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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르포]인양작업 지연…현장서도 ‘노심초사’

등록 2017.03.23 14: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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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세월호가 참사 1073일만에 인양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해상에서 어민들이 기름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2017.03.23.  hgryu77@newsis.com

【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세월호가 참사 1073일만에 인양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해상에서 어민들이 기름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2017.03.23.  [email protected]

【진도=뉴시스】공동취재단 = 세월호 인양이 애초 예상보다 더딘 속도로 진행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현장 관계자들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다.

 3년 만에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 한껏 부풀었던 기대가 자칫 수포로 돌아갈까서일까. 염려와 수심이 만면에 가득하다.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기상 상황도 보는 이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

 해양수산부는 23일 오전 10시 세월호 선체와 잭킹바지선 사이 간섭 현상으로 인양 작업을 일시중단했다. 잭킹바지선은 펌프 유압으로 인양 줄을 잡아당기는 전용 작업선이다. 세월호는 현재 해저면에서 24.4m까지 인양된 상황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오늘(23일) 오전 11시 수면 위 13m까지 인양을 목표로 진행했으나 세월호가 물 위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선체 자세가 변동됨에 따라 잭킹바지선 와이어와 세월호 선체 간 간섭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작업이 지체하면서 현장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본 인양은 마무리까지 1분, 1초가 예민한 작업이다. 언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침몰 현장에서 1~1.2㎞ 떨어진 작업지원선 '선첸하오(深潛号)' 선내는 무거운 공기가 감돈다. 상황실에서 인양 현장과 쉴 틈 없이 주고받는 무전이 급박한 상황임을 짐작하게 한다. 숨죽인 선원들 표정에도 초조함이 묻어난다.

 선첸하오에서는 이른 새벽 때와 마찬가지로 세월호 선체의 흐릿한 윤곽만 보인다. 손바닥 한 뼘만 한 재킹바지선 2척 사이에서 수면 위로 검갈색 물체가 솟아있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다. 녹슨 세월호 선체로 추정된다.

 희미하지만 재킹바지선 위로 주황색 작업복 차림의 상하이샐비지 선원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현장을 직접 목격할 수는 없지만, 주변에서 바쁘게 항해하는 방제선 10여 척이 급박함을 더한다.

 재킹바지선에서 약 1㎞ 떨어진 곳에서 반잠수식 선박이 포착된다. 건져 올린 세월호를 선적할 배다. 덩그러니 떠 있는 반잠수선은 마치 물 위로 떠오를 세월호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 빤히 바라보는 모양새다.

 최대 변수는 날씨다. 바다는 육상보다 기상 변화가 훨씬 빨라 날씨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인양 작업 자체를 할 수 없는 탓이다. 세월호 선체 인양은 파고 1m, 풍속 10m/초 이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기상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 나왔다.

 실제로 전날까지만 해도 축 늘어진 채 살랑거린 선첸하오 갑판 중국 국기(오성홍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펄럭거리고 있다, 바람이 강해진다는 얘기다. 하늘에도 두꺼운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다.

 해수부 관계자는 "세월호를 끌어올리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오후 들어 날씨가 안 좋아진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세월호는 이날 새벽 4시쯤 선체 일부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2014년 4월16일 사고 발생 이후 1073일 만이다. 이날 인양이 재개되고, 이후 운반 과정 등이 원활히 전개되면 세월호는 '참사 3주기' 이전인 다음 달 초 목포신항에 거치될 수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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