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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1분기 역성장 가능성…코로나 경제 타격 3~4년 갈 수도"(종합2보)

등록 2020.03.20 18: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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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선언되며 세계 경제 U자 그리는 시나리오까지 거론"

"항공·숙박·외식·물류·해운 타격 커…국제기구들, 내년 회복 예상"

"환율 변동성 불가피하나 과도하진 않을 것…추가 조치 검토"

"추경 사업에 재난기본소득 취지 반영한 사업 이미 여럿 반영"

"5월 ADB 연차총회, 계획대로 진행 어려워…하반기 개최 희망"

[서울=뉴시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후 대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대구경제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0.03.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후 대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대구경제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장서우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 1분기에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신 간담회에서 한국 경제가 세계 교역 증가율이나 경제 성장률, 교역 상대국의 성장률 등 세계 경제로부터 받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국내외 소비, 수출, 투자 등에 미치는 파급 영향을 따져 보면 그런 경우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항공업과 숙박·외식업, 해운업, 물류업 등에서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재정 조기 집행 등을 통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알렸다.

홍 부총리는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당초엔 상반기엔 어렵고 하반기부터 회복되는 U자, 혹은 V자 형태로 갈 것으로 예상됐다"고 짚으며 "코로나19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되면서 올해는 어렵고 내년부터 회복되는 2년에 걸친 V자, 혹은 어려움이 3~4년까지 지속되는 대문자 U자 시나리오까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중"이라면서 "대부분의 국제기구들은 올해는 어렵고 내년 정도엔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 같고, 이것이 지표상 전망치에 반영돼 있다"고 알렸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선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고 짚었다. 그는 "모빌리티'(mobility)의 제한은 경제에 엄청나게 큰 제약이다. 감염병으로 인한 불안감에 접촉을 꺼리고 이동을 제한하게 되면 한국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엔 타격이 더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 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위기가 금융 분야에서 시작됐다면 지금은 실물 경제에서 먼저 타격이 가시화되고 금융을 포함한 전 업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복합 위기"라고 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감염병이 통제되는 상황이라면 불안 심리가 급격히 완화되면서 빠른 회복을 가져올 여지가 있다고 본다. 불안 심리가 걷히면 회복 속도는 빠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 양자 간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체결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285.7원)보다 39.2원 내린 1246.5원에 마감한 20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서 직원이 환전 금액을 바꾸고 있다. 2020.03.20.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 양자 간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체결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285.7원)보다 39.2원 내린 1246.5원에 마감한 20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서 직원이 환전 금액을 바꾸고 있다. 2020.03.20. [email protected]

최근의 환율 상황에 대해 홍 부총리는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지금처럼 과도한 폭은 아닐 것"이라면서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해 내막적으로 검토되는 수단들이 있으며 이를 적절히 제시하면서 시장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환보유고 등을 활용해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외화를 확보하는 데서의 애로를 해결해주거나 정부가 가진 기금을 활용하는 등 여러 수단을 이용할 것"이라면서 "항공·외식업계가 '죽음의 계곡'을 지날 수 있는 자금을 한국은행에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은에 금리를 인하하면서 구입 채권 범위를 넓힌 것이 이를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체결된 한·미 통화 스와프와 관련, 홍 부총리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대비 2배인 600억달러 규모인데, 이는 전적으로 미국이 정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외환 시장에 든든한 안전망이 추가됐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조치 이후 환율 하락, 코스피 상승 등 외환 시장이 안정됐지만, 변동성에 대해 마음을 놓을 순 없다"고 경계하면서 "통화 스와프 외에도 추가로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며 적절한 시기에 발표·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화 스와프를 (미국 외) 여러 나라와 추가로 체결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은행과 기업의 경제 활동에 '보틀넥'(bottle neck, 병목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 수준에 대해선 "단기외채 비율이 32%대로, 다른 나라에 비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10여년치 통계를 보면 3000억달러대 초반에서 꾸준히 증가하며 한국 경제가 가진 역량 범위 내에서 상당히 안정적으로 관리돼 왔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외환보유고는 많으면 많을수록 시장에 믿음을 줄 수 있다는 부분에서 긍정적이나 4000억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데 평가를 해주셨으면 한다"면서 "단기적으로 달러 수급에서 불안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금융 시장 안정 방안으로 내세운 채권시장안정펀드에 대해선 "2008년 당시 10조원 규모로 조성·운영됐고, 당시 절반 정도 작동했다"면서 "당시의 큰 프레임은 벗어나지 않을 것이지만, 주식·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생각하면 그때보다는 더 (크게 ) 작동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8.51포인트(7.44%) 상승한 1566.15,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40포인트(9.2%) 오른 467.75 에 마감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2원 내린 1,246.5원에 마감했다. 2020.03.2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8.51포인트(7.44%) 상승한 1566.15,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40포인트(9.2%) 오른 467.75 에 마감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2원 내린 1,246.5원에 마감했다. 2020.03.20. [email protected]

