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독립선언' 日취조기록 발견…100년만에 첫 공개

민족문제연구소, 오는 4일 학술대회서 공개

2·8 독립선언 서명자 취조기록 분석…진술 등

함경도 3·1운동 관련 '이시카와 자료'도 분석

【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이 소장중인 '2·8독립선언서'. 2019.02.24. (사진=독립기념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100년전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벌어진 '2·8 독립선언'의 실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 일부가 국내 학술대회에서 다뤄진다. 최근 발견된 선언 서명자들에 대한 일본 측 취조기록을 토대로 한 분석인데, 여기에 담긴 기록상 문언은 국내에서 처음 언급되는 것이라고 한다.

1일 민족문제연구소(민문연)에 따르면 최근 '2·8 독립선언 서명자 취조기록'이 일본에서 발굴됐는데, 그 안에 선언을 주도한 조선 유학생 진술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2·8 독립선언은 일제강점기인 1919년 2월8일 일본에서 유학 중이던 남녀 학생들이 조국 독립을 선언한 학생운동이다.  

앞서 도쿄신문은 2·8 독립선언과 관련한 출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금고형을 받은 조선 유학생들의 진술서가 발견됐다는 내용을 다뤘다. 당시 도쿄신문은 도쿄변호사회와 제2도쿄변호사회 합동도서관이 1900~1950년대 형사재판기록 79권 가운데 조선 유학생 진술서가 담긴 1권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조서에 2.8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사람은 와세다대 유학생이었던 작가 이광수이며 최팔용, 김도연, 김철수, 백관수 등의 인물도 원안에 참여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이광수 등 5명은 경찰의 눈을 피해 도쿄 야스쿠니신사 내 오무라 마스지로 동상 앞에서 독립선언서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취조 기록 속 유학생 진술 등은 2·8 독립선언에 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료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그간 2·8 독립선언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개인 회고 등에 의해 당시 상황을 추적해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민문연은 또 이른바 '이시카와 자료' 또는 '대정8년 보안법사건 문서'로 불리는 함경도 지역 3·1운동 관련 기소 준비 자료를 분석했다. 이시카와 자료는 3·1운동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기기 위한 과정에서 검사 개인이 작성한 기록들이다.

【서울=뉴시스】 대정 8년 보안법 사건 문서철. 함경도 지역 3·1운동 관련자 기소를 위해 이시카와 검사가 작성한 개인 기록으로 '이시카와 자료'로도 불린다. 2019.10.01 (사진 =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이 기록을 통해서는 3·1 운동 당시 함경도 지역에서의 지하조직 결성, 지하신문 발간, 관공서 방화, 관공리 퇴직권고 등 항쟁 양상과 독립운동가들의 행적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문연과 독립기념관은 이시카와 자료를 해제를 덧붙여 2권 분량으로 발간하기도 했다.

이는 일제강점기 상소법원 기록만 있고, 하급심 기록을 찾기 어려웠던 함경도 지역 3·1운동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숨은 독립운동가를 찾아 서훈 추진을 할 여지도 있을 것이라고 민문연 측은 보고 있다.

민문연은 2·8 독립선언 서명자 취조기록과 이시카와 문서 관련 분석 내용을 오는 4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공개하는 학술대회를 예정하고 있다.

학술대회에서 2·8 독립선언 서명자 취조기록 관련 내용은 와세다대학교 대학사자료센터 소속 미야모토 마사아키(宮本正明)씨가 발표한다. 이시카와 자료 관련 내용은 민문연 측에서 발표하며, 이후에는 독립기념관과 학계 관계자들이 발표 내용들을 토대로 종합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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