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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테러, 내무장관 출신 메이 총리 첫 안보 시험대

등록 2017.03.23 17:08:06수정 2017.03.23 17: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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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런던 총리 관저 앞에서 이날 낮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에 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17.03.23

【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런던 총리 관저 앞에서 이날 낮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에 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17.03.23

6년간 내무장관으로 안보 전문성 획득
 정부 감시권한 지나치게 강화 입장 우려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 22일(현지시간) 발생한 런던테러가 안보 문제와 관련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지난 6년간 내무장관을 지낸 메이 총리의 경험은 안보 위기를 돌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 감시권한을 지나치게 강화해야 한다는 그의 견해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여기에 테러 대응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런던의 심장부인 국회의사당에서 테러가 발생하자 당시 의사당에 있었던 메이 총리는 즉각 관저로 이동해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긴급회의를 했다. 그리고 사건 발생 6시간 뒤 테러를 “병들고 타락한sick and depraved)” 것으로 묘사했고, 민주주의의 심장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결코 공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테러 초기 상황에서 내무장관을 하면서 쌓은 전문성이 빛을 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 비평가들은 그가 내무장관 당시 안보를 위해 정부의 감시 권한을 전면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개인의 자유 침해 우려를 낳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영국 정치사 전문가 앤서니 셀던은 “메이 총리보다 더 이(테러) 문제를 다룰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그 같은 문제들에 대해 그는 6년간 책임을 다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이 총리는 영국 현대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내무장관을 역임했다. 2010년 내무장관에 취임한 후 지난해 7월 총리가 됐다.

 내무장관 당시 그는 영국 경찰, 국경 보안 및 국내정보국(MI5)를 담당했다. 영국의 반(反)극단주의 단체인 퀼리암 재단의 조너선 러셀은 “메이는 굉장히 똑똑하고 안보 문제에 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이는 지난해 개인의 웹사이트 접근 기록과 메시지 등을 통신회사가 1년 동안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감시안을 데이비드 캐머런 전 정부가 추진하는 것을 도왔다. 당시 전문가들은 이 정책이야말로 서구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더 많은 전자감시 권한을 영국 정부에 부여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메이 총리는 취임 이후 내무부 예산을 삭감했다. 영국 전체 예산의 2.6%를 차지했던 내무부 예산을 1.6%로 떨어뜨린 것이다. 경찰의 경우 2010년과 2015년 사이 인력이 거의 20%  감소했다. 심지어 오는 2020년까지 경찰 인력을 5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추도록 압박 중이다.

 버킹엄대학교 앤서니 글리스 교수는 “메이는 내무장관이었을 때 자유와 안보 사이에서 균형을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자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자유를 제한하더라도 안보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메이 총리의 입장이란 이야기이다.

 오는 29일 브렉시트 공식선언으로 시작되는 유럽연합(EU)과의 협상도 메이 총리에게는 부담이다. 이다. 영국이 EU로부터 탈퇴하게 되면 양 측 간의 경찰 협력이나 국경간 조사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브렉시트 협상에서 이 문제 역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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