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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엄마와 딸이 함께한 첫 콘서트…조용필 '헬로'

등록 2013.06.01 13:27:02수정 2016.12.28 07: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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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31일 저녁 시간 5호선 올림픽공원역 3번출구와 체조경기장의 사잇길. 군데군데 중년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정답게 김밤과 빵, 과일을 다정하게 나눠먹으며 뭐가 좋은지 웃음을 멈추지 못한다.  야광봉을 사기 위해 거리에 깔린 좌판에 몰려든 중년 여성들도 있다. 그 중 어느 여성은 소녀처럼 부끄러워하며 무슨 색깔을 고를 지 열심히 고민한다.  체조경기장 인근에 다다르자 중년 부부들이 손을 맞잡고 걸음을 재촉한다. 아내가 신나게 남편 손을 끌고 간다. 이들은 이날 밤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왕 조용필(63)의 전국 투어 '헬로'의 첫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이들이다.  여성 둘이 팔짱을 다정하게 끼고 소곤소곤 대화를 주고 받으며 총총 걸어가는 모습도 부쩍 눈에 띈다. 조용필에 대해 묻자 '오빠'라고 소리치는 엄마와 '아저씨'라 수줍게 부르는 딸, 모녀 사이들이다.   시원한 이목구비가 빼닮은 이경희(52)씨와 권소담(22)씨도 다정한 모녀 사이다. 경기 용인 수지에 산다는 두 사람이 특히 함께 콘서트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권소담씨는 "엄마가 조용필 선생님 노래를 불러 알게 됐다"면서 "우리 나이가 봐도 참 멋있게 느껴진다"고 눈을 빛냈다. "조용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냐고 반문한 이경희씨는 "노래를 다시 듣게 돼서 너무나 기쁘다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전했다. 외모가 닮아 모녀인 줄 알았는데 이모와 조카 사이도 있다.   이날 밤 2시간 남짓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의 콘서트에 모인 1만여명은 그렇게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조용필의 음악으로 장벽을 허물었다.  공연 중간 19집 수록곡 '헬로'를 부르기 전 틀어준 영상은 조용필을 '형님'이라 부르는 초등학교 6학년 소년들이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이들이 '바운스'를 주제로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들이 조용필이 자신의 인장과도 같은 '무빙 스테이지'를 타고 노래를 하는 모습의 배경으로 흐르자 세월의 경계가 없어졌다.  '바운스'와 이날 포문을 연 '헬로'를 비롯해 '어느날 귀로에서' '걷고 싶다' 등 19집 수록곡 10곡 중 무려 8곡을 들려주며 새로운 팬들과 적극 소통하고자 했다.  지금의 조용필을 만든 명곡도 공연을 수놓았다. 신시사이저의 전자음과 베이스의 묵직함의 조화가 인상적인 '단발머리'와 '친구여' '창 밖의 여자' '꿈' '어제와 오늘 그리고' '못찾겠다 꾀꼬리' '모나리자' 돌아와여 부산항에'등 히트곡을 모든 팬들이 따라 불렀다.  기타리스트 최희선을 비롯해 키보디스트 이종욱, 드러머 김선중, 베이시스트 이태윤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세션들로 구성된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의 연주 실력도 일품이었다.  특히 사운드 디자이너이기도 한 최희선이 주도한 덕분에 좋은 사운드를 내기 힘들다고 소문난 체조경기장의 환경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 '모나리자'와 '헬로' 등에서 선보인 묵직한 록사운드는 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한 수많은 해외 록밴드 못지 않았다.  이날 콘서트에서 또 인상적이었던 영상 활용이었다. 한류그룹 '빅뱅' 리더 지드래곤(25), 일렉트로니카의 선구자이자 테크노의 거장으로 통하는 독일의 일렉트로닉 밴드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 아이슬란드의 '국보급 밴드'로 통하는 '시규어로스' 등 최근 콘서트에서 주목 받은 이들의 공통점은 적절한 영상 사용이었다.  조용필의 이날 콘서트 역시 이 리스트에 충분히 포함될 만했다. 무대 뒷면의 중앙 스크린을 주축으로 무대 앞쪽 윗부분과 옆부분에 1~2m가량씩 달린 자잘한 스크린들과 가로 4m×세로 8m에 이르는 대형 스크린 너덧개 등의 미디어월, 스탠드의 맨 위 좌석 뒷벽을 둘러싼 LED 영상 등이 곡의 성격에 맞게 시시각각 변화하며 세련됨을 더했다.  특히, '헬로' 수록곡 중 조용필의 유일한 자작곡이자 송호근 교수(57·서울대 사회학)가 노랫말을 붙인 '어느날 귀로에서'를 부를 때 조용필 바로 뒤 가로 4m×세로 8m에 이르는 스크린에서 그의 모습을 스텐실처럼 형상화한 듯한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록 사운드의 속도감이 인상적인 '모나리자'의 배경으로는 도형의 재빠른 변화가 담긴 영상이 사용돼 음악과 스크린의 일체감을 맛보게 했다.  조용필은 "'누군가 나이가 들었는데 콘서트를 할 수 있겠어요'라고 그러더라. 기사 쓸 떼 제 이름 옆에 꼭 괄호 안에 63를 꼭 쓰고. 어떤 때 하나 더 붙여 64로 쓰면 섭섭하다"면서 "그렇게 나이 먹고 할 수 있어요. 음악은요 제 생각에는 목이랑 힘이랑은 쉬면은 못한다. 계속 연습해야 한다. 2~3시간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나이를 먹고 쉬면 노래를 할 수 없어요. 늘 연습이 필요하죠. 매일 몸을 단련하려고 해요. 가수의 생명은 목소리의 밝기죠. 밝기를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를 있어요."  실제 조용필은 공연한 지 2시간이 넘어 앙코르곡 '나는 너 좋아', '충전이 필요해', '여행을 떠나요'를 부를 때까지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뽐내며 기력을 잃지 않았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이날 공연장에 모인 남녀노소 누구든 청년을 본 것 같은 착각에 들게 했다. 그렇게 음악으로 모두들 하나게 됐다.  조용필은 6월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6월8일 대전월드컵경기장, 15일 경기 의정부종합운동장, 22일 경남 진주종합운동장, 29일 대구 엑스코 등지를 돈다.  <사진>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31일 저녁 5호선 올림픽공원역 3번출구와 체조경기장의 사잇길. 군데군데 중년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정답게 김밥과 빵, 과일을 나눠먹으며 뭐가 좋은지 웃음을 멈추지 못한다.

