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미얀마 로힝야 급진주의 심화···국가적 폭력·억압에 저항

등록 2017.09.18 11:19:1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쿠투팔롱=AP/뉴시스】방글라데시 쿠투팔롱에서 9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구호기관이 나눠주는 쌀을 받기 위해 기다리다가 탈진하자 다른 남성들이 부축하고 있다. 2017.09.11

【쿠투팔롱=AP/뉴시스】방글라데시 쿠투팔롱에서 9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구호기관이 나눠주는 쌀을 받기 위해 기다리다가 탈진하자 다른 남성들이 부축하고 있다. 2017.09.11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미얀마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가 점점 급진화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 세대에 걸쳐 국적도 없이 억압과 폭력에 시달렸던 그들이 급진화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미얀마 라카인 주 내 경찰 초소 수십 곳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한 로힝야 무장단체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 배후에는 이지역 이맘 나지르 호사인이 있었다.

그들은 사건 발생 전날인 지난달 24일 호사인을 찾아가 축복을 빌었다. 호사인은 "이맘으로서 나는 그들에게 사명에서 물러나지 말 것을 강조했다"며 "죽음에 맞서 싸우지 않으면, 군이 와서 그들의 가족과 아이들을 죽여버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ARSA는 공격을 감행했고 군은 대응했다. 손으로 만든 막대기와 칼을 두른 ARSA는 총을 겨누는 군에게 당해낼 수 없었다. 결국 민간인을 포함한 400여명이 사망했고, 지금까지 40만명에 가까운 로힝야들이 방글라데시로 월경했다. 유엔은 미얀마 내 90%가 불교도인 상황에서 이슬람교도인 로힝야를 공격하는 것은 '인종청소'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로힝야의 저항을 조직화 하기 4년전 작은 규모의 ARSA가 결성됐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미얀마군을 공격했고 그에 맞섰다. NYT는 새로운 세대의 로힝야 급진주의는 이미 불이 붙은 라카인주에 기름 붓는 격이라고 풀이했다.

【군둠 =AP/뉴시스】미얀마와의 접경지역인 방글라데시 군둠에 3일 미얀마 로힝야 난민촌이 형성돼있다. 2017.09.04

【군둠 =AP/뉴시스】미얀마와의 접경지역인 방글라데시 군둠에 3일 미얀마 로힝야 난민촌이 형성돼있다. 2017.09.04


더욱이 문제는 이들이 국제테러조직들에 의해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달초 과격 이슬람테러단체인 알카에다는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로힝야를 고립시킨 '신의 적들'에 대한 공격 개시를 촉구했다. ARSA는 공격을 감행하는 동안 종종 검은 옷을 입고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는 등 이슬람국가(IS)의 전형을 따라하기도 했다.

방글라데시와 주변국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을 연구하는 알리 리아즈 일리노이주립대학 정치학 교수는 "우리는 민주주의와 민족주의 움직임이 어떻게 초국가적인 테러단체들에 의해 움직일 수 있는지 봐왔다"며 "수백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불만과 절망은 급진화를 심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포티파이라이츠(Fortify Rights)의 공동설립자 매슈 스미스는 "우리는 수년간 급진화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며 "우리가 볼 때 극단주의와 급진화의 위험을 다루는 최선의 방법은 미얀마 군대가 하는 것이 아닌, 로힝야의 권리를 홍보하고 존중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직 라카인주에 남아 군과 싸우고 있는 ARSA 지도자의 사촌인 모하메드 잘랄은 "그는 그의 대의를 위해 기꺼이 아들을 내놓았다"며 "그것은 위험하지만 만일 그가 그의 백성과 그의 땅을 위해 죽으면 그것은 알라의 뜻이다"라고 말했다.

잘랄 옆에 있던 아들 모하메드 하룬(10)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는 싸울 것이다. 나는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