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윤석열, "머리 숙여 사과, 지켜봐 달라"…호남 민심 달래기(종합)

등록 2021.11.10 18:10:06수정 2021.11.10 18:14:0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홍남순 변호사 생가 찾아…"고생 전해 들어"

민주묘지서 "광주 피의 희생 똑똑히 기억"

"이 시대 사는 모두 광주의 아들" 고개숙여

광주 인파로 10분 간 제자리…추모탑 못가

취재진에 "쇼 잘 안해", "5·18, 헌법 전문에"

내일 김대중 기념관 방문, 노무현 묘역 참배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추념문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1.11.10.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추념문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1.11.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준호 정윤아 양소리 최서진 김승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전두환 옹호' 발언이 나온지 22일 만인 10일 광주를 찾아 머리를 숙이고 사과했다. 5·18 민주묘지에선 광주 시민들의 인파에 가로막혀 소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후 첫 일정으로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학살에 항의하며 행진하다 내란수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고(故) 홍남순 변호사 생가를 찾았다.

윤 후보는 유족들과 만나 "제가 검찰에 있을 때 많이 지도해주고 아껴주던 선배의 형수가 조비오 신부님의 막내 여동생이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홍 변호사님과 조 신부님이 내란죄로 구속돼 얼마나 고생했는지 전해 들었다"고 위로했다.

유족들은 "바쁘신데 시간을 쪼개 가지고 방문해 주셔서 영광이기도 하고 고맙다"고 화답했다.

윤 후보는 이어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경찰들과 시민들의 대치 속에서 묵념을 마친 뒤 "저는 40여 년 전 5월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제 발언으로 상처받은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는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됐고, 광주의 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꽃 피웠다"며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5월 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며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염원하시는 국민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고, 여러분께서 쟁취하신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며 또 한 번 머리를 숙였다.

그는 5·18 민주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에 도착해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을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썼다.

그러나 그의 방문을 반대한 '오월 어머니회' 등 광주 시민들의 인파에 가로막혀 10여 분 간 제자리에 멈춰 서 있다가 추모탑까지 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진행했다.

그는 일정을 마무리한 후 기자들을 만나 광주 방문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에 대해 "저는 쇼 안 합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제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사과를 드렸고, 이 마음은 제가 오늘 이 순간 사과드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으신 국민들, 특히 광주시민 여러분께 이 마음을 계속 가지고 가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예전 참배와는 달리 이날 참배 과정에서 광주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데 대해선 "저분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고 제가 5월 영령들의 분향도 하고 참배하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많은 분들이 협조해줘서 이 정도로 제가 분향은 못했지만 사과를 드리고 참배한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같은 '무릎참배'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선 "이 마음을 계속 유지해서 가지고 가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실어달라는 요구에 대해선 "그건 제 원래의 생각이 5·18의 정신이라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정신이고, 또 우리 헌법가치를 지킨 정신이기 때문에 당연히 헌법전문에 헌법이 개정될 때 늘 올라가야 한다고 전부터 주장을 해왔다"며 찬성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부산 해운대에서 당원들을 만나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발언해 '전두환 독재 옹호' 비난을 샀다.

그는 사흘 뒤에서야 기자회견을 통해 송구하다며 몸을 낮췄다. 그러나 같은 날 캠프 실무진이 윤 후보의 반려견 '토리'에 사과를 주는, 일명 '개 사과'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며 다시 논란을 키웠다.

한편 윤 후보는 오는 11일 전남 목포에 있는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