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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 남자 후보야" "뽑을 사람 없다"…기권·무효표 우려

등록 2018.06.13 10: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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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여성 커뮤니티 "투표용지에 '여자만 뽑는다' 쓰자"

"뽑을 후보 없어 기권하는 게 속 편해" 정치 혐오도

【서울=뉴시스】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고 있는 해시태그 '#투표용지에_여성정치인'

【서울=뉴시스】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고 있는 해시태그 '#투표용지에_여성정치인'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왜 다 후보가 남자냐." "뽑을 후보가 없다." "다른 당이 우세해서 뽑기 싫다."

 최근의 페미니즘 열풍과 각종 스캔들에 따른 정치 혐오 등 이유로 6·13 지방선거에서 기권하거나 무효표를 던지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페미니즘 커뮤니티가 이 같은 움직임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들은 "정치인들은 왜 다 남자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실제로 이번 6·13 지방선거 후보자들 중 여성 후보는 극소수다. 시·도지사 후보의 약 8.5%, 구·시·군의 장의 약 3.3%, 지역구 시·도의원의 약 14.5%,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후보의 약 6.5%만이 여성이다.

 각종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이 같은 정치권의 성비 불균형을 지적한다는 의미로 '무효표'를 행사하자는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여성 커뮤니티 워마드에는 "'여자만 뽑는다'라고 투표용지에 쓰고 나오자. 문구는 자극적으로 쓸수록 좋다. 화제를 모을 수 있으면 더더욱 좋다. 반드시 결집해서 '여자만 뽑는다'라는 의도가 담긴 무효표 투표자들을 늘려야 한다"며 "저렇게 하면 무효표 처리된다. 하지만 이 무효표는 투표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여성 후보를 뽑고 온 것이나 다름없다"는 글이 게시됐다.

 이 글의 게시자는 "'여자만 뽑는다'라는 정치 성향을 적나라하게 투표지에 적어낸 유동층의 입맛에 맞는 정책, 후보들을 (각 정당이) 뽑아서 다음 선거에서 표를 얻으려고 딸랑이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했다.

 한 이용자는 "선거용지에 빨간 볼펜이나 매직으로 'W'를 쓰거나 글을 써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올리자"며 "다음 총선 때는 여성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투표지에 '왜 다 남자야'라고 적고 나오자"며 "이렇게 쓰고 나온 게 한둘이 아니면 반드시 당 내부에서 이야기 나온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도 '#투표용지에_여성정치인'이라는 해시태그가 화제다. 투표용지에 '여성 정치인'이라는 문구를 남기고 무효표를 만들자는 움직임이다.

 트위터 이용자 @Thi************는 이 해시태그를 달고 "여성 정치인 여성 후보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여자를 뽑고, 여성후보가 없을 경우 '여성 정치인'을 쓰고 나온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일인 13일 오전 서울 방배3동주민센터에 차려진 방배3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사무원이 유권자가 놓고 간 투표용지를 참관인에게 확인 뒤 무효표를 알리는 도장을 찍고 있다. 2018.06.13.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일인 13일 오전 서울 방배3동주민센터에 차려진 방배3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사무원이 유권자가 놓고 간 투표용지를 참관인에게 확인 뒤 무효표를 알리는 도장을 찍고 있다. [email protected]

한편 정치 혐오 때문에, 지지 정당 후보의 지지율이 너무 낮아서 투표를 일찌감치 포기하는 분위기도 나타났다.

 트위터 이용자 @sma********은 "전 투표했다. 고민 많이 했는데 그냥 기권 했다"며 "지지 정당에서 내놓은 아무 사람이나 다 지지하진 못하겠다"고 게시했다. @Cho*****는 "우리 지역에서는 뽑을 후보가 없다"며 "기권하는 게 속 편할 듯하다. 지역구민들이 뭔 죄인가"라고 했다.

 이용자 @sul****은 "솔직히 나는 이번 선거 기권하고 싶다. 시의원, 구의원 누가 잘하고 못하는지 잘 모르니 정당을 볼 수 밖에 없고, 정당을 보다 보면 누구 하나 믿을 놈이 없다"며 "늘 내 권리를 행사하는 게 당연하고 맞다고 생각했는데 그 누구에게도 표를 주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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