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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재고정보' 앱 첫날 대혼선…"헛수고는 매한가지"

등록 2020.03.11 14: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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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8시부터 공적마스크 정보 서비스

앱 등 '접속자 폭주', '공공데이터 조회 지연'

"재고 수정해야 하는데 전산 오류로 못고쳐"

마스크 사이즈 미분류, 약국 지도 빠지기도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1일 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구로 코리아빌딩 콜센터 인근인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0.03.1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1일 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구로 코리아빌딩 콜센터 인근인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0.03.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공적 마스크 판매 현황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사이트(웹) 서비스 시작됐지만, 전산 오류 및 사이즈 미분류 등 이유로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11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와 굿닥(마스크스캐너), 웨어마스크 등 민간 웹, 앱 개발사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공적 마스크 재고현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스크 현황은 '녹색(100개 이상)', '노란색(30~99개)', '빨간색(30개 미만)', '회색(재고 없음 등)' 총 4가지 색깔로 분류해 표시된다.

그러나 이날 오전 대다수 앱과 웹이 '접속자 폭주', '공공데이터 포탈 마스크 재고 조회 지연' 등의 이유로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20대 A씨는 "오전에 한 앱을 켰는데 오류가 나서 발품을 팔았지만 결국 사지 못했다"며 "부모님 댁에 방문할 겸 관악구로 넘어와 다시 켜 봤더니 작동돼 약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A씨가 간 약국에서는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었고, 앱에도 물량이 남았다고 표시됐다. 이 약국 관계자는 "1시간 전쯤 마스크가 배송돼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처럼 앱·웹을 보고 방문해 마스크 구매에 성공한 이들은 운이 좋은 경우이다. 각 약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기재하는 '중복구매 확인시스템' 자체가 이날 오전부터 계속 에러가 났기 때문이다.

한 약사는 "우리가 (물량을) 입력해야 하는데, 서버 접속이 안 되는 탓에 아침부터 전산 입력을 못했다"며 "아침에 줄 선 손님들께 번호표를 나눠준 양만큼 재고에서 빼야 하는데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앱을 연동시킨 첫날이라 그런지 원활한 접속이 불가능해 수량을 고칠 새도 없었다"며 "또 (개인적으로) 마스크가 더 필요한 어르신들께서는 오히려 앱을 이용 못하고 아침부터 줄 서 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약국은 앱에 녹색으로 표시된 탓에, 이를 보고 "마스크 남아있죠?"라는 문의전화가 수차례 왔다고 한다.

이 약국을 찾은 20대 B씨는 "앱과 웹을 보고 왔는데 없다고 한다. (다른 약국을) 더 찾아봐야겠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조모(52)씨도 "(물량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없다"며 "전산 오류가 있으면 헛수고하는 건 매한가지"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 인근의 서울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강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2020.03.10.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지난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 인근의 서울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강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2020.03.10. [email protected]

또 일부 약국에서는 마스크 사이즈가 앱·웹상에 미분류된 탓에 녹색, 노란색을 띠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방문했을 때 구입이 어려운 풍경도 연출됐다.

한 약사는 "(앱상 물량 보유라고 뜨는 건) 소형 사이즈가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다. 보유 물량 내 사이즈 구분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모(47)씨는 "앱을 보고 오늘 2번째 약국을 찾은 것"이라며 "소형만 남아있다고 한다. (앱 등이) 괜찮아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처럼 마스크 현황이 공개된 첫날 시스템 적응이 매끄럽지 않은 탓에 약사들의 곤욕도 가중되는 모양새다.

영등포구 소재 약국에서 근무하는 김모(62) 약사는 "앱에는 우리 물량이 많다고 나와있어 전화가 오기도 하는데, 우리는 125개 물량을 오전 중 번호표를 배부해 끝낸 상태"라며 "앱에 떠도 어린이용(소형)이 남았기 때문에 소용없고, (전산 시스템이) 버벅거리고 속도가 느리다"고 밝혔다.

김씨는 "남들보다 일찍 업무를 시작해서 손님들과 우리 업무를 수월하게 하고자 조제와 마스크 판매 작업을 분류하는 식으로 일종의 자구책을 냈음에도 '왜 없냐'고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마스크 판매로 돈을 남긴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된다. 봉사정신으로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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