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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미국 퍼주기' 비판 확산 …미국산 옥수수 수입 논란

등록 2019.08.28 19: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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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트럼프에 미국산 옥수수 270만t 수입 약속

【비아리츠=AP/뉴시스】 25일 프랑스 G7 정상회의 참석 중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별도의 양국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악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정상회담은 약 1시간 진행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의 1세션 회의 전후로 이처럼 영국 총리, 일본 총리, 캐나다 총리와 잇따라 양국 회담을 치렀다. 오후에는 독일 총리 및 인도 총리와 회담한다. 2019. 8. 25.

【비아리츠=AP/뉴시스】 25일 프랑스 G7 정상회의 참석 중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별도의 양국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악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정상회담은 약 1시간 진행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의 1세션 회의 전후로 이처럼 영국 총리, 일본 총리, 캐나다 총리와 잇따라 양국 회담을 치렀다. 오후에는 독일 총리 및 인도 총리와 회담한다. 2019. 8. 25.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산 옥수수를 대량 구매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놓고 일본 내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해충 피해'에 따른 대책으로 미국산 옥수수의 대량구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충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해 불필요한 옥수수를 구매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미국산 옥수수 구입 약속이 이뤄진 것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미일 정상회담에서다.

미일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농산물 구매 약속을 지키지 않아 옥수수가 남아돌고 있다"면서 아베 총리가 이를 모두 사주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옥수수 구입 이유에 대해 "해충이 일부 농산물에 영향을 끼처 특정 농산품을 살 필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아닌 민간이 구입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수입키로 한 사료용 옥수수의 양은 약 270만t으로 연간 수입량의 약 4분의 1이다. 금액으로는 약 70억달러(약 8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28일 마이니치신문은 "270만t에 해당한는 옥수수가 일본에 필요한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는 현재 규슈(九州) 지방을 중심으로 11개 현에서 밤나방 유충피해가 발생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피해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 농림수산성 식물방역과는 "해충이 번지지 않도록 대책을 추진하고 있어 잘 되면 피해를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해충피해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수입하기로 한 사료용 옥수수 종류도 문제다. 사료용 옥수수는 잎, 줄기, 열매를 함께 자른 '조사료'와 , 영양가가 높은 알맹이만 떼어낸 '농후사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번에 미국에서 수입하기로 한 것은 전량 '농후사료'다. 

농림수산성은 "조사료 대신 영양가가 높은 농후사료를 주면 가축이 살이 찌거나 병이 생겨 조사료와 농후사료를 균형있게 줘야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불필요한 농후사료 옥수수만 대량 구매키로 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전문가들의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스즈키 노부히로(鈴木宣弘) 도쿄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추가 수입은 전혀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스즈키 교수는 "일본은 이미 연간 1000만t 이상 수입하고 있어 충분하다", "해충 때문에 추가 수입이 필요하다는 이유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중국이 구입하지 않은 옥수수를 구매해) 미중 무역전쟁 피해를 대신 보상해주겠다고 말하기 싫으니 무리하게 이유를 대는 것 아니냐"며 "미국의 (피해)뒷수습을 해주고 있다. 이런 협상은 안된다"고 비판했다.

기업들도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옥수수를 구입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민간기업이라고 설명했는데, 수입 곡물을 취급하는 일본 기업인들은 정부로부터 이에 대해 전혀 듣지 못했다고 한다. 현재 일본 관련 기업들은 관련 정보를 확인하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농림수산성의 한 관계자는 이번 옥수수 구매에 대해 "통상 수입분을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판매할 곳도 정해져 있지 않고, 창고 보관료도 든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제3국에 판매하거나 연료용 에탄올 생산에 사용하는 등의 사용방법도 있지만 "어느 회사가 그것을 하겠느냐"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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