주식시장안정펀드와 관련해선 "시중 은행의 참여가 필요하며 협의가 내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규모는 다음 주 중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IMF 외환위기 때와 현재 상황의 차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에 있다고 홍 부총리는 짚었다.

그는 "25년 전과 대비해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식은 현저히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단기적인 자금 이탈은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 심리에 기인한다. 국제 공조 하에 불안 심리가 걷히면 다시 복구될 힘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제 공조 방안과 관련, 홍 부총리는 "모든 국가가 국경을 걸어 잠갔을 때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 보면 굉장히 두렵다"면서 "방역에 충실하면서도 국제 이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주요 20개국(G20) 체제에서 논의되면서 큰 틀에서의 이해와 공감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부 민간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재난기본소득' 도입 주장과 관련, "정치권에선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향으로 상당히 문제가 많이 제기됐는데, 재정 당국 입장에선 형평성과 효과성, 재원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할 수밖에 없는 사항"이라며 "지금 상황에선 재정 당국으로서 의견을 같이하긴 어렵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소득이나 자산, 고용 상황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이미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전 국민이 아닌 저소득층 등 일부 국민에 한정해 현금을 지급하는, 현금성 지원 사업의 취지를 반영한 사업들이 많이 반영돼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소비 쿠폰, 아동 돌봄 쿠폰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다만 홍 부총리는 "앞으로 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선 정부가 계속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마련된 복지 체계와 결부 시켜 봐야 한다. 512조원 규모의 정부 예산 중 180조원이 복지 예산인데, 기존의 복지 체계와 같이 가야 할지, 별도로 가야 할지도 짚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석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소비가 부진해지면서 농산물 가격과 공산품,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 물가가 모두 내려갔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103.74(2015년=100)로 한 달 전보다 0.3%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농림수산품 물가가 3.1% 내려갔다. 농산물 가격은 출하량이 늘어난 반면, 코로나19로 소비가 부진해지면서 5.8% 급락했다. 딸기(-35.9%), 무(51.0%), 상추(-60.6%) 등이 줄줄이 내려갔다. 축산물도 1.5% 하락했다. 20일 서울 시내 한 마트 매대의 모습. 2020.03.2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석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소비가 부진해지면서 농산물 가격과 공산품,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 물가가 모두 내려갔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103.74(2015년=100)로 한 달 전보다 0.3%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농림수산품 물가가 3.1% 내려갔다. 농산물 가격은 출하량이 늘어난 반면, 코로나19로 소비가 부진해지면서 5.8% 급락했다. 딸기(-35.9%), 무(51.0%), 상추(-60.6%) 등이 줄줄이 내려갔다. 축산물도 1.5% 하락했다. 20일 서울 시내 한 마트 매대의 모습. 2020.03.20. [email protected]

2차 추경 편성 가능성과 관련해선 "행정부 차원에서 여유 자금을 동원해 즉시 지원한 규모만 해도 5조원가량이었다. 행정부 조치가 없었다면 이런 내용들을 추경안에 모두 담았을 것"이라면서 기존 추경 규모가 작다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그는 "팬데믹 선언 이후 세계 경제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한계기업, 취약계층 등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면 정부로서는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대책이 마련되면 재원 문제도 함께 검토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상황에 따라 편성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한편 오는 5월 중 인천 송도에서 예정돼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와 관련, 홍 부총리는 "코로나19로 계획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런 입장을 ADB에 전달했다"면서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하반기에는 마무리된다는 전제하에 하반기 중 개최하는 것을 희망하면서 이런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ADB의 입장이 정리되면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의 검사 키트에 대한 다른 국가의 수요와 관련, "미국을 포함한 몇 개국에서 제공해달라는 요청이 있다"면서 "보건복지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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