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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기술주를 죽이고 있다"...투자자들 울상

등록 2018.04.03 09: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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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필드=AP/뉴시스】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하이오주 리치필드의 한 훈련시설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FTA 협상을 북한과의 협상이 끝날 때까지 미룰 수도 있다”고 밝혔다. 2018.03.30

【리치필드=AP/뉴시스】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하이오주 리치필드의 한 훈련시설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FTA 협상을 북한과의 협상이 끝날 때까지 미룰 수도 있다”고 밝혔다. 2018.03.30


최근 2주간 페이스북(-9.95%), 아마존(-11.19%), 넷플릭스(-10.59%) 급락
트럼프의 '아마존 때리기'로 기술주 하락세 가속화…아마존 시총 63조원 증발
무역전쟁 공포도 증시 급락에 영향 미쳐…2개월간 다우지수 3000포인트 하락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 뉴욕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기술주들이 급락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마존 때리기'가 기술주 급락 사태를 부채질한 측면이 큰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무역전쟁 공포를 키우면서 시장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CNN과 CNBC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74%(193.33포인트) 추락한 6870.12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90%(458.92포인트) 떨어진 2만3644.19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2.23%(58.99포인트) 급락한 2581.88로 장을 마감했다.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으로 대표되는 미국 대형 기술주들의 부진이 최근 증시 하락세의 주 원인이다.

고객 정보 유출 사태라는 악재를 맞은 페이스북은 최근 2주간 주가가 9.95%나 빠졌다. 같은 기간 아마존(-11.19%), 애플(-4.92%), 넷플릭스(-10.59%), 구글(-7.95%) 등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 때리기에 나서면서 기술주 급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앞서 미국 인터넷 언론 악시오스는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으로 인해 오프라인 소매상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과세 조치(tax treatment)나 반독점법 적용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 때문에 사업을 망치게 생겼다'는 주변의 부유한 몇몇 친구들의 말을 듣고 아마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됐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백악관은 이 보도 이후 "우리는 (아마존을) 압박하기 위한 특별한 발표 내용이나 정책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아마존에 대한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트위터를 통해 "다른 기업들과 다르게 아마존은 주정부와 지역 정부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거나 아예 안 낸다. 미국 우체국을 배달부로 사용하면서 수천 개의 소매업자들을 파산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만일 우체국이 우편 수수료를 인상한다면, 아마존의 배송비용은 26억 달러에 달하게 된다. 이런 우편 사기는 중단돼야 하고, 아마존은 이제 제대로 된 비용과 세금을 지불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대주주인 워싱턴포스트(WP)에 대한 반감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망해가는 뉴욕타임스는 아마존의 로비 직원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정작 '가짜 워싱턴포스트(WP)'를 포함하지 않았다"면서 "워싱턴포스트는 로비스트이며, 로비스트로 등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자신에게 불리한 WP의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을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아마존의 기업가치는 600억 달러(약 63조원)나 증발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마존 공격으로 규제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기술주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UBS 증권의 자산 배분 책임자인 에린 브라운은 CNN에 "어떤 처방 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아마존을 불러대고 있는 것은 시장을 공포에 빠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AP/뉴시스】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5일(현지시간) 한 거래인이 굳은 표정으로 시황을 나타내는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금리 인상 속도 등에 대한 우려감으로 폭락했다. 2018.2.6

【뉴욕=AP/뉴시스】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5일(현지시간) 한 거래인이 굳은 표정으로 시황을 나타내는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금리 인상 속도 등에 대한 우려감으로 폭락했다. 2018.2.6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지난해 미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이 미국의 성장세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다우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올해 1월 말까지 800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이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증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반발한 중국은 돼지고기, 과일, 와인, 스테인리스 파이프 등 30억 달러(약 3조1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주 600억 달러(약 63조원)규모의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 리스트를 발표하면 미중 무역전쟁의 공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주의 이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월 말부터 현재까지 다우지수는 3000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느끼는 공포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가 이날 장중 26% 오른 24.15까지 치솟았다.  VIX는 올 들어 130% 가까이 뛰었다.

QMA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에드 케언은 CNBC에 "무역전쟁에 대한 공포와 기술기업에 대한 우려가 합쳐지면서 변동성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철강 관세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예상보다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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