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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어왕' "완성도 확신…연극계 교과서로 남았으면"

등록 2017.11.09 17: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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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 배우 안석환(리어왕 역)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연극 리어왕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연극 리어왕은 지난 5일 부터 26일 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화,수,목 오후 7시 30분 / 수,목,토 오후 3시와 7시30분에 공연을 하고 있다. 2017.11.09.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 배우 안석환(리어왕 역)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연극 리어왕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연극 리어왕은 지난 5일 부터 26일 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화,수,목 오후 7시 30분 / 수,목,토 오후 3시와 7시30분에 공연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프레스콜
"셰익스피어 정수 보여주겠다" 26일까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오리지널로 재현한 연극 '리어왕'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간 무대에 올리기 힘든 작품으로 여겨진 탓이다.

지난 5일 개막해 오는 2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공연하는 '리어왕'은 셰익스피어의 사납고 거친 대사 속에 시(詩)적인 정수를 발견했다는 평이다.

9일 극장용에서 열린 '리어왕' 프레스콜에서 연극 제작사 도토리 컴퍼니의 이종섭 대표는 "'리어왕'이 연극계에서 교과서처럼 통하지만 무대화하기에는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리어왕'을 원작 그대로 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작품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단계에서 셰익스피어의 원작 텍스트를 손대지 않고 무대에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는 이 대표는 그럼에도 이 작업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극을 사랑하는 모든 대중에게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었다. 실제로 오리지널 그대로 작품을 올리자면 제작비용도 올라간다. 국공립극장에서도 온전하게 올리기에는 힘든 작품"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갖은 어려움에도 작품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확신했다. 그는 "과거에도 향후에도 이런 '리어왕'은 없을 것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리어왕'을 공부하는 여러 연극인들에게 교과서로 남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리어왕'은 영국왕립연극학교 출신 강민재 연출이 셰익스피어의 정수를 보여주겠다며 야심찬 포부를 던진 공연이다.

【서울=뉴시스】박진희 = 배우 손병호(리어왕 역)와 오대석(켄트 공 역)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연극 리어왕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연극 리어왕은 지난 5일 부터 26일 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화,수,목 오후 7시 30분 / 수,목,토 오후 3시와 7시30분에 공연을 하고 있다. 2017.11.09.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 배우 손병호(리어왕 역)와 오대석(켄트 공 역)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연극 리어왕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연극 리어왕은 지난 5일 부터 26일 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화,수,목 오후 7시 30분 / 수,목,토 오후 3시와 7시30분에 공연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특히 무대는 물론 TV와 영화를 아우르며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카리스마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안석환·손병호 두 배우가 리어왕을 번갈아 연기한다.

안석환은 15세기 꼽추왕으로 유명했던 영국의 국왕 리처드 3세를 다룬 '꼽추, 리차드 3세'(연출 한태숙), 전남 방언으로 새롭게 각색한 연극 '맥베스 411'(연출 이해제)을 비롯 이번 '리어왕'까지 셰익스피어 왕을 세 번 연기하게 됐다.

그는 "좀 더 핍박 받는 리어왕을 구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나약하고 변덕이 심하며 휘둘릴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인 인간에 대한 성찰이 와 닿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손병호는 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리어왕이 목표다. 그는 "연기자가 누구냐에 따라 캐릭터의 에너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관객들이 동감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리어왕'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세 딸 중 두 딸에게 배신당한 뒤 폭풍이 휘몰아치는 황야로 쫓겨난 '리어왕'의 모습이다.
【서울=뉴시스】박진희 = 배우 이태임(왼쪽, 레간 역/리어왕 둘째 딸)과 강경헌(고넬리 역/리어왕의 큰딸)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연극 리어왕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연극 리어왕은 지난 5일 부터 26일 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화,수,목 오후 7시 30분 / 수,목,토 오후 3시와 7시30분에 공연을 하고 있다. 2017.11.09.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 배우 이태임(왼쪽, 레간 역/리어왕 둘째 딸)과 강경헌(고넬리 역/리어왕의 큰딸)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연극 리어왕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연극 리어왕은 지난 5일 부터 26일 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화,수,목 오후 7시 30분 / 수,목,토 오후 3시와 7시30분에 공연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화려한 부귀영화를 누리던 그는 미친 듯 방황하며 진실과 대면하는 반벌거숭이가 된다. 광기와 허무와 분노 등의 거친 감정을 뒤섞어야 하는 장면이라 웬만한 공력으로는 소화하기 힘들다. 손병호는 "'폭풍우야 불어라', '비야 쏟아져라'라고 말하는 장면을 하고 싶어서 '리어왕'을 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딸들을 연기하는 배우들도 탄탄하다. '리어왕'의 첫째 딸인 '거너릴'은 강경헌, 둘째 딸 '리건' 역은 이태임과 이은주가 나눠 맡는다. 막내 딸 '코델리아'는 정혜지다.

'리어왕'을 통해 연극에 데뷔한 이태임은 "처음에는 몸이 떨릴 정도까지 긴장을 했는데 선배님들이 많이 다독여주시고 도와주셔서 지금은 어떤 영화나 드라마 보다 행복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이와 함께 자신과 리건을 번갈아 연기하는 이은주에 대해 "저보다 동생인데 배울 점이 많은 친구"라면서 "좋은 작품을 만나서 제대로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 배우 이태임(레간 역/리어왕의 둘째 딸)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연극 리어왕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연극 리어왕은 지난 5일 부터 26일 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화,수,목 오후 7시 30분 / 수,목,토 오후 3시와 7시30분에 공연을 하고 있다. 2017.11.09.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 배우 이태임(레간 역/리어왕의 둘째 딸)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연극 리어왕 프레스콜을 하고 있다. 연극 리어왕은 지난 5일 부터 26일 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화,수,목 오후 7시 30분 / 수,목,토 오후 3시와 7시30분에 공연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은주는 아버지 리어를 무조건 내좇는 악역으로 알려진 리건에 다른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든 생각은 리건은 겁이 많고 작은 욕심으로 인해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라면서 "두려워서 점차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캐릭터지, 처음부터 못 돼 먹은 여자가 아닐까 한다"고 해석했다. 

강경헌과 정혜지는 원캐스팅이다. 강경헌은 "육체적으로 고충이 있지만 하루라도 쉬면 리듬이 달라져 매일 공연하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정혜지는 "더블 캐스팅의 장점은 서로의 것을 봐주면서 각자 생각하지 못한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원캐스팅은 힘들지만 일관된 호흡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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