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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베트남 경제 포럼]경제 급성장한 베트남..."내부적 성장·개혁 병행돼야"

등록 2019.10.29 12: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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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 선임연구위원 "부품소재산업 투자 확대해야"

김용균 교수 "중진국 함정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 높아"

박창욱 사무총장 "전략적 연대 위해 인력 준비 잘해야"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용균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29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회 뉴시스 베트남 경제 포럼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0.2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김용균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29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회 뉴시스 베트남 경제 포럼 패널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0.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민기 기자 = 베트남이 체제 전환과 경제 개발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경제 상황을 개선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지금과 같은 성장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내부적 성장 동력과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더플라자 호텔에서 개최된 '제1회 뉴시스 베트남 경제 포럼'의 제1부 세션 패널토론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베트남이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뤄낸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여기에 취해 내부 개혁을 이어가지 않으면 '중진국 함정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 높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부다이탕 베트남 기획투자부 차관의 기조 연설 이후 육수현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사회로 진행된 제1부 세션 패널토론에는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 선임연구위원,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김용균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권 선임연구위원은 "국영기업이 주도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갖춘 베트남은 민간 부문이 취약하고, 한국이 기술 이전을 할 인력과 중소기업이 없다"며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과 산업 구조 개선을 위해 한국이 부품소재산업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선임연구위원은 "일반 개도국들은 경제 개발과 공업화에만 매진하면 되지만 베트남은 체제 전환과 경제 개발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거쳐 경제 발전을 이어왔다"며 "동남아 외환 위기와 미국발 경제 위기 등의 고비를 넘기며 한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권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동남아에 진출한 1만5000개 기업 중 베트남에만 약 7000개사가 있다. 이 중 제조업체만 약 4000개이며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고용된 베트남 인력은 약 80만명에 달한다.

권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2013년부터 중국몽이나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는데 베트남 역시 중국에 이어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아세안의 생산 거점으로 베트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한국과 베트남 교역액이 700억 달러 수준이고 내년에 1000억 달러 달성은 어렵겠지만 전체 아세안 협력 차원에서 본다면 베트남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며 "베트남의 부족한 인프라 문제와 부품소재산업 확대 등을 지원하면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면서 한국 경제에도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 교수는 "베트남 경제가 성장하고 있고 지금과 같은 기조가 당분간 계속 이어지겠지만 중진국 함정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의 성장이 축복을 가장한 저주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금 경제 성장이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자기만족에 빠지기 쉽고, 이와 같은 성장이 오히려 개혁을 위한 근본적인 노력을 가로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 선임연구위원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회 뉴시스 베트남 경제 포럼 제 1부 세션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2019.10.2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 선임연구위원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회 뉴시스 베트남 경제 포럼 제 1부 세션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2019.10.29. [email protected]


김 교수는 "베트남의 경제가 많이 발전했지만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의 경제 성장과 비교하면 눈부신 성장은 아니었다"며 "베트남이 왜 가능성에 비해 동북아와 같은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베트남은 고부가가치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교육, 인프라 구축 등 국가가 해야할 역할이 있는데 베트남 정부는 재정이 없다"며 "경제가 성장했다고 하지만 최근 10년간 매년 GDP 4% 규모의 적자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 부문과 달리 내수는 국가 정책으로 경쟁을 제한하면서 자국기업이나 국영기업 보호주의 속에 갇혀 있다"며 "정부의 특혜가 한쪽으로 몰리다 보니 은행에 대출을 비롯한 자본, 인력 배분에 왜곡을 가져와서 인력이 활력있는 수출 부문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베트남이 지금까지는 나름의 분배 정책을 펼치면서 경제 성장에 기여해왔지만 이 과정에서 엘리트들이 국가 권력을 이용해 이윤을 추구하고 스스로를 특권화하며 부패하는 경향도 있었다"며 "파편화된 국가 권력이 경제 성장을 위한 장기 전략 수립을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수출 부문 고도화와 내수 부문 개방, 경쟁 강화 등의 중장기 경제 전략에 부합하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국과 베트남이 '윈윈'할 수 있다"며 "연구·개발과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 등에서도 민관 협력 방식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박 사무총장은 베트남 현지에서 일할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우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 과정(GYBM)'은 매년 25~34세 중 100명의 대졸자를 선발하고 인당 2000만원을 지원하며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돕고 있다.

약 1년 동안 현지어와 영어 교육, 직무 교육, 현지 문화 교육, 리더십·인성 교육 등을 제공하며 교육생 수는 향후 10년 안에 3000명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무총장은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미국이 '탈 중국'을 하게 되면 경제적으로 베트남이 핵심 요충지가 될 것"이라며 "동남아와 전략적 연대를 구축하는 데 청년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준비를 미리 잘 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사무총장은 "베트남 등 해외에서 취업하면 '한국에서 취업 못해서 왔냐'는 인식이 큰데 현지 취업자들한테 이런 낙인을 찍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사무총장은 "20~30대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해외 취업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데 한국에서 취업난을 피해 도망갔다는 인식이 있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청년들도 있다"며 "청년들이 해외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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