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갓 돌 지난 아들 있는데" 과로로 숨진 성주군 직원 '추모 물결'

등록 2020.03.06 13:59:30수정 2020.03.06 19:02:2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코로나 비상근무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4일만에 숨져

평소 성실하던 '세 아이 아빠' 비보에 동료들 눈시울

"부인도 공무원…하루 빨리 코로나 극복, 일상 되찾아야"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4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한 방역 관계자가 시설물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02.24.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4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한 방역 관계자가 시설물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02.24.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어떻게 해요. 셋째가 이제 갓 돌이 지났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북 성주군의 한 40대 공무원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숨져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6일 경북 성주군에 따르면 재난안전대책본부 실무자인 안전건설과에서 근무하던 A(47·6급)씨는 비상근무 중 지난 2일 오전 11시께 화장실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당시 A씨는 직원에 의해 발견됐지만 의식불명상태로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A씨는 쓰러진 지 4일만인 6일 오전 4시께 숨졌다. 

군 관계자는 "사고 당시 본관 3층 재난상황실에서 코로나19 업무를 보다가 과로로 쓰러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A씨는 1996년 시설직 공채로 임용돼 도시·건축·토목 분야에서 일했다.

A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달 17일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4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한 방역 관계자가 시설물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02.24.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급증하고 있는 24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한 방역 관계자가 시설물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02.24. [email protected]

매일 새벽같이 출근해 밤늦게 퇴근했다. 주말에도 평소처럼 출근해 일했다.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쉬지도 못했다.

결국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A씨는 화장실에 갔다가 쓰러졌다. 병명은 뇌출혈이었다.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A씨는 초등학생 3학년생과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 이제 막 돌이 지난 세 아이의 아버지였다.

A씨의 부인도 공무원으로 셋째를 낳은 후 육아 휴직 중이었다. A씨의 부인은 A씨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대구 집에서 병원을 급하게 달려가 간호했다.

하지만 A씨는 끝내 깨어나지 못했고 이 충격에 A씨의 부인은 쓰러지기까지 했다.

A씨의 동료 공무원은 "갑자기 이렇게 된 것도 충격이지만 누구보다 부인이 가장 크게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며 "모두 갑작스레 닥친 일로 망연자실 해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A씨의 동료 공무원들도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76명 추가돼 총 3526명으로 늘어난 1일 오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 얼굴에 보호구 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2020.03.01.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76명 추가돼 총 3526명으로 늘어난 1일 오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진 얼굴에 보호구 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email protected]

한 동료 공무원은 "평소에도 성실하게 자기 맡은 일에 충실한 직원이었다"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밥은 먹었는지 좀 더 신경썻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모든 공무원이 코로나19에 집중하느라 다른 일은 손도 못 대고 있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됐으면 한다. 이러다 또 다른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까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성주군은 A씨의 장례식 발인 시 A씨의 운구차가 군청에 들렸다 가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A씨의 유족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아직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유족에게 발인 시 운구차가 군청에 들렸다 가는 것을 제안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유족으로부터 온 답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A씨의 죽음에 동료 공무원들 모두 슬퍼하며 힘들어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로 도와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례는 대구 웰니스1004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르며, 발인 일시는 8일 오전 8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