실을 사용한 삼색경금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금동신발에서는 가죽, 견직물, 산양털로 만든 모직물이 발견됐고 화려한 모습을 짐작하게 했다. 해당 직물들은 실물자료로는 최초로 확인된 것이 많아 직물 연구사에 중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경주 쪽샘44호분 발굴조사 시사회에서 무덤 주인공에 대해 설명하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경주 쪽샘44호분 발굴조사 시사회에서 무덤 주인공에 대해 설명하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문화재연구소는 이날 44호분에서 4명의 순장도 추정했다. 유물 전량을 출토한 후 결과를 종합해볼 때 4곳에서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설명했다. 

대릉원 일원 쪽샘지구 44호분의 발굴조사는 지난 2014년부터 지난 6월 말까지 10년간 진행됐으며 실제 발굴일수만 1350일을 기록했다.

1550년 전 무덤의 주인공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크기를 조사한 결과, 키 130cm 내외의 10세 전후 신라 왕실 여성으로 추정됐다. 

비단벌레 장식 말다래를 비롯해 돌절구, 바둑돌 등 최상급 유물과 금동관, 가슴걸이, 금드리게, 금귀걸이, 은허리띠, 팔찌, 반지, 금동신발 등 780점이 출토됐다.

비단벌레 꽃잎모양 장식을 설명하고 있는 심현철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특별연구원.

비단벌레 꽃잎모양 장식을 설명하고 있는 심현철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특별연구원.

긴 조사과정을 통해 전체 구조와 축조 공정을 복원할 수 있었고 보존과학, 의류직물학, 토목공학, 지질학 등 다양한 분야의 협업연구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고분의 내부와 외형조사에서 축조과정까지 밝힌 유일한 사례로 신라 고분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오는 4일부터 12일까지 쪽샘유적발굴관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유물을 출토 당시의 모습으로 재현해 공개한다. 또 향후 2년간 44호분 적석목곽묘를 복원해 이를 다시 공개할 예정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유물관과 발굴조사 과정을 공개해 역사문화 학습의 장이 되고, 경주시민들이 문화재로 인해 겪는 고충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다양한 지원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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