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손배소 재판 '공전'(종합)

"서울 동일 재판, 일 외무성 국제송달 반송"

"광주·전남 9개 재판 서류도 반송 될 듯"

"일, 반송·무대응시 궐석재판 이뤄질 듯"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광주·전남지역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진행 중인 손해배상소송이 연기되는 등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법원이 국제송달로 일본에 해당 소송 서류를 보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태다.

최근 서울에서도 광주·전남과 동일한 사안의 재판이 진행중인데 일본 외무성은 국내 법원이 보낸 국제송달 서류를 반송 조치했다. 광주·전남 지역 소송 서류 역시 반송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광주지법 제14민사부(부장판사 이기리)는 12일 강제동원 피해자 자녀 A 씨 등 12명이 미쓰비시중공업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등 2건의 관련 사건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원고 측에서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 김정희 변호사 등 2명의 법률 대리인이 참석했지만, 미쓰비시 등 피고 측에서는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달 첫 재판 역시 같은 상황이었다.

재판부는 내년 4월9일로 재판을 연기했다. 또 내년 5월14일에 재판을 한 번 더 연 뒤 6월11일에 선고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피고 측의 무반응이 계속되거나 국제송달 서류가 반송될 경우 궐석재판을 진행, 내년 6월에 선고하겠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향후 일정 만을 다시 정한 뒤 재판을 마무리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에서도 동일한 재판이 진행중이다. 국내 법원이 국제송달로 소송서류를 보냈는데 일본 외무성이 이를 반송 조치했다. 광주·전남서는 9건의 관련 재판이 시작됐다. 지역 소송 서류도 모두 반송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재판이 연기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는 국제송달 협정(헤이그) 위반이다. 사인 간의 재판을 국가가 나서 간섭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과 민변 광주·전남지부는 지난 4월 말 일본 전범기업 9곳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는 강제동원 피해자 2명(1명 사망)과 자녀 52명 등 총 54명이 참여하고 있다.
 
시민모임은 지난 3월25일부터 4월5일까지 광주시청 1층 민원실에 강제동원 피해 접수 창구를 마련, 소송인단을 모집했다.

모집 결과 피해 사례 접수는 총 537건이었으며, 소송 참여 방법 등을 묻는 전화·방문 상담도 1000여 건이 넘었다.  

시민모임과 민변은 537건의 사례 가운데 당시 가해 기업과 현존 기업의 지위 승계와 구체적 피해 사례 증명 여부 등이 확인된 피해자 54명을 소송 원고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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