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물질 형성 필수과정 '핵생성' 순간 세계 첫 관찰 성공

등록 2021.01.29 04:01: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IBS, 한양대 등과 연구, 고체재료가 형성되는 근본 원리 규명

권위있는 국제학술지 'Science'에 연구결과 게재

비결정상에서 결정핵 성장하며 최종 결정상 상태 이뤄

[대전=뉴시스] 전통적인 핵생성 이론(A)과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핵생성 과정(B) 비교.

[대전=뉴시스] 전통적인 핵생성 이론(A)과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핵생성 과정(B) 비교.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원자가 모여 물질을 형성하기 위한 필수과정인 '핵생성(nucleation)' 순간이 처음으로 관찰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입자연구단 박정원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이원철 한양대 교수팀,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와 함께 세계 최초로 핵생성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원자 크기는 수 옹스트롬(Å·백억 분의 1m) 수준으로 작고 밀리 초(ms·1000분의 1초) 단위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핵생성 과정을 직접 관찰하기가 매우 어려워 핵생성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여러 이론이 등장했지만 실험을 통한 증명은 시작단계다.

이번에 공동 연구진은 핵생성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키 위해 먼저 원자 한개 두께의 얇은 그래핀 막 위에 전자빔을 받으면 금 원자를 방출하는 나노 물질을 합성했다.

이후 합성된 시편을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가 보유한 첨단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관찰하며 금 결정의 형성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투과전자현미경의 전자빔을 받고 방출된 금 원자는 그래픽 박막 위에서 뭉치며 나노결정을 형성한다.

관찰 결과, 안정적인 결정핵이 탄생할 때까지 원자들은 무질서하게 뭉친 덩어리 구조(비결정상)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 구조(결정상)의 두 상태를 가역적으로 반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결정핵의 크기가 성장함에 따라 가역적인 반응은 비가역적으로 변했다. 이는 결정핵이 처음부터 규칙적으로 정렬된 결정상으로 성장한다는 기존 핵생성이론과 상반되는 결과다.

또 연구진은 결정핵의 크기가 성장함에 따라 점점 결정상 상태로 머무르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도 확인했다. 지름이 약 1㎚일 때는 10%의 확률로 결정상 상태를 가졌지만 지름이 약 2㎚를 넘어가면 90% 이상의 확률로 결정상으로 존재했다.

[대전=뉴시스] 투과전자현미경(TEM)을 통해 관찰한 금 나노결정의 탄생 과정.

[대전=뉴시스] 투과전자현미경(TEM)을 통해 관찰한 금 나노결정의 탄생 과정.

박정원 IBS 연구위원은 "원자 몇 개가 뭉친 정도의 초기 핵생성 단계에서는 결정상과 비결정상을 오고가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작기 때문에 두 상태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처음엔 대부분 비결정상이었던 결정핵이 성장해 최종적으로는 결정상 상태를 이룬다는 사실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결정핵이 결정상으로 머무르는 시간이 길수록 더 큰 크기의 나노결정이 형성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9일 오전 4시(한국시간)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IF 41.845)에 게재됐다.(논문명:Reversible Disorder-Order Transitions in Atomic Crystal Nucleation)

박 연구위원은 "물질 성장의 신호탄인 핵생성 과정의 새로운 원리를 발견함과 동시에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한 연구"라며 "핵생성에 관한 새로운 열역학적 이론을 제시했다는 데 학문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철 한양대 ERICA캠퍼스 교수는 "박막 증착 공정의 극초기상태를 실험적으로 재현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