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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오늘 기준금리 결정…동결 유력

등록 2022.02.24 05:00:00수정 2022.02.24 05: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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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1.75~2.0%로 인상될 듯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2.0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2.01.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연다. 이번에는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 세 차례의 금리인상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고, 금리인상의 근거가 됐던 주택가격도 안정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금통위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내 마지막 금통위다. 3%대의 높은 물가 수준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미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숨고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금통위는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예상되자 2020년 5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낮췄다. 이후 지난해 8월에 이어 11월에도 인상에 나섰고, 1월에도 올리는 등 2007년 7월과 8월 2개월 연속 인상 이후 14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연속 인상한 바 있다. 한은 금통위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적은 없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에서도 동결 의견이 더 우세하게 나왔다. 금투협이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채권 투자자·애널리스트 등 채권 업계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88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전문가는 12명 이었다.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에도 경제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1.7%, 전년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2%, 전년동월 대비 6.5% 늘었다. 올 1월 국내 카드 승인액은 전년동기 보다 17.5% 늘었고, 백화점 매출액도 31.%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취업자수도 전년 동월대비 113만5000명 늘어난 2695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목표로 삼았던 가계부채 증가폭은 둔화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전 분기대비 19조1000억원(1.0%) 늘어난 186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빚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증가폭은 3분기(34조9000억원)보다 큰 폭 축소됐다.

반면 물가는 여전히 3%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3.2%로 3%대를 넘어선 이후 11월(3.2%), 12월(3.7%), 올해 1월(3.6%) 등으로 올라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2.5%, 근원물가 상승률은 1.8%에 달했다. 이는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2%)를 크게 상회 하는 수준이다. 한은은 글로벌 공급병목 등으로 인해 소비자물가가 상당 기간 3%대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연준의 조기긴축,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우려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22일 기준으로 올 들어 9.1%나 하락했고, 코스닥도 16.0% 폭락했다. 코스피는 22일 장중 한때 27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도 2.3%대를 돌파하는 등 올 들어 29.4%나 급등했다.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지면서 미 달러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평가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8일 장중 한때 97.440까지 오르면서 2020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환율도 연초 심리적 지지선인 1200원을 넘어섰다가 최근에는 19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전환이 가속화 되고 있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달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한은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4일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성장·물가 등 실물경제 상황에 비하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 1.5%가 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금통위원 역시 6명 중 3명이 추가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효과를 봐야 하는 데다, 대선을 불과 14일 앞두고 세 차례 연속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인상 소수의견은 1~2명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김지나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3개 분기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인상하면서 인상의 파급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고 한은 총재 임기 만료와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부담이 있는 만큼 정책적 휴지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반면 금통위원들의 물가에 대한 우려와 1월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된 점,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기조 강화 등을 고려할 때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1~2명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복귀한 상황에서 당장 급하게 더 금리를 변경할 유인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그러나 매파적 기조를 선언한 만큼 이번 금통위 이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신임 한은 총재 취임 이후인 5월과 7월 두차례 더 인상해 올해 연말까지 1.7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세 차례의 금리인상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최근 빠르게 안정되고 있는 주택가격 상승률을 감안하면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높아진 물가 전망치와 최근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 우려를 감안하면 최소 1명 이상의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나 11월과 1월에 연달아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지켜보면서 이번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3월 이주열 총재의 임기 종료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은 4월보다는 5월에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다음 정권이 어떻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임기 내 마지막 금통위인 만큼 이주열 총재가 깜작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높아진 국내외 물가상승 압력과 빨라진 미 금리인상 속도, 이미 높아진 시중 채권금리 등을 고려하면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대선 이후 신임 한은 총재 결정까지 공백이 생길 수 있고 대선 후에는 신정부의 정책방향이 확인되기까지 상대적으로 신중한 통화정책이 요구될 수 있음을 고려하면 현 총재의 임기 내 마지막 회의인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며 "높아진 물가상승률에서 볼 때 올해 말 기준금리는 2.0%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과 소비자물가 등 '경제 전망'도 새롭게 내 놓는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3.0%, 내년 2.5%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 2.0%, 내년 1.7%로 제시한 바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은 유지하거나 소폭 하향하고, 물가는 2.8~3.2% 수준에서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예상대로 물가가 3%대로 오르면 2011년(4.0%)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3%를 넘게된다.

국고채 3년물이 2.3%대를 돌파한 상황에서 이주열 총재가 국고채 단순매입 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 놓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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