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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주기 성찬예배…"안전사회 대책 요구 멈추지 않을 것"

등록 2024.03.24 16:17:08수정 2024.03.24 16:5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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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2시께 세월호 기억관 앞서 예배

세월호 유가족 "그날의 진실을 밝혀낼 것"

이태원 유가족이 연대 발언에 나서기도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보장돼야 할 권리"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4일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사회적 재난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드리는 고난주인 연합 성찬회가 열리고 있다. 2024.03.2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4일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사회적 재난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드리는 고난주인 연합 성찬회가 열리고 있다. 2024.03.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광온 권신혁 수습 기자 =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3주가량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종교단체들이 고난 주간을 맞아 세월호·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연합으로 세월호 참사 10주기 연합 성찬례를 드렸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는 날까지 투쟁은 끝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성공회 나눔의집 협의회는 24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세월호 기억관' 앞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사회적 재난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드리는 고난주일 연합 성찬례'를 열었다.

'고난주일'은 예수님 부활주일의 직전 주일로, 예수님이 구원 사역을 이루기 위해 예루살렘에 입성한 후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겪은 고난을 생각하며 지내는 주간이다.

이날 예배에는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과 걷는교회, 파주교회 등 여러 종교단체가 참여했으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이태원 참사 유가족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8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성찬례를 진행하며 '잊지 않을게'라는 제목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특히 "일 년이 가도 십 년이 가도 아니 더 많은 세월 흘러도 보고픈 얼굴들 그리운 얼굴들 우리 가슴에 새겨놓을게"라는 가사를 부를 때 참사 유가족들은 하늘을 쳐다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후 오상운 루시안 신부는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이해 여전히 우리 기억 속에서 아픔으로 남아있는 그날의 참사를 기억하고 아직 밝혀지지 않는 진실과 사회적 책임이 잘 드러나서 죽은 이와 산 이가 모두 평화의 봄을 맞이하게 하소서"라고 기도를 올렸다.

이날 예배에 참석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고(故) 이창현군의 어머니 최순화씨는 "예수님의 인사말인 '샬롬'(히브리어로 안녕하십니까, 평안하십니까라는 뜻)은 어쩌면 야만적인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인사"라며 "예수님이 가난한 동네 갈릴리에서 어부들과 동고동락하며 삶을 나누셨던 것처럼 여러분도 시대의 아픔을 끌어안고 고통에 함께 연대해 주셨다"고 운을 뗐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4일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사회적 재난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드리는 고난주인 연합 성찬회가 열리고 있다. 2024.03.2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4일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사회적 재난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드리는 고난주인 연합 성찬회가 열리고 있다. 2024.03.24. [email protected]


이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지난 10년의 행보는 우리 사회에서 외면 당해온 재난 참사 피해자들에게도 권리가 있음을 알게 해준 것"이라며 "추모와 기억에 대한 권리뿐 아니라 진실과 책임에 대한 권리, 치유와 회복의 권리가 부정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날의 참담함을 목격한 우리는 피해자로서 목격자로서 그날의 진실을 밝혀내고 안전 사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예수님의 샬롬이 우리 모두에게 오래오래 머무르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보라색 옷을 입고 연단에 선 이태원 참사 유가족 김남희씨도 이날 연대 발언에 나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밤부터 그다음날까지 우리 애진이를 찾아 헤메는 동안 가장 먼저 생각난 분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어머님들"이었다며 "아이를 찾기 위해 그 무수한 나날 동안 얼마나 애가 타는 심정이었을까, 이런 마음으로 아이들을 팽목항에서 기다렸겠구나라고 그때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신애진씨의 어머니다.

이어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는 국가의 부재와 과실로 생명이 박탈된 사회적 재난 참사였다. 사회적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기억과 추모는 적극적으로 보장돼야 할 피해자의 권리"라며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했기에 세월호 가족과 수많은 재난 참사 피해자들이 아직도 길에서 투쟁하고 있다. 우리는 이 싸움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참사 유가족들의 연설에 성찬 예배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손을 모아 기도하기도 했다. 또 이날 성찬례 도중 모임을 향해 "빨갱이" "악마"라는 등의 소리를 외치는 사람들로 인해 잠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는 지난 2014년 4월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승객 304명(전체 탑승자 476명)이 사망·실종된 대형 참사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같은 해 10월 세월호의 침몰 원인에 대해 ▲화물 과적, 고박 불량 ▲무리한 선체 증축 ▲조타수의 운전 미숙 등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2017년 3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특별법'이 합의되면서 세월호 선조위가 출범했고, 이에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수색 등이 이뤄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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