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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요세파 수녀, '세수하는 성철 스님' 그림 때문이었습니다

등록 2019.11.11 12: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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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 화백의 안경을 빌려쓰다' 출간

【서울=뉴시스】수녀님, 화백의 안경을 빌려쓰다

【서울=뉴시스】수녀님, 화백의 안경을 빌려쓰다


【서울=뉴시스】트라피스트 봉쇄수녀원 장요세파 = 수도자가 왜 한 화백의 그림에 이렇게 몰두하는지 궁금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화백의 그림 '세수하는 성철 스님'을 처음 만났을 때의 놀라움은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그림을 전공하지 않았고, 체계적인 공부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림을 좋아하긴 했어도 루오, 렘브란트, 고흐, 샤갈, 일리야 레핀 등 아주 한정된 취향 안에서였습니다.

 한국 화가들에 대해서는 위 화가들과 같은 높고 깊은 정신성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저의 그림에 대한 방향성은 예술적 취향이나 탐미적 추구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수도생활의 한 부분이요, 방편이었기에 그림의 아름다움보다는 그 정신성에 먼저 시선이 갈 수밖에 없는 면도 있습니다.

이런 저의 폭좁은 편견을 한 방에 깨준 것이 '세수하는 성철 스님' 그림이었습니다.

이런 정신세계를 이렇게 은유로 압축할 수 있는 화가, 그러면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예술성의 조화 앞에 조금 과장하면 넋을 잃었지요. 그렇지만 그 때 김 호석 화백의 이름도 처음 듣는 그야말로 그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저는 한 달에 한 번 그림에 대한 묵상 글을 써서 수도원 은인들에게 보내는 일을 맡고 있었고 화백의 그림을 그렇게 사용하기 위해 허락을 얻고자 백방으로 연락처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이 2년이나 걸렸습니다.

마침내 선출판사 김 윤태 사장님 덕분에 연락처를 얻고 첫 번째 전화 통화 후 화백은 제게 자신의 도록을 보내왔습니다. '황희 정승, '마지막 농부' 등 250이 넘는 그림들 전체가 보는 것마다 제 영혼을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어떤 화가에게도 뒤지지 않을 놀라운 정신성과 표현력뿐만 아니라 그의 은유의 세계는 놀랍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황희 정승, 관음 두 가지 예만 들어도 충분할 것입니다.

"그는 현대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수묵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과거에 발을 딛되 현재의 역사적인 문제, 시대의 아픔, 그림자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림의 주제로 삼습니다. 그리고 이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탐구의 노력을 그치지 않는데, 그런 노력은 작품의 다양한 주제들로 드러납니다.창작활동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영역의 다양성이 작품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온 존재를 바친 헌신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수묵화가 김호석 화백의 그림을 보면 볼수록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것을 함께 나눌까 합니다.  432쪽, 2만9000원, 선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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