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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금리인상 가속화에 금융시장 '출렁'…韓시장 영향은?

등록 2018.02.28 18: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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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경제 상황과 금리정책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2018.2.28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경제 상황과 금리정책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2018.2.28


파월 연준 의장 발언으로 코스피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
美금리인상 속도 빨라지면…외국인 자금 이탈 등 불안
국내 금융시장 영향 제한적…신흥국 위기시 '전이' 우려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를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의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강력한 미국의 경기 성장세를 바탕으로 금리인상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시사했기 때문이다. 다음달 예정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3차례로 전망된 금리인상 횟수가 늘어날 경우 시장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28일 국내외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 연준은 다음달 금리를 연 1.50~1.75%로 0.25%p 인상할 것으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전날(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연설을 통해 "최근 경제지표들을 보면 성장세와 고용시장이 강력해진 것을 알 수 있다"며 "3월 회의에서 새로운 금리전망 경로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의 발언으로 금융시장은 흔들렸다. 시장에서 연준이 당초 전망대로 3차례 금리인상에 그치지 않고 많게는 4차례 인상에 나설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미국 주가는 일제히 하락하고,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99.24포인트 하락한 2만5410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도 35.32포인트 떨어진 2744.28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전일보다 0.55% 상승한 90.37을 기록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28.78포인트(1.17%) 내린 2427.36으로 장을 마쳤다. 원화는 달러화 대비 약세로 돌아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071.3원)보다 11.5원 오른 1082.8원으로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는 분명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충격 요인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2004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비롯됐다. 당장 우리나라의 경우 다음달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기준금리(연 1.50%)가 미국보다 높아지게 된다. 지난 2007년 9월 이후 10년7개월 만에 처음으로 역전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금리가 높은 쪽으로 빠져나갈 우려가 생긴다.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불안 때문이다. 대신증권 임혜윤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좀처럼 안정을 되찾지 못하는 것은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갈 수는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갖춰진 만큼 곧 진정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전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인 증권자금의 유출 압력이 커지겠지만 당분간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박미정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 수요는 금리 수준보다는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 등 펀더멘털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며 "선진국 통화정책의 변화에 대비해 안정적인 기초경제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도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4회로 늘어나는 것은 부담이지만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바뀌지 않아 주식시장은 펀더멘털이 좋은 쪽으로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졌을 때 미처 대비하지 못한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탈이 일어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위험이 전이될 수도 있다. 특히 미국과 금리가 벌어진 상황에서는 작은 충격에도 타격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경계하는 시각이 많다.

한은도 지난해 4월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상대적으로 대외취약성이 높은 일부 신흥시장국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에는 전염효과로 우리나라에서도 자본유출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위험요인의 전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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