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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핫이슈]급박했던 한반도…북미회담 취소·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록 2018.05.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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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미회담 취소에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스포트라이트 못받아

【워싱턴(미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2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8.05.26. amin2@newsis.com

【워싱턴(미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2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8.05.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단독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전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 지 안 열릴 지는 두고 봐야 될 것"이라며 "만일 그것이 열린다면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일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여러 가지 지금 하고 있는 방법이 잠재적으로 가능성이 큰 방법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과연 북한과의 협상이 잘 이뤄질 것이냐 안 이뤄질 것이냐는 두고 봐야 되겠다"며 "나는 이런 협상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는 협상에 들어감에 있어서 가능성이 0이었는데도 100으로 협상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고, 가능성이 굉장히 컸다가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그래서 일단 가 봐야 되겠다"고 설명했다.

 그런 다음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후부터 참모들과 북미정상회담 취소 논의를 시작했다. 이어 24일 오전 7~9시 참모들과 잇따라 전화통화를 한 뒤 9시43분에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나는 당신과 함께 하려고 했다. 슬프게도 당신의 최근 성명에서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노골적인 적개심을 근거로, 오랫동안 계획해온 회담을 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inappropriate)고 느낀다"며 "그러므로 우리 둘 모두를 위해서, 그러나 세계에는 해가 되는 싱가포르 회담이 열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이 편지로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 공개 직후 백악관에서 열린 금융규제완화 관련 법안 서명식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과의 건설적인 대화를 다시 할 수 있기를 기다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김정은이 옳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믿는다. 기회를 잡는 것은 북한 지도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까지는 최대한의 대북 제재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이 "어리석거나 혹은 무모한 행동(foolish or reckless act)"을 할 경우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을 통해 "북한이 보인 극도의 분노와 적대감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회담 취소를 통보했다. 2018.05.24.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을 통해 "북한이 보인 극도의 분노와 적대감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회담 취소를 통보했다. 2018.05.24.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email protected]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 두 동맹국들과 접촉을 하고 있다"면서 "만약 불행한 상황이 우리에게 닥친다면 두 동맹국들이 기꺼이 금전적 부담을 지게 될 것( both allies are willing to bear much of the financial burden "if such an unfortunate situation is forced upon us)" 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공개로 사실상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소식은 스포트라이트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북한은 24일 오전 11시께부터 오후 4시17분께까지 2~4번 갱도와 관측소 등 부대시설을 순차적으로 폭파했다.

 오전 11시께 북쪽 갱도인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한 것으로 시작으로 오후 2시17분께는 서쪽 갱도인 4번 갱도와 단양장을 폭파했다. 곧이어 오후 2시45분께는 생활동 본부 등 5개 건물을 폭파했다.
  
 그리고 오후 4시2분께 남쪽 갱도인 3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하고, 15분 뒤인 오후 4시17분께 군용으로 사용됐던 막사 2개 동을 폭파하는 것을 끝으로 폐기식을 마무리했다.

 1차 핵실험 이후 붕괴돼 폐쇄된 것으로 알려진 1번 갱도(동쪽)의 경우 별도의 폭파 작업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번 갱도는 당초 봉인하는 선에서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 구역이다.

 2번 갱도의 경우에도 2차부터 6차까지 모두 5차례의 핵실험이 진행됐던 곳이어서 폭파 작업이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북한은 단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았던 3·4번 갱도와 함께 2번 갱도도 폭파시켰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풍계리 핵실험 관리 지휘소시설 폭파순간 목조 건물들이 폭파 되며 산산이 부숴지고 있다. 이날 관리 지휘소시설 7개동을 폭파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은 '4번갱도는 가장 강력한 핵실험을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2018.05.25. photo@newsis.com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은 '4번갱도는 가장 강력한 핵실험을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사진공동취재단)2018.5.25/뉴스1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풍계리 핵실험 관리 지휘소시설 폭파순간 목조 건물들이 폭파 되며 산산이 부숴지고 있다. 이날 관리 지휘소시설 7개동을 폭파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은 '4번갱도는 가장 강력한 핵실험을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2018.05.25. [email protected]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은 '4번갱도는 가장 강력한 핵실험을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사진공동취재단)2018.5.25/뉴스1

지난 23일 오후 원산역에서 전용열차를 타고 이날 오전 풍계리 지역에 도착했던 5개국 취재진은 핵실험장 폐기식 종료 후 곧바로 전용열차를 타고 원산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오는 26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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