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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난·죽 12점, 봄기운 물씬···고궁박물관 궁중서화실

등록 2019.03.25 11: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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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 바위 그림(석란도), 이하응, 1892

난초 바위 그림(석란도), 이하응, 1892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국립고궁박물관이 꽃단장을 했다. 전시관 지하 1층 궁중서화실을 새로 단장, 26일부터 매화·난·대나무 그림을 중심으로 한 유물 12건을 선보인다.

 조선말 왕실 회화 담당 양기훈(1843∼?), 김응원(1855~1921), 김규진(1868~1933)이 그린 매화·난·대나무 소재 작품과 본인의 호를 딴 '석파란(石坡蘭)'으로 이름을 알린 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의 난 그림, 해당 소재가 그려진 왕실 소용 공예품이 나왔다.

고종의 강제퇴위로 1907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가 된 순종이 머문 궁궐인 창덕궁 인정전을 장식하는데 사용된 대형 병풍인 김규진의 '죽석도 병풍'과 김응원의 작품 '난석도 병풍'도 선보인다.
대나무 바위 그림 병풍(죽석도병), 김규진, 20세기 초

대나무 바위 그림 병풍(죽석도병), 김규진, 20세기 초

김규진은 고종의 명으로 영친왕의 서법 교사를 지낸 인물로 묵죽과 묵란에 뛰어났다. 김응원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에게서 난치는 것을 배웠다. 두 화가 모두 조선 말기와 근대 화단을 잇는 중요한 구실을 했다.

이외에도 왕실인물로 조선말기 묵란화에서 독보적 경지를 이룬 이하응의 묵란 작품들과 지방 출신 화가로는 드물게 궁중에 화가 자신의 이름을 적은 작품을 바친 양기훈이 그린 '매화 대나무 그림 병풍'도 전시된다.

새 단장한 궁중서화실에는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매화·난·대나무 그림을 그리고 공유할 수 있는 인터액티브 영상과 매화와 난 그림을 따라 그릴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난초 바위 그림 병풍(난석도병), 김응원, 20세기 초

난초 바위 그림 병풍(난석도병), 김응원, 20세기 초

매화·난·대나무 등의 소재는 예부터 개성있는 생태적 속성에 따른 다양한 상징적 의미가 발달했다. 이른 봄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는 재생과 지조, 유려한 잎과 은은한 향기를 지닌 난초는 고귀함과 우아함, 대나무는 충성스런 신하의 곧은 마음을 의미했다.

국화와 함께 군자의 덕목에 비유돼 '사군자'로 불렸는데, 그림을 그리는데 서예의 방법이 적용되면서 문인을 위한 그림 소재로 자리 잡았다.

 조선의 임금을 비롯한 왕족과 사대부는 이들 소재의 그림을 즐겨 감상하고 수묵으로 그렸다. 병풍과 족자로도 만들어 궁궐과 사대부집 사랑채 공간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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