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中, 1980~90년대 선수 1만여명에 조직적으로 도핑" 폭로

등록 2017.10.22 15:27:1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베이징(중국)=신화/뉴시스】 2008년 8월 8일 8시(현지시간)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오성홍기가 게양되고 있다. 2008.08.08

【베이징(중국)=신화/뉴시스】 2008년 8월 8일 8시(현지시간)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오성홍기가 게양되고 있다. 2008.08.08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중국이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거의 모든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했다고 전직 국가대표팀 닥터가 폭로했다.

 러시아가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인 도핑(금지약물 투여) 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국제스포츠계에 엄청난 충격을 던진 이후 이번에는 중국발 도핑 파문이 국제 스포츠계를 강타할 조짐이다.

 21일(현지시간) 독일 국영 ARD는 중국 국가대표팀 의사를 역임했던 쉐인셴(79)이 인터뷰에서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중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조직적으로 집중 사용했으며, 이 시기에 금지약물을 주입받은 선수가 약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고 보도했다.

  쉐인셴은 "중국의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이 금지약물에 오염돼있다"며 "이런 메달들은 박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홍콩 명보와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주장을 한 바있다.

 ARD는 쉐인셴이 지적한 1980년대와 1990년대는 중국이 국제스포츠계에 강국으로 급부상하던 때라고 설명했다. 또 그가 1970년대부터 중국 국가대표팀의 주치의로 활동해왔으며, 특히 중국 체조스타 리닝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당시에도 국가대표팀 닥터였다고 설명했다. 

 쉐인셴은 이번 인터뷰에서 중국 스포츠계의 도핑이 국가대표팀은 물론 지역팀 선수들 사이에서도 만연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지약물을 투여받는 사람(선수)들은 국가의 명예를 지키는 것으로 간주됐으며,도핑에 반대하는 사람은 국가를 위협하는 것으로 비난받았고, 국가를 위협하는 사람들은 현재 모두 투옥돼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특히 "처음엔 어린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이 사용됐는데, 11살 짜리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자신이 도핑의 심각성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국가대표팀의 한 코치로부터 13~14세 남자선수들의 신체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를 받으면서부터였다고 말했다. 당국자들로부터 받아 투입한 약물 때문에 남자 선수들의 신체 변화가 생겼던 것.

 쉐인셴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전 당국으로부터 국가대표팀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할 것을 요구받았다면서 "내가 유명 선수들에게 약물을 주사하기를 거부하자 더이상 팀 닥터로 일할 수없게 됐고,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선수들을 치료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 전 자신의 아파트에 당국자 8명이 찾아와 도핑에 관해 입을 다물 것을 강요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새벽 5시에 집으로 전화를 걸어 위협하는가 하면, 자신의 아들 2명이 직장을 잃는 등 탄압을 받았다는 것이다.

 쉐인셴은 2012년부터 중국 스포츠계의 도핑실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결국 당국의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최근 아들들과 함께 독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