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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잇단 공장 짓는 삼성…높은 인건비로 수익성 나올까?

등록 2024.04.17 08:00:00수정 2024.04.17 08: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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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인건비·인력 확보경쟁…수익성 제한 우려

美 법인, 中 법인보다 수익성↓

"美 정부에 추가 지원 요청해야"

[워싱턴=뉴시스]15일(현지시각)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 투자 발표회에서 로이드 도겟(공화·텍사스) 하원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행사에 참석해 발언을 지켜보고있다. (사진=도겟 의원 X). 2024.04.16.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뉴시스]15일(현지시각)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설 투자 발표회에서 로이드 도겟(공화·텍사스) 하원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S부문장)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행사에 참석해 발언을 지켜보고있다. (사진=도겟 의원 X). 2024.04.1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미국에 450억 달러(62조3000억원)를 투입하며 대규모 반도체 생산·연구개발(R&D) 단지를 구축할 예정인 가운데, 높은 인건비 탓에 현지 사업의 수익성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에서 4나노 및 2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가동 시기는 내년부터다. 또 테일러에 두 번째 공장을 짓고, 2027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양산한다. R&D센터도 2027년 가동한다.

삼성전자의 투자금은 당초 170억 달러(약 23조5000억원)였지만 280억 달러를 더해 현지 공장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에서 공장 6곳을 완공할 예정인데 이는 TSMC와 첨단 반도체 생산 경쟁을 본격화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미국의 높은 임금이 이 공장들의 사업 수익성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들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평균 임금은 7만7463달러로 한화로 1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는 OECD 평균 임금 5만3416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인플레이션으로 해마다 미국 평균 임금도 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삼성전자가 대규모 공장을 운영한다면 인건비에도 막대한 비용을 들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삼성전자와 비슷한 규모로 공장 건설을 확대하고 있는 TSMC나 인텔과 첨단 반도체 인력 확보 경쟁을 한다면 인건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 제조 인력이 부족한 미국에서 인력을 충원하려면 삼성이 더 큰 인센티브를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 미국 법인의 영업이익률도 감소세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오스틴 공장 운영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오스틴 생산법인(SAS)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21.3%였지만 2022년 5.69%, 지난해 7.3% 수준이다.

같은 기간 중국 시안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전자 시안 생산법인(SCS) 영업이익률은 각각 23.2%, 6.5%, 10.1%였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을 감안해도 높은 인건비 영향으로 다른 해외 법인보다 미국 법인 사업 수익성이 현저히 낮은 것이다.
[서울=뉴시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공개한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3.07.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공개한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3.07.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미 삼성전자의 인건비 지출 부담은 적지 않다.

삼성전자의 반도체(DS)부문 매출은 업황 악화로 2021년 95조3872억원에서 지난해 66조5945억원으로 2년새 30조원가량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DS 총 직원수는 6만3902명에서 7만4219명으로 늘었으며, 전직원 대비 DS 직원 비중은 56.3%에서 59.4%로 증가했다.

2022년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5.1%였지만 지난해 5.59%로 높아진 상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로 최소 2만15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직간접적으로 채용해야 할 인력과 그 비용이 그만큼 만만치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이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더라도 인건비가 워낙 높아 남는 장사가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미국 정부와 삼성이 추가 지원과 독소조항 수정 등 물밑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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