 야광봉을 사기 위해 거리에 깔린 좌판으로 몰려든 중년여성들도 있다. 소녀처럼 부끄러워하며 무슨 색깔을 고를 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체조경기장이 가까워지자 중년 부부들이 손을 맞잡고 걸음을 재촉한다. 아내가 신나게 남편 손을 끌고 간다.

 이날 밤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왕 조용필(63)의 전국 투어 '헬로'의 첫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이들이다. 여성 둘이 팔짱을 끼고 소곤소곤 대화를 주고 받으며 걸어가는 모습도 흔하다. 조용필에 대해 묻자 '오빠'라고 소리치는 엄마와 '아저씨'라고 수줍게 부르는 딸, 모녀 사이들이다. 

 시원한 이목구비를 쏙빼닮은 이경희(52)씨와 권소담(22)씨도 다정한 모녀지간이다. 경기 용인 수지에 산다는 두 사람이 함께 콘서트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씨는 "엄마가 조용필 선생님 노래를 불러 알게 됐다"면서 "우리 나이가 봐도 참 멋있게 느껴진다"며 눈을 빛냈다. "조용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반문한 이씨는 "노래를 다시 듣게 돼 너무나 기쁘다.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전했다.

모녀인 줄 알았는데 이모와 조카 사이도 있었다. 가족 단위 팬들도 심심찮게 눈에 들어왔다.  

