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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화 폭락, 달러·유로 빚진 터키 기업에 직격타

등록 2018.08.14 16: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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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외화 부채 330조원...약 85%가 2300여개 기업 몫

【이스탄불=AP/뉴시스】 1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스토랑 옆에 외환 시세표가 전시되어 있다. 터키 6.82 리라를 주어야 미 1 달러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날 한때 시장에서 환율이 7.2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 초 대비 40% 이상 폭락한 리라화 시세다. 2018. 8. 13. 

【이스탄불=AP/뉴시스】 1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스토랑 옆에 외환 시세표가 전시되어 있다. 터키 6.82 리라를 주어야 미 1 달러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날 한때 시장에서 환율이 7.2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 초 대비 40% 이상 폭락한 리라화 시세다. 2018. 8. 13.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터키의 리라화 폭락으로 달러, 유로 등 외화 빚을 진 터키 기업들이 직격타를 맞을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2배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이후 폭락한 리라화 가치는 지난 수년 간 저금리를 바탕으로 유로와 달러를 빚진 터키 기업의 위기로 이어졌다.

 서비스 부문의 한 대기업 임원은 FT에 "이제와서 얘기하는 건 쉽다"며 "이번 사태는 터키 기업이 대규모 외화 빚을 지는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터키는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률을 자랑했다. 지난해 경제 대국인 중국, 인도보다 뛰어난 성적을 냈고 올해 2분기에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7.22%를 내며 순항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터키의 이 같은 경제 확장은 외화 부채를 바탕으로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경기 부양을 위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을 때 터키 은행과 기업들은 달러화표시 부채를 늘려갔다.

 외화 부채를 통해 소비와 지출을 촉진한 결과 터키 경제는 국가 재정 수지와 경상수지 모두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현재 터키의 외화 부채는 GDP 대비 50%를 웃돈다.

 터키 중앙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의 외화 부채 2930억달러(약 330조5040억원) 중 약 85%를 2300여개 터키 기업이 나눠서 지고 있다. 향후 1년 안에 비금융 부문 민간 기업은 660억달러, 은행은 760억달러의 외화 부채를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한다.

 터키 당국 관계자들은 기업이 통화 변동 위험을 막기 위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일부 기업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소매업체 및 소비재 기업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됐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위기는 외화 부채를 지지 않은 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소규모 식품 기업 대표는 FT에 "공급 업체와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며 "가격 책정이 어려워 우리가 주문한 품목 중 일부를 제공할 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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