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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외과학 초석’ 민병철 전 아산병원장 별세…향년 94세

등록 2024.03.08 13:45:30수정 2024.03.08 1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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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출신 '미국 외과 전문의 1호'

'환자 중심 병원' 경영 기틀 마련해

사재 20억 출연…인재육성기금 설립

[서울=뉴시스]1960년~1970년대 불모지와 다름없던 한국 외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민병철 전 서울아산병원장이 8일 오전 8시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2024.03.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1960년~1970년대 불모지와 다름없던 한국 외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민병철 전 서울아산병원장이 8일 오전 8시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2024.03.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1960~1970년대 불모지와 다름없던 한국 외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민병철 전 서울아산병원장이 8일 오전 8시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민 전 병원장은 미국 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한국인 1호로, 미국에서 배운 선진의술을 국내에 도입하고 후진을 양성하는 등 한국 외과학 발전을 위해 한평생  힘썼다. 특히 국내 간담도외과와 소아외과 분야는 민병철 전 병원장이 초석을 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 전 병원장은 1929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 시절 서울대의 전신인 경성대 의대에 입학했다. 한국전쟁 중인 1952년 의대를 졸업했다. 이후 해군 군의관을 거쳐 미국 보스턴 터프츠대학병원에서 외과학 전공의 수련을 받고 2년간 전임강사로 일했다. 1960년 미국 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국내로 돌아왔다.

1961년부터 1977년까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 교수로 재직한 후 신영외과병원을 열었다. 1976년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1981년 대한소화기병학회 회장, 1982년 대한외과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1983년에는 고려대 의대 구로병원 초대병원장을 지냈다.

1990년 2대 서울아산병원장으로 취임해 11년간 서울아산병원을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서울아산병원을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시켰으며 글로벌 병원으로서의 초석을 다졌다.

서울아산병원 재임 당시 의료계에 팽배해 있던 병원 중심 풍토에서 벗어나 환자 중심 문화로 나아갈 것을 강조하며 병원 경영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료기관, 환자를 위한 병원을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모란장(1995년), 대한민국기업문화상(1995년), 한국능률협회 최고경영자상(1999년)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퇴임 후에도 의료계 발전을 위한 고민을 멈추지 않던 민 전 병원장은 2010년 서울아산병원에 간호·보건·행정 직원 인재 육성을 위해 써 달라며 사재 20억 원을 쾌척했다. 의사뿐 아니라 모든 의료 종사자의 실력이 뛰어나야 최고의 진료가 가능하다는 뜻에서였다.

민 전 병원장은 생전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로 "미국에 남지 않고 한국에 돌아온 것"을 꼽았다. 그는 한국 외과학의 뿌리를 내린 효시이며, 그가 길러낸 많은 후학들은 어느덧 한국 의료를 세계에 전수하고 있다. 현재 간이식의 세계적 대가인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도 그의 제자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남 3녀를 두고 있다. 장례는 가족들의 뜻에 따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0일 오전 1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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