 2시간 남짓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의 콘서트에 모인 1만여명은 그렇게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조용필의 음악으로 장벽을 허물었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31일 저녁 시간 5호선 올림픽공원역 3번출구와 체조경기장의 사잇길. 군데군데 중년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정답게 김밤과 빵, 과일을 다정하게 나눠먹으며 뭐가 좋은지 웃음을 멈추지 못한다.  야광봉을 사기 위해 거리에 깔린 좌판에 몰려든 중년 여성들도 있다. 그 중 어느 여성은 소녀처럼 부끄러워하며 무슨 색깔을 고를 지 열심히 고민한다.  체조경기장 인근에 다다르자 중년 부부들이 손을 맞잡고 걸음을 재촉한다. 아내가 신나게 남편 손을 끌고 간다. 이들은 이날 밤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왕 조용필(63)의 전국 투어 '헬로'의 첫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이들이다.  여성 둘이 팔짱을 다정하게 끼고 소곤소곤 대화를 주고 받으며 총총 걸어가는 모습도 부쩍 눈에 띈다. 조용필에 대해 묻자 '오빠'라고 소리치는 엄마와 '아저씨'라 수줍게 부르는 딸, 모녀 사이들이다.   시원한 이목구비가 빼닮은 이경희(52)씨와 권소담(22)씨도 다정한 모녀 사이다. 경기 용인 수지에 산다는 두 사람이 특히 함께 콘서트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권소담씨는 "엄마가 조용필 선생님 노래를 불러 알게 됐다"면서 "우리 나이가 봐도 참 멋있게 느껴진다"고 눈을 빛냈다. "조용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냐고 반문한 이경희씨는 "노래를 다시 듣게 돼서 너무나 기쁘다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전했다. 외모가 닮아 모녀인 줄 알았는데 이모와 조카 사이도 있다.   이날 밤 2시간 남짓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의 콘서트에 모인 1만여명은 그렇게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조용필의 음악으로 장벽을 허물었다.  공연 중간 19집 수록곡 '헬로'를 부르기 전 틀어준 영상은 조용필을 '형님'이라 부르는 초등학교 6학년 소년들이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이들이 '바운스'를 주제로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들이 조용필이 자신의 인장과도 같은 '무빙 스테이지'를 타고 노래를 하는 모습의 배경으로 흐르자 세월의 경계가 없어졌다.  '바운스'와 이날 포문을 연 '헬로'를 비롯해 '어느날 귀로에서' '걷고 싶다' 등 19집 수록곡 10곡 중 무려 8곡을 들려주며 새로운 팬들과 적극 소통하고자 했다.  지금의 조용필을 만든 명곡도 공연을 수놓았다. 신시사이저의 전자음과 베이스의 묵직함의 조화가 인상적인 '단발머리'와 '친구여' '창 밖의 여자' '꿈' '어제와 오늘 그리고' '못찾겠다 꾀꼬리' '모나리자' 돌아와여 부산항에'등 히트곡을 모든 팬들이 따라 불렀다.  기타리스트 최희선을 비롯해 키보디스트 이종욱, 드러머 김선중, 베이시스트 이태윤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세션들로 구성된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의 연주 실력도 일품이었다.  특히 사운드 디자이너이기도 한 최희선이 주도한 덕분에 좋은 사운드를 내기 힘들다고 소문난 체조경기장의 환경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 '모나리자'와 '헬로' 등에서 선보인 묵직한 록사운드는 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한 수많은 해외 록밴드 못지 않았다.  이날 콘서트에서 또 인상적이었던 영상 활용이었다. 한류그룹 '빅뱅' 리더 지드래곤(25), 일렉트로니카의 선구자이자 테크노의 거장으로 통하는 독일의 일렉트로닉 밴드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 아이슬란드의 '국보급 밴드'로 통하는 '시규어로스' 등 최근 콘서트에서 주목 받은 이들의 공통점은 적절한 영상 사용이었다.  조용필의 이날 콘서트 역시 이 리스트에 충분히 포함될 만했다. 무대 뒷면의 중앙 스크린을 주축으로 무대 앞쪽 윗부분과 옆부분에 1~2m가량씩 달린 자잘한 스크린들과 가로 4m×세로 8m에 이르는 대형 스크린 너덧개 등의 미디어월, 스탠드의 맨 위 좌석 뒷벽을 둘러싼 LED 영상 등이 곡의 성격에 맞게 시시각각 변화하며 세련됨을 더했다.  특히, '헬로' 수록곡 중 조용필의 유일한 자작곡이자 송호근 교수(57·서울대 사회학)가 노랫말을 붙인 '어느날 귀로에서'를 부를 때 조용필 바로 뒤 가로 4m×세로 8m에 이르는 스크린에서 그의 모습을 스텐실처럼 형상화한 듯한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록 사운드의 속도감이 인상적인 '모나리자'의 배경으로는 도형의 재빠른 변화가 담긴 영상이 사용돼 음악과 스크린의 일체감을 맛보게 했다.  조용필은 "'누군가 나이가 들었는데 콘서트를 할 수 있겠어요'라고 그러더라. 기사 쓸 떼 제 이름 옆에 꼭 괄호 안에 63를 꼭 쓰고. 어떤 때 하나 더 붙여 64로 쓰면 섭섭하다"면서 "그렇게 나이 먹고 할 수 있어요. 음악은요 제 생각에는 목이랑 힘이랑은 쉬면은 못한다. 계속 연습해야 한다. 2~3시간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나이를 먹고 쉬면 노래를 할 수 없어요. 늘 연습이 필요하죠. 매일 몸을 단련하려고 해요. 가수의 생명은 목소리의 밝기죠. 밝기를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를 있어요."  실제 조용필은 공연한 지 2시간이 넘어 앙코르곡 '나는 너 좋아', '충전이 필요해', '여행을 떠나요'를 부를 때까지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뽐내며 기력을 잃지 않았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이날 공연장에 모인 남녀노소 누구든 청년을 본 것 같은 착각에 들게 했다. 그렇게 음악으로 모두들 하나게 됐다.  조용필은 6월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6월8일 대전월드컵경기장, 15일 경기 의정부종합운동장, 22일 경남 진주종합운동장, 29일 대구 엑스코 등지를 돈다.  <사진>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realpaper7@newsis.com

