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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경찰 기강 해이 논란, 신뢰 회복 급선무

등록 2023.08.30 17: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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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회부 김진엽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회부 김진엽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비상한 각오로 흉기 난동과 그에 대한 모방 범죄 등 흉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발표한 내용이다. '신림 흉기 난동', '서현역 흉기 난동'이 벌어지고 난 이후의 일로, 반복되는 흉악범죄를 잡겠다는 국가 차원의 의지를 드러냈다.

흉기 난동 등 범죄 제압을 위해 테이저건뿐 아니라 총기 등 정당한 물리력을 주저 없이 사용하고, 흉기소지 의심자나 이상행동자에 대해선 절차에 따라 검문검색을 실시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후 장갑차가 거리에 깔렸고, 무장 경찰이 순찰을 돌았다. 시민들은 일상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신림 산책로 성폭행 사건으로 움츠러들었다. 대책들도 다시 쏟아지고 있다.

이 와중에 경찰 구성원들의 범죄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다. 음주운전, 성폭행, 도박 등 혐의도 다양하다. 가장 청렴해야 하는 경찰 조직의 기강 해이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특별치안활동 기간의 일이다.

시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는 추락하고 있다. 집회 및 기자회견 현장에서 "경찰들이나 잘하라"는 말이 자주 들리고, 저위험 권총 보급 계획을 다룬 기사에 "관리가 잘 안 될까 더 무섭다"는 댓글이 달리는 식이다.

경찰 입장에서는 조직 구성원 수를 늘어놓고 다른 조직에 비해 범죄 건수가 적은 편이라고 항변하고 싶을지 모른다. 하지만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에게 더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제 식구 감싸기'라는 오명을 얻지 않고 경각심을 줄 수 있도록 강도 높은 처벌과 징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앞서 조직 문화 개선과 지속적인 교육 등 제도적 장치도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경찰의 기강 해이가 반복된다면 범죄 억지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며 "성인이 성격이나 인성을 바꾸는 건 쉽지 않지만, 나부터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변화의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사건사고의 장본인으로 등장하는 경찰이 아닌, 기댈 수 있는 경찰을 원한다. 범죄 대응을 위해 물리력을 강화하겠다는 경찰의 급선무는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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