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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소떼 방북' 20년만에 평화 상징으로 재현

등록 2018.04.26 15: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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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 계기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금강산 관광 물꼬

남북 정상, 정 회장 지나간 군사분계선에 소나무 심어

환영만찬에는 소떼 기른 서산 목장의 한우 구이 등장

【서울=뉴시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 발자취가 20년만인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 상징으로 재현된다. 정주영 회장은 1998년 6월 16일 1차 소 500마리, 10월 27일 소 2차 501마리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어 고향인 북한을 방문했다. 소떼 방북은 남북 민간교류의 물꼬를 트는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2018.04.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 발자취가 20년만인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 상징으로 재현된다. 정주영 회장은 1998년 6월 16일 1차 소 500마리, 10월 27일 소 2차 501마리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어 고향인 북한을 방문했다. 소떼 방북은 남북 민간교류의 물꼬를 트는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2018.04.26. [email protected]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고양)=뉴시스】 장윤희 기자 =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 발자취가 20년만에 남북 평화 상징으로 재현된다. 정 회장은 1998년 소 1001마리를 이끌고 방북하면서 '개인의 고향 방문을 넘어 남북이 같이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기원한 바 있다.

  오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 회장이 소떼 1001마리를 이끌고 지나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소나무를 '평화와 번영을 심다' 표지석과 심는다. 기념 식수 행사는 우리 측이 제안해 북측이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는 정 회장 소떼를 기른 충남 서산 목장의 한우 요리가 올라 의미를 더한다. 서산 한우를 부위별로 숯불에 구워낸 요리로 남북 교류 물꼬를 튼 정 회장을 기리고자 했다.

 1998년 정 회장의 소떼 방북은 1994년 이후 남북 실무회담 등을 제외하고 북한 당국이 굳게 닫아온 교류를 민간 차원에서 열었다는 큰 의미가 있다. 소떼 방북을 계기로 남북 화해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면서 금강산 관광 사업, 개성공단 발판도 마련됐다.
 
 무엇보다 2000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 초석도 마련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소떼길에 나무를 심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 오르는 주 요리. 정주영 회장의 소떼를 기른 서산 목장의 한우 부위별 숯불구이다. 2018.04.24.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 오르는 주 요리. 정주영 회장의 소떼를 기른 서산 목장의 한우 부위별 숯불구이다.  2018.04.24.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북측 강원도 통천이 고향인 정주영 회장은 1998년 6월16일 소떼 500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통해 방북했다. 그해 10월27일 다시 소떼 501마리를 몰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정 회장의 '1001마리 소떼 방북' 사건을 계기로 금강산 유람선 관광사업이 시작됐다.

 정 회장은 소떼 1001마리를 몰고 갈 때 반드시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을 거쳐 가야한다는 조건을 직접 내걸었다고 한다. 1차로 보낸 500마리 중 절반이 암소였는데 그중 상당수가 뱃속에 새끼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단의 장벽을 최대한 많이 허물겠다는 취지였다.

 아버지의 소 한마리를 판 돈 70원을 훔쳐 사업을 시작했던 청년시절에 대한 보상이기도 했다.

 정 회장은 1998년 6월 16일 1차 방북 당시 "이제 그때 그 소 1마리가 500마리의 소가 되어 지난 빚을 갚으러 꿈에도 그리던 산천을 찾아간다"며 "이번 방북이 단지 한 개인의 고향 방문을 넘어 남북이 같이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초석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심는 소나무는 한국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이다. 판문점이 정전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란 점에서 복합적인 상징을 지닌다.

 이 소나무는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가져온 흙으로 뒤덮이게 된다. 소나무를 심은 후 문 대통령은 평양을 흐르는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서울을 가르는 한강 물을 뿌리며 화합의 의미도 더한다. 평화와 번영을 심다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석에는 두 정상의 서명이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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