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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시선 집중]'1조클럽' 진입 3분기 연속 좌절한 포스코... "아 옛날이여…"

등록 2013.08.01 09:29:57수정 2016.12.28 07: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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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포스코가 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 재진입에 또 다시 실패했다. 3분기 연속 좌절이다.

 지난 25일 포스코가 발표한 실적자료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 2분기 국내·외 자회사 실적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5조6030억원, 영업이익 90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무려 30.5%나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은 5.8%로 전분기 4.9%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한 자릿수 수준이다.

 철강경기가 호황이었던 2000년대, 포스코는 무려 20%대라는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최근 수년간 이어진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005년 27.2%까지 찍었던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이후 3년간 20%대를 기록하다 2009년 11.7%로 급락했다. 2010년에는 14.7%로 잠깐 올라가나 싶더니 2011년 10.7%로 다시 추락했고, 지난해부터 결국 한 자릿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외 철강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중국의 저가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라며 "포스코의 실적부진이 장기화되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철강 산업의 위기"라고 진단한다.

 ◇무리한 계열사 확장…결국 '되팔기'로
 
 포스코가 3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실현에 실패하자, 포스코의 무리한 몸집 불리기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최근 수년간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며 진행한 무리한 계열사 확장이 발목을 잡고 놔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007년 23개였던 포스코의 계열사는 지난해 70개까지 늘어났다. 국내 대기업들 중 계열사를 가장 많이 늘렸다.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였다. 하지만 계열사가 늘어날 수록 오히려 수익성이 급감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는 전 세계적인 철강 업황의 부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는 하나, 계열사 확장 과정에서 부실 자회사까지 떠안게 돼 포스코 전체의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해외신용평가사들이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2011년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춘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BBB+'로 내렸다. 무디스도 2011년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내린데 이어 지난해 'BBB1'으로 강등했다.

 여기다 무디스는 포스코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실적 부진이 신용도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크리스 박 무디스 부사장은 "대규모 투자 대비 실적은 보통으로 철강산업 불황 등으로 앞으로 1년 내에 재무구조가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앞으로 1~2분기 동안 부채 규모를 줄이지 않을 경우 신용등급 하향 압력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포스코는 지난 1월 7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4개 계열사를 줄이는 등 구조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말까지 모두 30여개의 계열사를 축소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인데, 업계에서는 한 번 사들였던 자산을 되파는 '헛수고'로 인해 초래한 '불필요한' 비용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이 정도로 안좋을 것이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세운 투자계획을 실천하려다 보니 부담이 됐을 것"며 "결국 신용등급 추가 하락이라는 위험에 놓였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부실 계열사 정리와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 것 외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철강 부문에 주력…변신 꾀한다

 "2007~2008년 때의 호황 때는 자고 일어나면 철강가격이 치솟았고,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수요가 끊이지 않았죠. 철강인들 사이에선 이제 두 번 다시 그런 '호시절'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위기가 짙습니다"

 포스코의 주력 비지니스인 철강 부문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의 2분기 철강 부문 매출은 7조7400억원, 영업이익 7030억원.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6.0%, 36.1% 감소한 수준이다.

 하반기 철강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자동차 업계와 조선, 건설 등 수요 산업의 침체기가 장기화 되면서 더 이상 철강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에 팽배하게 퍼져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소재, 에너지 등 비철강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철강산업 침체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철강사업 비중을 절반 이하로 낮추고 에너지 등 비철강 부문의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포스코의 철강 부문 대규모 프로젝트 투자도 줄어들 전망이다. 포스코는 내년 투자비를 올해보다 1조~2조 줄여 재무 건전성 확보, 중장기 안전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강 업황이 개선되려면 수요가 살아야 하고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도 있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 포스코가 할 수 있는 일은 비철강 부문의 수요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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