 공연 중간 19집 수록곡 '헬로'를 부르기 전 보여준 영상은 조용필을 '형님'이라 부르는 초등학교 6학년 소년들이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이들이 '바운스'를 주제로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들이 조용필이 자신의 인장과도 같은 '무빙 스테이지'를 타고 노래를 하는 배경으로 흐르자 세월의 경계는 허물어졌다.

 '바운스', 이날 포문을 연 '헬로'를 비롯해 '어느날 귀로에서' '걷고 싶다' 등 19집 수록곡 10곡 중 무려 8곡을 들려주며 새로운 팬들과 적극 소통하고자 했다.

 오늘의 조용필을 만든 명곡들도 공연을 수놓았다. 신시사이저의 전자음과 베이스의 묵직함의 조화가 인상적인 '단발머리'와 '친구여' '창 밖의 여자' '꿈' '어제와 오늘 그리고' '못찾겠다 꾀꼬리' '모나리자' '돌아와요 부산항에'등 히트곡을 모든 팬들이 따라 불렀다.

 기타리스트 최희선을 비롯해 키보디스트 이종욱, 드러머 김선중, 베이시스트 이태윤 등 내로라하는 세션들로 이뤄진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의 연주 실력도 일품이었다. 특히 사운드 디자이너이기도 한 최희선이 주도한 덕분에 좋은 사운드를 내기 힘들다고 소문난 체조경기장의 환경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 '모나리자'와 '헬로' 등에서 선보인 묵직한 록사운드는 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한 수많은 해외 록밴드 못지 않았다.

 영상 활용도 특기할 만하다. 한류그룹 '빅뱅' 리더 지드래곤(25), 일렉트로니카의 선구자이자 테크노의 거장으로 통하는 독일의 일렉트로닉 밴드 '크라프트베르크', 아이슬란드의 '국보급 밴드'로 통하는 '시규어로스' 등 최근 콘서트에서 주목 받은 이들의 공통점은 적절한 영상 사용이었다.

