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남중국해는 중국 것, 항행은 자유"

【워싱턴=AP/뉴시스】미국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핵 항공모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타고 5일 남중국해 인근 해역을 항행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5일 중국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외신을 인용해 카터 장관과 히삼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이 동승한 항모는 말레이시아 인근 해역을 지나게 되지만 정확히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모른다고 전했다. 지난 2003년 5월 29일 사진으로, 승조원이 갑판에 정렬로 세있는 가운데 시어도어 루스벨트호가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 해군기지로 입항 중인 모습. 2015.11.05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남중국해는 중국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재확인했다.

 7일 CNN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싱가포르 국립대학 강연에서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한편, 미국을 의식해 남중국해의 '항행의 자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중국해는 고대부터 중국 것이었으며, 남중국해를 보호하는 것은 중국 영유권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고 강조했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과의 정상회담을 겸해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시 주석은 같은 날 열린 마 총통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었다. 국제사회 반발을 부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윤정아 기자 =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27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 해군 구축함 라센함(DDG 82)이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진입한 것과 관련해 "국제법이 허락하는 지역이면 어느 곳이든 비행하고 항행하며 작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그러나 싱가포르 국립대 강연에서 시 주석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잊지 않았다. 그는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미국을 염두에 둔 남중국해 분쟁 관련국 이외의 국가에 대해 언급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남중국해와 관련없는 국가들이 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중국해에서 통행의 자유는 아무런 문제가 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통행의 자유는 중국이 다른 누구보다 더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미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중국은 지난해 중국이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에 인공섬을 건설, 인공섬 안쪽 12해리 해역이 자국의 영해라 주장해 왔다. 이에 미 해군은 지난달 미국 해군은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구축함을 파견해 항해함으로써 중국과의 갈등을 빚었다.지난해 중국이 난사군도에 인공섬을 건설한 이후 미 군함이 근해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중국은 "경거망동을 하지 말라"며 강력히 반발,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간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베이징=AP/뉴시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2일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중국과 프랑스는 이날 모든 나라들이 5년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자동적으로 감축하도록 하는 새로운 기후변화 조약에 합의, 이달 말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회의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게 했다. 2015.11.3

 이어 미국 정부는 지난 4일 중국이 난사군도에 조성한 인공섬 안쪽 12해리 해역이 자국의 영해라는 중국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남중국해란 말 그대로 중국의 남쪽에 위치한 바다로, 중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및 브루나이 등 6개 국가에 둘러싸인 해역이다. 남중국해 난사군도는 약 750개의 암초와 환초 및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섬 자체로는 효용성이 작지만 해상교통의 요충지에 자리 잡은 데다 천연자원도 풍부해 이 군도를 놓고 중국을 비롯한 주변 6개국이 제각기 영유권을 주장해 분쟁을 빚고 있다. 전 세계 해양 물류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과 원유의 60%이상이 남중국해를 통해 수송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