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증권가, 아시아나항공 투자의견·목표가 잇따라 하향

등록 2019.03.25 13:26: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대신 "적정 의견은 최소 반기 검토 보고서에나 가능"

KTB "신용등급 하향 시 올 상환 ABS 1조에서 1.7조로"


(자료: 에프앤가이드 및 각사)

(자료: 에프앤가이드 및 각사)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이 2018년 결산 재무제표에 감사의견 한정을 받자 증권사들이 잇달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낮췄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10곳 가운데 8곳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 유지, 시장수익률, 보류 등으로 제시했다. 매수 의견을 낸 곳은 한화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등 2곳 뿐이다. 단 매도 의견은 없다.

앞서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 2018년 회계감사에서 '한정' 의견을 지난 22일 발표했다. 에어부산의 연결대상 포함 여부, 마일리지 이연수익, 복구충당 부채의 인식 등에 대한 충분한 회계 자료를 제시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전까지 재감사를 마치고 '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재무제표를 제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시아나항공 주식은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주식 거래 정지 후 26일부터 거래재개 및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삼성증권은 아시아나항공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30% 내린 3500원으로 이날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투자의견은 닷새 전까지만 해도 '매수'였으나 '유지'로 낮췄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2018년 실적을 대폭 하향 조정해 정정 공시하고, 회계 신뢰성도 훼손됐다"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됐다"라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이었던 KTB투자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회계 기준의 불확실성이 발생함에 따라 목표주가 산출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투자의견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대신증권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목표주가를 4800원에서 4300원으로 지난 22일 조정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회계법인과의 재감사를 통해 적정 의견을 최대한 빨리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적정 의견은 최소한 반기 검토 보고서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재무제표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하락으로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22일 내놓았다.

증권사들이 아시아나항공 한정 사태로 유동성 위기 위험까지 제시해 눈에 띈다. 단순히 올해부터 외부감사 규정이 강화된 결과라고만 여기기에는 그 여파가 상당하다고 본 것이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현황은 여객 매출채권 유동화증권 1조2000억원, 에어부산·에어서울 리스 및 정비 매출채권 유동화증권 4200억원이다.

또 아시아나항공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규모는 약 1조원이고, ABS 조기지급 사유 발생 시 도래하는 차입금 만기 금액은 약 1조7000억원으로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항공권 판매 수익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 ABS에는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라도 현재 'BBB-'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떨어뜨리면 즉시 상환' 조건이 달렸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신용등급은 'BBB-' 등급까지는 투자적격 등급으로 분류되지만, 이보다 한 단계 낮아진 'BB+' 등급부터는 투기등급으로 여겨진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매출채권 기반의 ABS가 아시아나항공의 거의 유일한 차환 수단"이라며 "기존에는 아시아나항공이 ABS를 지속 발행할 수 있어 올해 유동성 위기가 크지 않다고 봤으나 신용등급 하락과 상관없이 ABS 발행에 차질을 빚는다면 유동성 위기 압박이 상승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작년 하반기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했기 때문에 한정 의견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유동성 위기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었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로 신용등급이 한 계단 내려가면 투기등급이 돼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위험이 고개를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ABS가 기반하고 있는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재감사도 이뤄지고 있는만큼 더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다"며 "과도한 위기감이 발생하면 국내 주요 기업이 불필요한 신용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