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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12살 초등생 24살 교사와 살림’…NYT, 일본의 막장 만화 조명

등록 2011.02.14 11:05:45수정 2016.12.27 21: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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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뉴욕타임스가 10일 초등생을 성상품화하는 일본의 만화산업을 조명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뉴욕타임스에 실린 일본 만화산업 기사.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막장 만화로 잘 알려진 일본의 코믹북이 미 뉴욕타임스에 대서특필됐다. 뉴욕타임스는 10일 미성년 어린이들을 성상품화한 일본의 만화산업을 소개하며 이 같은 만화들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대해 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 중에 ‘내 아내는 초등학생’이란 것이 있다. 24살 남자교사가 12살 초등학생과 결혼하는 내용이다. 물론 실제 정사를 묘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교사의 선정적인 판타지가 상세히 그려지고 살짝 노출한 소녀의 몸을 외설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일본의 성상품은 만화만이 아니다. 새로운 형태의 DVD가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있다. 어린 모델이 작고 하얀 비키니 차림으로 물을 흠뻑 뒤집어 쓴채 비치볼을 하고 놀거나 하녀 복장을 한 채 팝콘을 튀기는 등의 동영상이다. 현재 높은 인기의 모델은 13세 소녀 이누마 아카리다.

 뉴욕타임스는 “일본은 상대적으로 성상품을 공개하는 것이 관대한 나라”라며 “많은 나라에서 아동포르노로 인식하는 상품들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춘기 소녀들을 성적 행위로 묘사하는 코믹북 만화 시장 규모는 무려 55억 달러에 이른다.

 ‘주니어 아이돌’로 불리는 이들 소녀의 외설적 묘사는 성도착 증세인 소아성애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 규제하기 위해 도쿄 등 일부에서 새로운 조례를 발표하고 있다. 오사카 현도 비슷한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 도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정상의 변태성욕자들을 용인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공박했다.

 도쿄에서 코믹 북 등 이들 미디어 상품은 7월부터 규제를 받게 된다. 이에 일본의 거대 출판사 10개는 다음달 열리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영화들을 위한 도쿄 국제 애니미 박람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일본 최대의 출판사인 고단샤의 시미즈 야스마사 부회장은 “만화는 만화일뿐이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쓸 자유가 있다”면서 “만화의 창작은 어떤 것도 제한없는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고 항변했다.

 일본 외설만화는 17~19세기 서민예술을 그린 우키요에(浮世繪)의 에로티카(성애물)의 역사에 맥을 두고 있다. 고기잡이 여성과 문어의 외설적인 교합을 묘사한 호쿠사이의 유명한 그림이 그 예이다.

 새로운 법령은 18세 미만은 만화 DVD 소설 비디오게임 등 관련 출판물을 사고팔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13세 미만의 아이들이 성적인 내용을 묘사한 잡지와 비디오에 나올 수 없도록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동포르노에 대한 일본의 법령이 국제 기준에 비해 느슨하다고 지적한다. 일본은 이러한 출판물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이 가해진 1999년 이후 어린 소녀들의 누드 이미지와 성애물 출판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대부분의 유럽국가들과는 달리 아동포르노 소지에 대한 규제는 하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과 스웨덴에선 아동의 성적 학대를 묘사한 일본 만화책을 수입한 사람들을 구속되기도 했다. 일본의 1999년 법령은 인기있는 미성년자 누드사진집을 공식적으로 근절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누드사진집은 1991년 당시 18세가 되지 않은 배우 미야자와 리에의 누드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 5~6년 사이에 관련 업계는 6살밖에 안된 어린아이들에게 수영복을 입히는 등 변형된 상품들로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 어린이 모델들은 촬영 당 20만 엔(약 2400달러)을 받으며 배우와 가수를 꿈꾸는 아이들의 경력이 되고 있다.

 주니어 아이돌 사진집과 DVD는 일본의 아마존 사이트같은 웹이나 전문서적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쇼보 등 최소한 8개의 잡지가 초등학교 나이의 여아들을 묘사한 사진들을 싣고 있다.

 도쿄의 소프맵 전자상가에서 만난 한 어른팬은 “하얀 비키니의 13살짜리 모델 이누마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날 소프맵에선 이누마의 두 번째 DVD를 홍보하고 있었다. 이누마는 이 비디오에서 70분 간 특정한 줄거리 없이 다양한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본유니세프위원회 나카이 히로마사 대변인은 아동포르노에 대한 일본의 법령이 아이들에 대한 성적 탐닉과 아동에 대한 성도착을 이상하지 않은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카이는 “일본에선 어린 소녀들에 대한 성욕을 사회적으로 일정 부분 용인하고 있다”면서 “이런 것들이 어린 소녀들에게 집착하고 관심을 갖도록 만든다”고 덧붙였다.

 관련 산업을 옹호하는 이들은 만화를 실제 아이들이 출연하는 소아성애물에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항변한다. 도쿄의 변호사이자 만화 전문가인 야마구치 다카하시는 “범죄를 묘사하고 저지르는 것은 서로 차이가 있다. 이것은 미스테리의 살인을 묘사한 작가를 기소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야마구치와 일부 사람들은 또한 도쿄 정부가 충분한 토론없이 새로운 규제를 밀어붙인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더 강화된 규제가 최근 수 년 간 기울고 있는 관련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코믹 잡지 판매는 2008년 2430만 달러로 지난 10년 간 3분의 1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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