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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법원 "CGV 등 극장은 장애인 위한 자막·음성 제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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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12-07 19: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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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동등하게 영화 관람할 편의 제공 안해"
"화면 해설 또는 자막이나 FM 보청기기 필요"
CGV 등 "과도한 비용으로 못 해" 주장도 배척
"점유율 고려할 때 그 정도 설치비용 심각 안해"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시·청각 장애인들이 영화 화면해설 음성 서비스와 한국 영화 자막을 제공해 달라고 멀티플렉스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장애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8부(부장판사 박우종)는 7일 시각 장애인 김모씨 등 2명과 청각 장애인 오모씨 등 2명이 CGV·롯데쇼핑·메가박스 등 3사를 상대로 낸 차별 구제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CGV 등 멀티플렉스가 장애인들에게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지 않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영화관들은 자막 등이 포함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영화를 현저히 제한적으로 상영하고 있고, 대상 영화도 영화관이 지정하고 있다"며 "영화관이나 웹사이트에 점자 자료, 한국 수어 통역 등 편의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이 아닌 사람과 동등한 수준으로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시각장애인에게는 화면 해설(음성지원)이 , 청각장애인에게는 자막(한국영화인 경우도)이나 FM 보청기기 등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영화관들은 이 같은 편의를 제공하지 않았다"도 덧붙였다.

 법원은 CGV 등이 과도한 비용 부담으로 장애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없다고 한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선 배리어 프리 영화를 상영할 때 스파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영화 화면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며 "자막을 재생할 수 있는 스마트 안경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좌석 뒤에 자막용 화면을 설치하는 방법 등 소수의 장비나 기기 설치로 장애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CGV 등의 국내 영화관 스크린 점유율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설치비용으로 영화관들이 입을 경제적 타격은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CGV 등은 화면해설이나 자막 파일이 제공되는 영화의 경우 시각장애인 김씨 등에게는 화면 해설을, 청각장애인 오씨 등에게는 자막과 FM 보청기기를 제공하라"며 "자막이나 화면 해설이 제공되는 영화 상영 정보를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영화관에도 점자 자료나 큰 활자로 확대된 문서, 한국 수어 통역 등을 제공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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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장애인정보문화누리 등 시청각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이 시청각 장애인 영화관람권 보장을 위한 차별구제청구소송에서 승소한 후 기자회견을 개최, 법률대리인 김재왕 변호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주최 측은 시·청각 장애인들이 영화 음성 서비스와 한국영화 자막을 제공해달라고 영화관 업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장애인들의 손을 들어줬다고 밝혔다. 2017.12.07.    mangusta@newsis.com

 김씨 등의 소송대리인을 맡은 김재왕 변호사는 선고 뒤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시·청각 장애인들이 영화 관람에서 소외돼왔는데, 법원이 이런 상황이 계속돼선 안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CGV 등이 항소로 더 다투지 말고 판결대로 이행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송에 참여한 시각장애인 박순규씨는 "비장애인과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2월 CGV 등 멀티플렉스 3사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정당하게 제공해야 할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이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2011년 개봉한 영화 '도가니'가 청각장애인의 인권 침해에 관한 내용이었는데도 정작 청각장애인들은 이 영화를 볼 수 없었다"며 "시각장애인에게는 화면 해설을, 청각장애인에게는 한글 자막과 FM 시스템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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