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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對아세안 비전 천명…4강 수준 격상해 한반도 외연 확장

등록 2017.11.13 17: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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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필리핀)=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호텔에서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 연설에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밝히고 있다. 2017.11.13.  amin2@newsis.com

【마닐라(필리핀)=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호텔에서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 연설에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밝히고 있다. 2017.11.13. [email protected]

文대통령, 아세안 미래 비전으로 '사람-평화-상생번영 공동체' 제시
한반도 주변 4강 중심 전략을 아세안으로 넓히며 해법 다각화 모색
 임기내 아세안 10개 회원국 방문키로…경제 4대 중점 협력분야 발표

  【마닐라(필리핀)=뉴시스】 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아세안 정상회의 개막날 우리나라의 대(對) 아세안 비전을 전세계에 알렸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5년 임기 내에 아세안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미국·중국·러시아·일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아세안 10개 회원국(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을 방문하며 아세안 우호를 다지고 협력 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마닐라 솔레어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기업자문위원회(ABAC)와 아세안 경제계인사 대상의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 연설 2017'에서 이같은 내용의 '한국-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밝힌 내용은 이날 아침 아세안 의장국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주요 언론에 게재한 기고문 '한-아세안 협력 관계 :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향해'와 궤를 같이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저와 우리 정부는 아세안과 더욱 가까운 친구가 되려 한다. 한반도 주변 4대국 수준으로 높이겠다"며 "그 첫번째 조치로, 취임 직후 아세안 주요국에 특사를 파견했다"고 운을 떼었다.

 이는 성장 잠재력이 큰 아세안 협력을 강화해 우리나라 외교통상의 보폭을 넓히면서 4대국 중심의 외교 전략을 탈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세안 협력을 통해 경제 성장을 꾀한다는 실리적 이유도 있지만 현재 한반도 상황을 헤쳐나가는데 아세안과의 든든한 유대가 절실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나라 외교는 '4강(强)'으로 불리는 미국·중국·러시아·일본 관계에 큰 비중을 할애했다. 이같은 전략이 냉전 시대를 지나는데 유효하긴 했지만 점점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의 해법을 모색할 때 검토할 선택지 또한 좁아진다는 맹점이 있었다.

 더욱이 지난해 말 대북 강경 기조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고,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일본 총리가 장기 집권 체제를 마련한 상황에서 4강 전략의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뿐 아니라 중국과의 사드 갈등, 일본과의 역사 문제 등으로 한반도 주변 4대국 관계 설정이 복잡해지자 새 정부 외교 외연을 넓혀야한다는 목소리가 아세안으로 눈을 돌리게 한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과 함께하는 평화공동체 비전' 실현을 위한 과제로 ▲사람(People) 중심의 국민외교 ▲국민이 안전한 평화(Peace) 공동체 ▲더불어 잘사는 상생 협력(Prosperity) 등 일명 '3P' 과제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서두에서 "아세안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동반자"라며 "아세안은 한국의 제2위 교역 상대이자 투자처다. 한국도 아세안의 5번째 교역국"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아세안은 식민지배, 민주화와 경제성장, 아시아 외환위기 등 역사적 공통점이 많고 위기가 있을 때마다 서로 도우며 극복해왔다는 연대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3P 공동체 첫번째 구상 관련 "'사람 중심의 국민외교'를 펼치겠다. '사람이 먼저다'란 저의 정치철학은 아세안이 추구하는 ‘사람 지향, 사람 중심’ 공동체 비전과 일치한다. 미래를 함께 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먼저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상과 정상, 정부와 정부, 그리고 기업, 학생 간 다층적인 인적교류를 확대하겠다. 우선, 저부터 임기 중에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하여 깊은 우정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민들의 방한 사증(Visa) 발급 완화, 아세안 장학생과 연수생 대폭 확대, 아세안 중소기업 근로자의 직업기술교육훈련 지원 강화 등을 약속했다. 지난 9월 우리나라가 아세안 대화 상대국 중 최초로 '아세안 문화원'을 설립한 점, 지난 2009년 설립한 '한-아세안 센터'가 무역 박람회와 상담 등을 통해 아세안 기업의 한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는 '범정부 아세안 기획단'을 설치해 아세안과의 협력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란 점도 소개됐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안전한 평화 공동체’ 키워드 관련 "저는 더불어 잘 사는 공동체를 넘어 위기 때 힘이 되어주는 ‘평화를 위한 공동체’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제안한다"며 "우리의 ‘평화 공동체’는 한반도 주변 4대국과 함께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중요한 축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국방·안보 협력, 방위산업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면서 "또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테러와 폭력적 극단주의, 사이버 위협 등 복합적 안보 위협에도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 잘 사는 상생협력'을 밝히며 "저는 호혜적인 경제협력을 지향한다. 이는 한국 새 정부가 지향하는 '사람중심 경제'의 철학이기도 하다"면서 "자유무역의 혜택을 양쪽이 함께 누려야 할 것이다.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현지인 일자리를 늘리고, 기술공유를 통해 해당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는 투자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아세안이 추구하는 역내 연계성을 높이는 4대 중점 협력분야로 ▲한국의 고속철도 건설과 운영 경험 적극적 공유 ▲발전소 건설과 신재생에너지 미래 산업 협력 ▲한국의 효율적 수자원 관리와 사업 노하우 지원 ▲한국의 성공적인 스마트 정보통신 경험 공유 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아세안 경제협력이 속도감을 낼 수 있도록 아세안관련 기금도 확기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협력기금 출연규모를 2019년까지 현재의 두배 수준인 연간 1400만달러로 확대, 한-메콩 협력기금 현재 세배 규모로 확대, 한-아세안 FTA 협력기금으로 자유무역 활용도 제고 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마지막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세달 후 한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개최된다. 올림픽을 통해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정성껏 준비하고 있다"면서 "성화봉송 로봇, 자율주행 버스, 5G 이동통신, 지상파 초고화질 방송 등 최첨단 ICT 기술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평창을 찾아주십시오. 한국의 아름다운 겨울과 다양한 문화도 즐기시고, 첨단 기술과 새로운 사업 기회도 찾으시기 바란다.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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