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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명칭 日 잔재…유아학교로 바꾸자"…교총, 교육부와 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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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22 08:30:00
교총, 교육부 본교섭 안건으로 상정·靑 국민청원도 제기돼
교육부 검토계획 無…유보통합·학제개편 병행 과제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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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8-2019 교육부-한국교총 제1차 본교섭·협의위원회 개회식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9.10. park7691@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과거 '국민학교' 명칭을 현재의 '초등학교'로 바꾼 것처럼 유치원도 일제잔재 청산 차원에서 '유아학교'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작 교육부는 명칭 변경은 곧 기관 위상을 재정립하는 사안이라 보고, 당장 교체보다는 장기적으로 검토할 과제라는 입장이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교원단체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 10일 시작된 교육부와의 2018-2019 본교섭 협의안 39개항에 같은 요지의 명칭변경 안건을 올렸다. 올해 삼일절 100주년을 맞은 만큼 일제잔재를 청산하기에 가장 적기(適期)라는 취지다.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명칭을 변경해 학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 주십시오'라는 청원이 게시됐다. 22일 현재 약 9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올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무기한 개학연기 등 사익추구를 위한 집단행동으로 인해 온 나라가 고통을 받았다"며 "다시는 누구도 '사립유치원은 학원과 같은 개인사업자 또는 치킨집 같은 자영업자'라는 말을 할 수 없도록 유아교육기관 명칭을 '유아학교'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청원자는 지난 1995년 '초등학교'로 바뀌기 전 명칭인 '국민학교'처럼 '유치원' 역시 일제잔재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일본에서 독어 어휘인 '킨더가르텐'(Kindergarten)을 한자어로 번역하며서 고착돼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에 전파된 단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명칭변경을 검토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단순 명칭을 변경하기 보다는 초·중등교육기관과의 학제 개편이나 유보통합, 유치원의 기능과 역량 등을 재정립하는 제도 개선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공통된 만3~5세 유아교육과정은 '누리과정'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유치원은 교육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관할하고 있으며 교사양성과정과 자격, 처우가 모두 다르다. 현재 정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격차를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이대에 따라 만 0~2세는 어린이집, 만3~5세는 유치원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 양성체계·자격·처우 등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뒤따르게 된다. 현재 어린이집 교사보다 높은 수준의 자격요건을 갖춰야 하는 유치원 교사들의 반발도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유보통합' 또는 '유보분리'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기는 어려운 상태다.

교육부 설세훈 교육복지정책국장은 "현 법령상 유치원의 법적 지위는 학교이지만 실제 기능은 초중고교에 미치지는 못한다"면서 "유치원의 위상을 끌어올리려면 기관 자체 역량 제고와 제도 개선이 이뤄진 뒤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례로 학교의 경우 사립학교는 사학법인이 설립할 수 있지만 유치원은 개인도 설립이 가능하다. 결국 현 상황에서 단번에 '유아학교'로 명칭을 변경하기에는 간극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다른 접근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비영리기관으로서 유치원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유아학교'로 명칭을 변경하는 유아교육법 개정을 주장한 것이다.

앞으로 유치원에서의 유아교육을 의무교육에 편입하는 학제 개편 여부도 눈여겨 볼 만한 과제다. 이미 지난 2017년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는 현재 초등6년-중등3년-고등3년의 6·3·3 학제를 유치원 2·5·5·2 학제로 개편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만5세 유아교육 1년을 '유아학교' 과정으로 의무화하는 1·5·4·3 개편안을, 국회 교육위원장인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유아교육 1년을 정규교육과정으로 편입하는 1·5·5·4 학제 개편안을 내세웠다.

유보통합 또는 분리, 학제 개편은 폭넓은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추진해야 하는 만큼 향후 국가교육회의 또는 국가교육위원회 차원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교육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가 높아진 만큼 변경했을 때 얻을 만한 성과는 분명하다"면서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유아학교'로 명칭 변경과 함께 공론화·제도 개선에 동시 착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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