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연휴 직후 국내 자본시장을 흔들 5대 리스크는?

등록 2017.10.03 05:54: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추석 연휴가 시작된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17.09.3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추석 연휴가 시작된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17.09.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서우 기자 = 국내 자본시장이 지난 30일부터 열흘간 장기 휴장에 들어갔지만, 글로벌 시장은 여전히분주히 돌아가고 있다. 원·달러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등 한국 관련 거래도 계속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1983년 이후 34년만에 가장 긴 휴장을 끝내고 10일 다시 문을 여는 국내 시장은 연휴기간 잠복해 있던 국내외 이슈들이 한꺼번에 분출하면서 출렁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우선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북한측이 어떤 도발을 감행할지 불안하다. 지난달 말 美 무역위원회가 태양광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카드를 만지작 거리면서 111월 중 발동할 가능성도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충격파도 적지 않을 듯 하다.

 연휴 직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국내 자본시장에 영향을 줄 주요 리스크를 점검해 본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 30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동하고, 앞서 29일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이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외무부 특임대사와 회담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의 움직임은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의 모양새는 군사적 움직임보다는 외교적 해법에 무게가 실려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고 불확실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핵 문제와 관련한 부분은 연휴 기간 중 불안감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10일은 북한 노동당 창건일이어서 미사일이나 핵심험 등 추가 도발이 있을 수 있다. 정부는 연휴 동안 북한발 리스크를 주시하고 비상대기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기관 합동으로 24시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특이상황이 발생할 시 비상계획에 따라 지체없이 대응할 계획이다. 정 연구원은 "북한의 도발이 연휴 기간 중 이뤄지지 않는다해도 지금처럼 여러 가지 험악한 말폭탄이 난무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심리를 비교적 민감하게 반영하는 우리나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가산금리(spread)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정부의 파격적 법인세 인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현행 35%인 법인세율을 20%로 내리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은 이와 함께 개인소득세 과세구간을 기존 7단계에서 12%, 25%, 35% 등 3단계로 단순화시켰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이 개편안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중산층 가정에 혜택을 줄 뿐 아니라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를 늘리고 신흥국 자금을 미국으로 유입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등으로 앞으로 의회에서 치열한 여야 공방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세제개편안이 원안대로 통과된다면 글로벌 증시 흐름과 각국의 법인세 연쇄 인하 움직임 등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일단 실효세율이 높은 기업들이 이번 세제개편안으로 큰 이득을 누릴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지난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2~3주내 새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력한 차기 의장 후보론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위원장이 거론된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주도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4일에는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의 은행연합회 포럼 개막 연설도 예정돼 있어 발언 내용과 수위에 이목이 쏠린다.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에 불안한 태양광株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지난 22일(현지시각) 자국에 수입되는 태양광 제품이 미국 기업들에 피해를 줬다며 세이프가드(safeguard) 조치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한국은 대미 태양광 모듈 수출국 중 전체의 21%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5일 대책회의를 열어 미국 ITC의 산업피해 판정 관련 동향을 공유하고 구제조치 등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태양광 업계에서도 참석해 대미 수출에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ITC는 추석 연휴 기간인 오는 3일 공청회를 열고 관련 업계와 정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청문회 결과는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돼 오는 11월13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제출될 예정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국내 셀, 모듈 생산 기업에 악재"라며 "미국 수요의 둔화로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이 가속화 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태양광 밸류체인에는 OCI, 한화케미칼, 현대그린에너지, 한화큐셀, 신성이엔지, 에스에너지, 한솔테크닉스 등이 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북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지수가 전일 대비 17.79포인트(0.74%) 내린 2,388.71로 장을 마감한 22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7.09.22.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북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지수가 전일 대비 17.79포인트(0.74%) 내린 2,388.71로 장을 마감한 22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중국, 한국산 화학제품에 반덤핑 관세 부과

 중국이 국내 기업 화학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강화한다는 소식이 지난달 하순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유·화학주의 주가가 일제히 출렁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과거 2~3년에 한 번 이뤄지던 한국 유화 업체를 대상으로 한 중국의 반덤핑 조사는 올 상반기에만 4건이나 진행돼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LG화학,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SK종합화학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반덤핑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에도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4개 모델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철회했다.

 반덤핑 조사 역시 사드 배치 논란이 시작된 이후로 그 강도가 높아졌다. 특히 화학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중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아 새로운 규제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최근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는 인도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 도시바메모리 품었지만...

 반도체 업종은 코스피를 이끌고 가는 주력이고, 3분기에도 호황에 힘입어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의 양대 축인 SK하이닉스 주가가 등락을 반복해서 주목된다.

 경위는 이렇다. 지난 28일 도시바(東芝)는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과 관련,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과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 말까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월부터 혼전을 거듭하며 8개월간 지속됐던 인수전에서 외견상 SK하이닉스가 사실상 승리를 거두게 된 것이다.

 다만 SK하이닉스가 계약 당사자는 맞지만 도시바 메모리의 기밀정보 접근이 차단되고, 향후 10년간 의결권의 15%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인수라기 보다는 투자에 가까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는 지난 25일 8만6300원에 거래되며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지난 29일에는 8만2900원을 기록하는 등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 향방이 어떻게 귀결될지도 연휴 후 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