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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에 강제추행·감금…"조현병" 1심 집행유예

등록 2019.07.31 11: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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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 길거리서 흉기들고 시민 위협·상해

지난해 김천시 미용실서 강제추행·감금도

"조현병 환자, 범행 피해도 비교적 가벼워"

서울동부지법 청사. 뉴시스DB

서울동부지법 청사. 뉴시스DB

【서울=뉴시스】고가혜 기자 = 길거리에서 흉기난동을 벌이고 강제추행에 피해자 감금까지 한 혐의를 받는 40대가 조현병을 이유로 1심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신상정보 공개와 취업 제한도 면제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박정길 판사는 특수상해·강제추행·감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42)씨에게 지난 25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과 40시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씨는 올해 3월8일 서울 광진구 일대에서 흉기를 들고 다니며 행인의 손가락을 베고 인근 편의점으로 들어가 점원의 머리를 수차례 때리는 등 상해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망상과 환청이 들리고 감정·충동·행동 조절이 어려운 조현병 환자로 당시 '사람을 다 찔러 죽여 세상의 왕이 되자'는 망상에 빠져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8월16일에는 경북 김천시의 한 미용실에 들어가 근무 중인 피해자 A씨(22)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하고 A씨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6분 간 문을 잠근 채 감금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판사는 "각 범행의 위험성이 커 죄책이 중하다"면서도 "이씨는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으로 조현병 환자로서 병적 상태가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특수상해의 피해 정도가 비교적 가볍고 강제추행의 부위나 정도도 그리 중하지 않으며, 감금시간도 6분 정도이며 잠금장치 고장으로 실제로는 문이 잠기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사유를 밝혔다.
 
박 판사는 "이씨에게 신상정보를 공개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씨에 대한 신상공개·고지와 취업제한을 면제했다.

재판부가 밝힌 근거 조항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와 제50조의 제1항 단서, 그리고 제56조 제1항 단서에는 "피고인이 아동·청소년인 경우, 그 밖에 신상정보를 공개하여서는 안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신상공개·취업제한 등을) 명령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또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단서에는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그 밖에 취업을 제한해서는 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장애인복지시설을 운영하거나 장애인복지시설에서 근무할 수 없도록 하는 명령을 선고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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