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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용 꼼수 논란 최병윤 충북도의원 사퇴 수리될까

등록 2017.07.26 16: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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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충북 지역 수해에도 불구하고 외유성 유럽 연수 논란을 일으킨 충북도의원들 일부가 귀국했다. 최병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의원이 입국게이트를 나서고 있다. 2017.07.20. 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충북 지역 수해에도 불구하고 외유성 유럽 연수 논란을 일으킨 충북도의원들 일부가 귀국했다. 최병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의원이 입국게이트를 나서고 있다. 2017.07.20. [email protected]

의장이 허가 안 하면 9월 임시회 본회의 표결 부쳐야

【청주=뉴시스】이병찬 기자 = 자유한국당이 장악하고 있는 충북도의회가 더불어민주당 최병윤(음성1)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허가할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악의 물난리 상황에서 유럽 국외 연수를 강행해 국민적 비난을 샀고, 시민단체 등의 사퇴 요구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수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유럽 연수에 동행했던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당적을 잃었으나 의원직 사퇴로 소속 당의 중징계를 면하고 당원권을 유지하면서 내년 지방선거 재출마의 길을 열었다는 '꼼수' 논란이 적지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26일 도의회에 따르면 전날 "수해 중 유럽 연수로 물의를 빚은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최 의원은 같은 날 도의회 사무처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지방자치법과 도의회 회의규칙은 (본회의)의결로 의원의 사직을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폐회 중에는 의장이 운영위원장과의 협의를 거쳐 허가할 수 있다. 지역구 유권자의 표를 얻어 취임한 지방의원이 임의로 사퇴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회기 중인 아닌 지금은 자유한국당 김양희(청주2) 의장이 최 의원의 사퇴를 허가하면 된다. 그러나 정해진 사퇴서 처리 기한이 없기 때문에 최 의원은 도의회가 선거관리위원회 이를 통보하기 전까지 지방의원 신분이 유지된다.

 김 의장은 "수해 복구 때문에 정신이 없는 상황이어서 아직 수리 여부를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수리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면 오는 9월 열릴 도의회 임시회 때까지 사퇴서 처리가 미뤄질 수도 있다.

 만약 김 의장이 이를 본회의 표결에 부치면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만 최 의원은 사퇴할 수 있다. 도의회는 자유한국당 17명, 민주당 10명, 국민의당 1명, 무소속 3명으로 구성돼 있다. 무소속은 최근 자유한국당이 제명한 김학철(충주1), 박한범(옥천1), 박봉순(청주8) 의원이다.

 자유한국당이 최 의원의 사퇴를 저지하기로 의기투합하면 최 의원은 사퇴할 수 없는 구조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전날 성명에서 "최 의원의 사퇴는 파렴치한 꼼수"라고 비난한 바 있다.

 같은 날 민주당 충북도당 윤리심판원에 출석한 최 의원은 유럽 국외 연수 참가 배경 등을 소명한 뒤 의원직 사퇴 의사를 전달했고, 윤리심판원은 이에 따라 최 의원 징계 안건을 기각하는 방식으로 심의를 종결했다. 윤리심판원이 먼저 징계 면제를 조건으로 최 의원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설도 있다.

 자유한국당이 내년 음성군수 선거 여당 주자로 거론되는 그의 사퇴를 순수하게 보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처럼 최 의원을 제명하면 그는 앞으로 5년 동안 복당할 수 없다. 내년도 지방선거 공천 또한 불가능해진다.

 자유한국당 측은 "최 의원의 꼼수 사퇴를 민주당이 용인해 군수 선거 출마의 길을 열어준 것"이라면서 "이것이야말로 자신의 영달을 위해 도민을 우롱하는 잘못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최 의원 사퇴 저지를 행동에 옮길지는 미지수다. 수해 중 유럽 외유 의원들에 대한 의원직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도의회가 조직적으로 이를 거부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 셈법에 따른 최 의원 사퇴 저지는 국민정서를 무시한다는 비난을 사게 될 것"이라면서 "자유한국당 제명 이후에도 의원직 사퇴 압박을 받는 3명의 의원을 보호하려 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 등은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은 지난 18일 8박10일 일정의 유럽 국외 연수를 떠났다. 그러나 출국 하루 전 충북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촉구해 놓고 곧바로 여행 짐을 꾸렸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도의회 지도부의 복귀 조처에 따라 20일 최 의원과 박봉순 의원이 조기 귀국한 데 이어 22일 김 의원과 박한범 의원도 일정을 취소하고 돌아왔으나 시민단체의 의원직 사퇴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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