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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쿠팡은 어디로…中 아니면 오프라인?

등록 2021.02.18 10: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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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수조원 대 실탄 확보 가능

중국 등 해외 진출 가능성 엿보여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 인수설도

상장 후 쿠팡은 어디로…中 아니면 오프라인?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쿠팡이 미국 증권 시장 상장에 본격 착수하면서 상장 이후 쿠팡 행보에 관심이다. 대규모 물류센터 등을 추가로 세우며 국내 e커머스 시장을 틀어쥘 거라는 건 지난 10년 간 쿠팡이 보여준 사업 방식만 봐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업계는 현재 예상되는 기업공개(IPO) 규모를 고려할 때, 또 한 번 수조원 대 실탄을 확보한 쿠팡이 다른 사업 영역으로 진출할 준비도 하게 될 거라고 전망한다. 다른 사업 영역은 크게 두 가지로 예상된다. 하나는 해외 진출, 다른 하나는 국내 오프라인 유통 진출이다.

◇상장 이후 막대한 투자금은 어디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고 자료를 보면, 쿠팡은 상장 이후 투자금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끌어올 계획이다. 다만 업계는 '10억 달러'는 명목상 수치이고,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블룸버그가 예상한 쿠팡 기업 가치는 300억 달러(33조1600억원),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보다 약 1.6배 많은 500억 달러(약 55조2700억원)로 예상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는 기업으로는 2014년 중국 최대 e커머스 업체 알리바바(1680억 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이에 쿠팡이 앞서 손마사요시(孫正義·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에서 투자 받은 34억 달러(약 3조7600억원)보다 많은 돈을 조달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그러다보니 이 막대한 자금이 국내 e커머스 영향력 확대에만 쓰이지는 않을 거라는 예상이다. 그 중 하나로 해외 진출 가능성이다.

◇해외로 가는 쿠팡?

쿠팡도 해외 진출을 부인하지 않는다. 쿠팡은 상장 신고 자료에서 "우리 사업을 다른 국가로 확장할 수 있고, 서비스 현지화를 위해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해외 사업이 가능한 나라로는 역시 중국이 꼽힌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라는 매우 강력한 경쟁 업체가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는 곳"이라며 "쿠팡의 빠른 배송을 중국에서도 해낸다면 호응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쿠팡은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에 사무실이 있다.

쿠팡의 해외 진출은 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현재 국내 1위 e커머스가 됐다고는 해도 네이버·롯데·신세계·이베이코리아 등과 계속 경쟁해야 한다. 그동안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누적 적자가 41억1800만 달러(약 4조5580억원)나 쌓인 것도 부담스럽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시 상장을 한다 해도 쿠팡 사업 방식은 여전히 리스크가 있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뒤에야 해외 진출도 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

◇오프라인 매장 통해 신선식품 강화?

해외 진출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가시화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꼽히는 게 오프라인 유통 진출이다. 쿠팡의 롤모델이 아마존이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마존의 공격적 투자, 온라인스트리밍 서비스 진출 등을 그대로 따라갔던 쿠팡이, 2017년 유기농 식품 업체 홀푸드마켓을 인수해 신선식품 부문에서도 영향력을 넓힌 아마존 방식을 또 한 번 이어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쿠팡의 약점은 신선식품이다. 산지(産地) 확보, 관리 등에 노하우가 필요한데다가 여전히 신선식품은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도 있다. 만약 쿠팡이 신석식품을 잘 다룰 수 있는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를 사들인다면 국내 유통 시장 내 영향력을 더 확실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 상장이 마무리 되면 어떤 사업이든 시도해볼 수 있는 자금이 생긴다"며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 인수는 그중 가장 안정적인 투자로 보인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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