 조용필 역시 이 리스트에 충분히 포함될 만했다. 무대 뒷면의 중앙 스크린을 주축으로 무대 앞쪽 윗부분과 옆부분에 1~2m가량씩 달린 자잘한 스크린들과 가로 4m×세로 8m에 이르는 대형 스크린 너덧개 등의 미디어월, 스탠드의 맨 위 좌석 뒷벽을 둘러싼 LED 영상 등이 곡의 성격에 맞게 시시각각 변화하며 세련됨을 더했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31일 저녁 시간 5호선 올림픽공원역 3번출구와 체조경기장의 사잇길. 군데군데 중년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정답게 김밤과 빵, 과일을 다정하게 나눠먹으며 뭐가 좋은지 웃음을 멈추지 못한다.  야광봉을 사기 위해 거리에 깔린 좌판에 몰려든 중년 여성들도 있다. 그 중 어느 여성은 소녀처럼 부끄러워하며 무슨 색깔을 고를 지 열심히 고민한다.  체조경기장 인근에 다다르자 중년 부부들이 손을 맞잡고 걸음을 재촉한다. 아내가 신나게 남편 손을 끌고 간다. 이들은 이날 밤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왕 조용필(63)의 전국 투어 '헬로'의 첫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이들이다.  여성 둘이 팔짱을 다정하게 끼고 소곤소곤 대화를 주고 받으며 총총 걸어가는 모습도 부쩍 눈에 띈다. 조용필에 대해 묻자 '오빠'라고 소리치는 엄마와 '아저씨'라 수줍게 부르는 딸, 모녀 사이들이다.   시원한 이목구비가 빼닮은 이경희(52)씨와 권소담(22)씨도 다정한 모녀 사이다. 경기 용인 수지에 산다는 두 사람이 특히 함께 콘서트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권소담씨는 "엄마가 조용필 선생님 노래를 불러 알게 됐다"면서 "우리 나이가 봐도 참 멋있게 느껴진다"고 눈을 빛냈다. "조용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냐고 반문한 이경희씨는 "노래를 다시 듣게 돼서 너무나 기쁘다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전했다. 외모가 닮아 모녀인 줄 알았는데 이모와 조카 사이도 있다.   이날 밤 2시간 남짓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의 콘서트에 모인 1만여명은 그렇게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조용필의 음악으로 장벽을 허물었다.  공연 중간 19집 수록곡 '헬로'를 부르기 전 틀어준 영상은 조용필을 '형님'이라 부르는 초등학교 6학년 소년들이 유튜브에 올린 것이다. 이들이 '바운스'를 주제로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들이 조용필이 자신의 인장과도 같은 '무빙 스테이지'를 타고 노래를 하는 모습의 배경으로 흐르자 세월의 경계가 없어졌다.  '바운스'와 이날 포문을 연 '헬로'를 비롯해 '어느날 귀로에서' '걷고 싶다' 등 19집 수록곡 10곡 중 무려 8곡을 들려주며 새로운 팬들과 적극 소통하고자 했다.  지금의 조용필을 만든 명곡도 공연을 수놓았다. 신시사이저의 전자음과 베이스의 묵직함의 조화가 인상적인 '단발머리'와 '친구여' '창 밖의 여자' '꿈' '어제와 오늘 그리고' '못찾겠다 꾀꼬리' '모나리자' 돌아와여 부산항에'등 히트곡을 모든 팬들이 따라 불렀다.  기타리스트 최희선을 비롯해 키보디스트 이종욱, 드러머 김선중, 베이시스트 이태윤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세션들로 구성된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의 연주 실력도 일품이었다.  특히 사운드 디자이너이기도 한 최희선이 주도한 덕분에 좋은 사운드를 내기 힘들다고 소문난 체조경기장의 환경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 '모나리자'와 '헬로' 등에서 선보인 묵직한 록사운드는 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한 수많은 해외 록밴드 못지 않았다.  이날 콘서트에서 또 인상적이었던 영상 활용이었다. 한류그룹 '빅뱅' 리더 지드래곤(25), 일렉트로니카의 선구자이자 테크노의 거장으로 통하는 독일의 일렉트로닉 밴드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 아이슬란드의 '국보급 밴드'로 통하는 '시규어로스' 등 최근 콘서트에서 주목 받은 이들의 공통점은 적절한 영상 사용이었다.  조용필의 이날 콘서트 역시 이 리스트에 충분히 포함될 만했다. 무대 뒷면의 중앙 스크린을 주축으로 무대 앞쪽 윗부분과 옆부분에 1~2m가량씩 달린 자잘한 스크린들과 가로 4m×세로 8m에 이르는 대형 스크린 너덧개 등의 미디어월, 스탠드의 맨 위 좌석 뒷벽을 둘러싼 LED 영상 등이 곡의 성격에 맞게 시시각각 변화하며 세련됨을 더했다.  특히, '헬로' 수록곡 중 조용필의 유일한 자작곡이자 송호근 교수(57·서울대 사회학)가 노랫말을 붙인 '어느날 귀로에서'를 부를 때 조용필 바로 뒤 가로 4m×세로 8m에 이르는 스크린에서 그의 모습을 스텐실처럼 형상화한 듯한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록 사운드의 속도감이 인상적인 '모나리자'의 배경으로는 도형의 재빠른 변화가 담긴 영상이 사용돼 음악과 스크린의 일체감을 맛보게 했다.  조용필은 "'누군가 나이가 들었는데 콘서트를 할 수 있겠어요'라고 그러더라. 기사 쓸 떼 제 이름 옆에 꼭 괄호 안에 63를 꼭 쓰고. 어떤 때 하나 더 붙여 64로 쓰면 섭섭하다"면서 "그렇게 나이 먹고 할 수 있어요. 음악은요 제 생각에는 목이랑 힘이랑은 쉬면은 못한다. 계속 연습해야 한다. 2~3시간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나이를 먹고 쉬면 노래를 할 수 없어요. 늘 연습이 필요하죠. 매일 몸을 단련하려고 해요. 가수의 생명은 목소리의 밝기죠. 밝기를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를 있어요."  실제 조용필은 공연한 지 2시간이 넘어 앙코르곡 '나는 너 좋아', '충전이 필요해', '여행을 떠나요'를 부를 때까지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뽐내며 기력을 잃지 않았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이날 공연장에 모인 남녀노소 누구든 청년을 본 것 같은 착각에 들게 했다. 그렇게 음악으로 모두들 하나게 됐다.  조용필은 6월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6월8일 대전월드컵경기장, 15일 경기 의정부종합운동장, 22일 경남 진주종합운동장, 29일 대구 엑스코 등지를 돈다.  <사진>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realpaper7@newsis.com

