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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왜 금융위원회를 뒤졌나

등록 2017.02.03 19: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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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복도에서 관계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특검은 금융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과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등에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02.03.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정필재 기자 =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앞서 금융위원회를 뒤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일 특검팀은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부위원장실을 조사했고 산하기관인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특검은 미얀마 공적개발원조(ODA)관련 수사를 위해 FIU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FIU 원장 자리는 유광열 전 원장이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다.

 특검이 부위원장실을 조사한 이유는 정찬우 전 부위원장(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하나은행 인사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다만 정 이사장은 이미 금융위를 떠났고 그가 하나은행에 대한 영향력 행사 여부는 금융위에 남아있을리 없다. 만약 특검이 관련사실을 완벽하게 파악하려먼 하나은행이나 정 이사장을 찾아 조사해야 했다.

 그런데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현장의 분위기도 다른 때와는 달랐다.

 보통 검찰이 한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면 현장 분위기에서는 긴장감을 넘어 살벌함이 느껴진다. 검찰이 무엇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누가 얼마나 처벌받는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위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그런 첨예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일부 고위 공직자들은 웃으며 상황을 지켜봤고 예정된 회의 등도 진행됐다. 

 그렇다면 왜 특검은 금융위를 찾아왔을까.

 특검팀이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 못할 것을 미리 인지해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음을 알려야 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금융위는 우리나라 은행이나 증권, 투자 등 금융에 대한 모든 것을 책임지는 기관으로 업계에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특검팀이 금융 및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하기 안성맞춤인 기관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2시께 청와대에서 압수수색에 대한 불승인 사유서를 내밀자 결국 철수했다. 지난해 10월29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넘지 못했던 연푼뭉 앞에서 특검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때문에 특검팀에서도 자신들이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줄 무언가가 필요했고, 금융위와 공정위를 조사해 청와대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정부부처는 조사했다는 명분을 챙긴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검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청와대의 관계, 또 여론의 문제 등으로 청와대를 압수수색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정부부처를 압수수색해 그래도 모양새를 내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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