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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악몽' 도봉구 화재 담배꽁초 방치 70대, 혐의 부인

등록 2024.05.01 11:40:29수정 2024.05.01 11: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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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식 보고서는 검찰의 불합리한 추론"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해 12월26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지난 25일 새벽 발생한 화재사고 현장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3.12.2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해 12월26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지난 25일 새벽 발생한 화재사고 현장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3.1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지난해 크리스마스(성탄절) 새벽 29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 피의자가 1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판사 최형준)은 1일 오전 10시20분부터 중실화·중과실치사·중과실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3층 거주민인 70대 남성 김모(78)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25일 오전 도봉구 방학동 23층짜리 아파트 3층 자신의 집에서 담배를 피우다 불을 내, 같은 아파트 주민 2명을 숨지게 하고 27명이 중경상을 입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씨는 이른바 '컴퓨터 방'이라고 불리는 거실에 인접한 작은 방에서 신문지 등 생활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가득 쌓여 있음에도 계속해서 담배를 피웠다.

그는 약 7시간 동안 바둑 영상을 시청하며 담배를 피우다 담배 불씨를 완전히 끄지 않은 채 나갔고, 그 불씨가 주변 가연물에 옮겨붙어 불길이 확산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같은 공소사실에 대해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가 담뱃불을 다 끄지 않은 상태에서 재떨이에 남아 있는 불씨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은 현장 감식 보고서에 기초한 것인데, 감식 보고서의 근거는 단지 화재 현장에서 담배꽁초가 있다는 추론일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여러 차례 보강 수사를 통해서 발화 지점을 기존의 화재 발생에 대한 감식 보고서와 달리 책상 위에 있는 놋쇠 재떨이 훈소 과정을 통해서 발화가 됐다고 변경했다"며 "공소사실은 검찰의 불합리한 추론"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감식 과정에서 책상 주변에서 다량의 담배꽁초가 발견된 점에 매몰돼, 해당 담배꽁초가 어떻게 보관되고 유래됐는지, 김씨의 흡연 습관, 주위 물건 존재 여부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성급하게 전기적 요인 등 다른 화재 요인을 배제하고 담배꽁초에 의한 화재로 단정 지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러한 변호인 측 주장을 들은 유가족 임윤기씨는 법정에서 진술 기회를 얻어 "김씨 측에서 저희에게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 아들 사망의 아픔과 고통을 우리 유가족들은 죽을 때까지 안고 가야 한다. 이걸 누가 보상해 주나"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김씨가 문을 닫아놨으면 우리 아들이 죽을 리가 없었다. 주민들이 피해를 당할 일도 없었다. 방화범을 실화범으로 형을 낮추면 안 된다"며 김씨의 엄벌을 재판부에 촉구했다.

이날 재판 내내 임씨는 한숨을 내쉬고 눈물을 훔쳤다.

한편 당시 불로 위층에 살던 30대 남성이 생후 7개월 딸을 안고 뛰어내리다 목숨을 잃었고 10층에 사는 또 다른 3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숨지는 등 29명이 피해를 당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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