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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트럼프 관세폭탄, 中 아닌 EU와 통상전쟁 초래"

등록 2018.03.05 11:20:59수정 2018.03.05 11: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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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 철강 및 알루미늄 기업 최고경영진들과 만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음주 중 수입 철강에 25%, 수입 알루미늄에 10%의 관세 부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3.2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 철강 및 알루미늄 기업 최고경영진들과 만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음주 중 수입 철강에 25%, 수입 알루미늄에 10%의 관세 부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3.2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공동대응 균열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와 10%의 관세 폭탄을 일괄 부과키로 한 조처가 미국-유럽연합(EU) 간 통상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제품들이 가파르게 높아진 미국 시장 문턱을 피해 EU와 아시아 등 다른 지역의 시장을 파고드는 ‘풍선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한 이후 미국과 동맹국들 간에는 세계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산 덤핑 제품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서양을 둘러싸고 미국과 EU 간 전면적 통상 전쟁이 벌어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중국은 정작 큰 타격을 보지 않은 채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더 큰 어려움을 안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철강-알루미늄과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정책은 그렇지 않아도 불편했던 미국과 EU간 무역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지난 주말 미국과 EU 지도자들 간에는 날선 공방이 오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4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영국 총리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산 제품의) 글로벌 과잉 공급문제는 모든 국가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자간 협력을 통해 푸는 게 유일한 길이었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2일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 위스키, 리바이스청바지 등 미국산 제품들과 오렌지, 쌀 등 농산품에 대해 25% 수준의 보복 관세 부과 검토 방침을 밝혔다. 철강·알루미늄으로 촉발된 미-EU간 갈등이 자동차와 농산물, 주류, 의류 등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3일 트위터를 통해 “EU가 이미 엄청나게 높은 관세와 장벽을 더 높이려고 한다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그들의 자동차에 추가 세금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는 미국이 중국이 아닌 동맹국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빌 파스크렐 하원의원(민주, 뉴저지)은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물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중국을 응징하는 게 아니다. 대부분 우리 동맹국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유럽과 싸우게 되면 결국 중국이 이득을 보게 된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때문에 (중국과의) 싸움에서 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산 제품의 덤핑도 미국 산업의 걱정거리이지만 중국 이외에 다른 모든 나라 제품들로부터 미국 제조업자들을 보호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당면한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4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물건을 수출하는 게 누구인지는 중요치 않다. 만일 우리가 기존의 방식대로 물건을 계속 수입할 경우 우리의 알루미늄 산업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철강산업도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세계 각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사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중국은 전 세계 철강 생산 능력의 49%를 차지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기 전인 2000에는 15%에 불과했었다.

 중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알루미늄 제련 능력의 경우 지난 2002년 연간 540만t에 불과했으나 2016년 4100만t 으로 급등했다.

 미 상무부 국제무역청(ITA) 자료에 따르면 대미 철강 수출국 순위는 미국과 캐나다, 한국이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멕시코(4위), 러시아(5위), 터키(6위), 일본(7위), 독일(8위), 대만(9위), 인도(10위)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중국은 11위로 대미 철강 수출 10위권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로부터 수입하는 철강 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 정도다. 지난해 미국 철강 수입 물량 중 중국산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이 6%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러나  중국이 아시아 국가들과 불공정 무역을 함으로써 미국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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