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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합2보]인사동 화재, 쌍용차 농성장 방화범 소행

등록 2013.03.08 14:17:42수정 2016.12.28 07: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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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쌍용차 농성장 방화와 '인사동 먹자골목 화재 사건'의 범인인 안모(52·구속)씨를 조사하고 있다.  남대문경찰서는 조사결과 쌍용차 농성장 방화범 안모씨가 인사동 화재사건과 동일범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씨는 지난 17일 인사동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던 중 건물 3층 종업원 탈의실에서 폐지와 옷에 라이터로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안씨는 지난 2일 오전 5시30분께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장 천막에 라이터로 불을 내는 등 최근 중구 일대에서 4차례에 걸쳐 방화한 혐의로 구속됐다.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안호균 장성주 기자 = '인사동 먹자골목 화재 사건' 범인이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노동자 농성장에 불을 지른 50대 남성과 동일 인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안모(52·구속)씨를 조사한 결과 인사동 화재 사건의 방화 혐의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안씨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장 천막에 라이터로 불을 내는 등 최근 서울 중구 일대에서 모두 4차례에 걸쳐 방화를 저지른 혐의로 검거된 인물이다.

 인사동 화재가 발생했던 지난달 17일 오후 안씨는 발화 지점인 육미집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는 술을 마시다 건물 2층 종업원 탈의실로 올라가 폐지와 옷에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

 그는 불을 지른 뒤 인근 종로타워로 올라가 불이 난 인사동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불길이 자신의 예상보다 크게 번지자 두려움을 느끼고 비상벨을 4차례 누르고 달아났다.

 경찰 조사결과 안씨는 쓰레기 등으로 지저분해진 서울 도심을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증 증세를 보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는 방화 이유에 대해 "술을 마시다 가게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던 중 사람들이 거리에서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침을 뱉고 있어서 지저분하게 놔두면 안 된다는 생각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다른 4건의 범행에 대해서도 "종로나 광화문 등은 서울의 얼굴인데 거리에 어지럽게 쓰레기가 방치돼 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는 진술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안씨는 경기도 양평에 혼자 살면서 벌목공과 농장 관리인 등으로 일을 해오다 업주와의 갈등으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지난 1월20일 상경했다.

 이후 그는 특정한 직업 없이 사우나나 찜질방 등에서 지내면서 스스로 거리에서 폐휴지를 줍는 봉사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에는 정상적으로 환경미화 봉사활동을 하며 지내 왔지만 술을 마시면 방화 충동을 참을 수 없었다. 안씨는 5건의 방화 범행을 모두 술을 마신 상태에서 저질렀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시면 '어서 태워서 거리를 치우라'는 환청을 자주 들었다"고 진술했다.

 안씨는 쌍용차 농성장과 '명동철거민 대책위원회' 천막 등 거리 농성 현장에 2차례 불을 질렀지만 농성 행위 자체에 대한 반감으로 불을 지른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농성자 개인이나 농성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단순히 대한문 앞이 지저분한 것을 참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안씨가 지난 2005년 정신병력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재물 손괴, 상해 등 다른 범죄 전력들도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일 쌍용차 농성장 방화 혐의로 안씨를 검거해 조사를 진행하던 중 1건의 방화 수법이 인사동 화재 사건 때와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안씨를 집중 추궁해 왔다.

 인사동 화재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 종로경찰서도 당시 안씨가 종로타워 비상벨을 누른 사실을 확인하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지만 방화 사실을 입증할 정황이나 물적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가 남산이나 서울역 등에도 방화할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근 발생했던 다른 방화 사건과의 연관성도 모두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추가 범행 사실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현주건조물 방화 등의 혐의로 안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지난달 17일 오후 8시25분께 발생한 인사동 화재로 인근 먹자골목 상가 건물 8개동 19개 점포가 불에 타고 4억70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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