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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장 잘 곳 없어요”···제주 예멘인, 생계막막 토로

등록 2018.06.29 18: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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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예멘 난민신청자 상담, 100여명 몰려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29일 오후 제주시 일도1동 제주이주민센터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주 예멘 난민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인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2018.06.29.  susie@newsis.com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29일 오후 제주시 일도1동 제주이주민센터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주 예멘 난민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인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2018.06.29.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조수진 기자 = “빵 더 없어요? 큰일났네. 벌써 다 떨어져 가는데….”

29일 오후 4시30분께 제주시 일도1동 제주이주민센터는 입구부터 인권상담을 받으려는 예멘 난민신청자들로 북적였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오는 30일까지 이틀간 제주도 내 예멘 난민신청자의 인권 실태와 유관기관의 대응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현지 인권순회상담을 시행한다. 이날은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30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된다.

인권위 직원들은 이날 예상보다 많이 찾아온 예멘인들에게 나눠줄 빵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인권위 측은 이날 상담소를 찾은 예멘인들이 100여명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했다.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29일 오후 제주시 일도1동 제주이주민센터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주 예멘 난민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인권 상담을 진행했다. 이날 센터를 찾은 예멘인들이 상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18.06.29.  susie@newsis.com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29일 오후 제주시 일도1동 제주이주민센터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주 예멘 난민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인권 상담을 진행했다. 이날 센터를 찾은 예멘인들이 상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18.06.29. [email protected]

이곳을 찾은 예멘인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당장 숙식이 어려운 점을 토로했다.

제주도에 들어온 지 한 달이 약간 넘었다는 알리드(29)씨는 “얼마 전 (법무부에서 진행한)취업설명회에 두 번이나 갔지만 내 차례까지 오지 않아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라며 “매일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제주시 내 식당과 호텔, 바(bar)를 걸어서 돌아다니며 일할 곳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가 관광지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숙소를 지원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출도제한 조치가 풀려)숙소 지원 시설이 갖춰진 서울로 가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취재하던 기자에게 “우리를 반대하러 왔느냐”고 물으며 경계심을 보였던 몬트르(38)씨는 “돈이 없어서 지금까지 지내던 숙소에서 나가게 돼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이곳을 찾아왔다”라며 “돈을 벌기 전까지 단 며칠이라도 잘 곳을 구할 수 있길 바란다”고 털어놨다.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29일 오후 제주시 일도1동 제주이주민센터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주 예멘 난민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인권 상담을 진행했다. 이날 센터를 찾은 예멘인들이 상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18.06.29.  susie@newsis.com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29일 오후 제주시 일도1동 제주이주민센터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주 예멘 난민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인권 상담을 진행했다. 이날 센터를 찾은 예멘인들이 상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18.06.29. [email protected]

송병관 국가인권위 광주사무소 팀장은 “이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보니 대부분 숙식과 취업에 대한 어려움을 가장 많이 이야기한다”라며 “직접적인 해결책을 주지는 못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지원 정책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최낙영 광주사무소 소장은 “국가인권위는 제주도 예멘 난민신청자 문제를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라며 “숙식과 질병 등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난민신청자들에게 인도적 조치가 필요하며 이 부분을 최대한 파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정부를 상대로 “제주도 예멘 난민신청자들이 의료 및 아동 교육 등 필수적이고 시급한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난민법 등에 따라 이들이 심사기간 생계 및 주거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범정부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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