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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진짜 '현장형 장관'이 필요하다

등록 2023.09.18 14:26:08수정 2023.09.18 14: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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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진짜 '현장형 장관'이 필요하다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평생을 현장에 있었습니다. 모든 답이 현장에 있습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3일 이뤄진 개각 발표 자리에서 첫마디로 이렇게 입을 뗐다. 이명박 정부 시절 초대 문체부 장관을 지낸 그는 2011년 자리에서 물러난 지 12년 만에 다시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추후 임명되면 역대 최장수 문체부 장관에 이어 장관을 두 번 하는 첫 기록도 세우게 된다.

유 후보자는 재임 시절 '현장형' 장관으로 평가됐다. 전국을 부지런히 다니며 문화, 체육, 관광, 종교 등 각 분야 현장을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1971년 연극으로 데뷔해 50년 넘게 배우로 활동하며 문화예술 현장과 가까이 있었던 현장 예술인이라는 장점이 발휘된 대목이다. 과거 그의 재임 시절에 대해 문체부 내부에서도 "추진력이 있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많이 냈고,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체육, 관광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다.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임기 내내 적지 않은 논란도 있었다. 당시 현장을 누비며 높은 인지도로 존재감을 보였지만,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며 도마 위에 오르내리곤 했다. 취임 초기엔 전 정부에서 임명된 일부 산하 기관장들과 임기 종료 시점을 놓고 불편한 관계가 지속됐고, 2008년 국회 국정감사장에선 야당 의원 질의 후 취재 중인 사진기자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의 논란도 있었다.

이 때문인지 최근 내정 이후엔 일부 문화예술계 단체들이 유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유 후보자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원조 격인 '문화권력 균형화전략' 문건 등이 작성되고 실행됐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첫 출근길에 "약간의 대립적인 관계는 있었지만 그런 적(블랙리스트)은 없었다"며 "임명이 된다면 그 문제를 다시 한번 잘 들여다볼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유 후보자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의 시선은 엇갈린다. 결국 한 부처의 수장으로서 증명해 낼 수 있는 건 정책뿐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유 후보자가 장관직을 수행한 때로부터는 12년이 흘렀다.

그동안 문화예술계를 비롯해 문화산업 전반도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지금도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정책의 중심엔 '현장'이 있다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닌, 실질적인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까닭이다. 현장의 우려를 낮은 자세로 경청할 수 있는 포용력도 정책결정자의 덕목이다. 문화 정책의 진일보를 위한 진짜 '현장형 장관'을 기대해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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