 '헬로' 수록곡 중 조용필의 유일한 자작곡이자 송호근 교수(57·서울대 사회학)가 노랫말을 붙인 '어느날 귀로에서'를 부를 때 조용필 바로 뒤 4m×8m 스크린에서 그의 모습을 스텐실처럼 형상화한 듯한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록 사운드의 속도감이 매력적인 '모나리자'의 배경으로는 도형의 재빠른 변화가 담긴 영상이 사용돼 음악과 스크린의 일체감을 맛보게 했다.

 조용필은 "'누군가 나이가 들었는데 콘서트를 할 수 있겠어요'라고 그러더라. 기사 쓸 떼 내 이름 옆에  괄호 안에 63을 꼭 쓰고. 어떤 때 하나 더 붙여 64로 쓰면 섭섭하다"면서 "그렇게 나이 먹고 할 수 있어요. 제 생각에는 목이랑 힘이랑은 쉬면은 못써요. 계속 연습해야 해요. 아직 두 세 시간은 자신 있습니다"고 말했다.

 "나이를 먹고 쉬면 노래를 할 수 없어요. 늘 연습이 필요하죠. 매일 몸을 단련하려고 해요. 가수의 생명은 목소리의 밝기죠. 밝기를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어요."

 이 말 그대로 조용필은 공연 2시간이 넘어 앙코르곡 '나는 너 좋아', '충전이 필요해', '여행을 떠나요'를 부를 때까지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뽐내며 기운을 잃지 않았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이날 공연장에 모인 이들은 청년을 본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이렇게 음악으로 모두가 하나가 됐다.

 조용필은 6월2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공연한다. 6월8일 대전월드컵경기장, 15일 경기 의정부종합운동장, 22일 경남 진주종합운동장, 29일 대구 엑스코 등지를 순회한다.

 <사진>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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