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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작업 중인 삼성, 2달 뒤 내놓을 청사진은

등록 2017.03.15 0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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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삼정전자 임시 주총과 함께 3분기 실적 발표를 한 27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47조8200억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의 2016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또한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쇼크로 매출은 전년 동기 51조6800억원 대비 7.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7조3900억원 대비 29.7% 감소했다. 2016.10.27.  photothink@newsis.com

이상훈 삼성전자 CFO "지주사 전환, 실무라인서 차질없이 진행중"
'삼성전자 지주사'에 주력…5월말 지주사 전환 공식 발표 할 듯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삼성전자가 '총수 부재'라는 그룹의 이슈와는 무관하게 진행하고 있는 지주사 전환 작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약 2개월여 뒤에 발표될 청사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월말 지주사 전환에 대한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아래 구체적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CFO)은 지난 14일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검토는 그룹의 이슈와 관계없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실무라인에서 검토를 하고 있고, 결과는 5월말에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지주사와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해 삼성전자의 지주사가 최우선 과제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예고한 '인적분할' 중장기 로드맵과 일치한다. 삼성 측은 당시에 "다양한 문제들을 살펴봐야하기 때문에 지주사 전환에 있어 6개월에 걸친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로 구속되면서 이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으나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가의 3세 승계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은 필수불가결의 요소로 꼽힌다.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60%에 불과하다. 자사주를 제외하고 오너가와 삼성그룹사가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율은 총 18.47%(삼성생명 특별계정 0.34% 포함)다.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절반이 넘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이 부회장의 지분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기존 주주가 가진 주식 수는 그대로지만 지분율은 늘어나게 된다. 특히 지분이 많을수록 효과도 커진다. 이는 주주환원 정책과 이 부회장의 영향력 강화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삼성전자는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분기까지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인 11조4000억원의 특별자사주 매입 및 소각 프로그램을 4회차에 걸쳐 완료했다. 올해 예정된 자사주 매입 규모는 9조3000억원이다.

 배당금도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올해 배당 총액은 4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13년(2조1000억원) 대비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를 통해 추가적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자금도 확보하고, 주주의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2월 임시국회에서 추진했던 '상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된 것이 호재로 작용할 예정이다. 특히 가장 껄끄러워 했던 부분인 '인적분할시 자사주에 대해 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조항이 사라졌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는 자회사 지분의 2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동안 신주배정을 통해 과도한 자금투입 없이 요건을 충족시켜왔지만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상황이었는데 그 부담을 덜게 된 것이다.

 억지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 206만8000원(14일 종가기준)에 이르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 1% 지분가치만 해도 2조91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뉘게 되면 지주회사는 자사주를 통해 사업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크게 확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인적 분할이 진행되면 기존 회사 주주들은 분할된 회사의 신주를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지분 비율만큼 받을 수 있다. 또 현재 의결권이 없는 삼성전자 자사주 지분은 사업회사에 대한 의결권을 갖게 된다.

 상법상 자사주는 회사가 보유한 주식이기 때문에 의결권이 없지만 관계사끼리 주식 교환이 이뤄질 경우 의결권이 생긴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전자를 홀딩스(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한 후 금산 분리를 위해 홀딩스와 금융 지주회사를 설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 그리고 있는 그림을 위한 첫 단추가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이라는 얘기다.

 이는 삼성전자 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에 요구해왔던 부분과도 거의 일맥상통하는 시나리오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배구조 개편에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후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운 사안이지만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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