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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文대통령, 노동계 초청 '추어탕 만찬' 종료…"勞政파트너 관계 복원 시급"

등록 2017.10.24 20: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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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만찬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17.10.24.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만찬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17.10.24. [email protected]

  文대통령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 위해 정부·노동계 협력하자"
 민주노총 빠진 '반쪽 만찬'…文대통령 "노동계 다 함께 못해 아쉽다"
 한국노총, 文대통령에 노사정위원회 개최와 1차 본회의 주재 요청
 메뉴는 청계천 노동의 상징 추어탕·콩나물밥…차담회는 평창 홍차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노동계 초청 만찬이 민주노총 불참 속에 마무리됐다.

 이날 만찬은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오후 6시35분부터 오후 7시55분까지 약 1시간20분가량 진행됐다. 메뉴는 1970년대 청계천 노동자들의 허기를 달래던 추어탕과 콩나물밥이었다. 가을 제철 메뉴인 가을전어도 나왔으며 만찬주는 고창 선운 복분자술이 쓰였다.

  애초 양대노총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지도부는 물론 산별·개별 노조 인사들이 만찬에 참석해 노동 현안을 주제로 폭넓은 논의를 공유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노총은 행사 당일인 이날 오전 11시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입장문에서 "청와대가 만찬 행사에 민주노총 산별 조직과 산하조직 참가를 강행하고, 노사정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배석시키려 했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본관 접견실에서 한시간가량 민주노총이 빠진채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 박대수 부위원장, 이성경 사무총장 등 한국노총 지도부와 환담을 나눴다.

  정상급 외빈 접견에 사용되는 청와대 본관 접견실을 사전환담 장소로 택한 것은 노동계 예우 차원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사전환담 테이블에는 평창의 국화와 동서양 허브꽃을 섞어 동계올림픽 홍보용으로 특별 제작한 홍차 '평창의 고요한 아침'이 곁들여졌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사전환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나서서 빠른 시일 내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주요 의제와 일정을 협의한 후 문 대통령이 직접 노사정위원회 1차 본회의를 주재해 노사정위원회 출범에 힘을 실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서 열린 만찬회에서 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이 만남이, 이 자리가 많이 기다려졌다. 조금 설레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노동계와의 만남이 너무 늦어지는 것 같아서 조금 초조하기도 했다"면서 "그런데 노동계가 다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날 초청에 불참한 민주노총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노동계 대표단을 청와대에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청와대는 이날 전태일 열사가 즐겨먹었던 콩나물밥과 추어탕, 해외 정상에게 선물로 증정하기 위해 특별 제작된 차 '평창의 고요한 아침'을 준비했다. 사진은 만찬 테이블에 오른 콩나물밥과 추어탕. 2017.10.24.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노동계 대표단을 청와대에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청와대는 이날 전태일 열사가 즐겨먹었던 콩나물밥과 추어탕, 해외 정상에게 선물로 증정하기 위해 특별 제작된 차 '평창의 고요한 아침'을 준비했다. 사진은 만찬 테이블에 오른 콩나물밥과 추어탕. 2017.10.24.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새 정부가 노동정책을 '어떻게 잘하겠다' 이렇게 말하기 이전에 우선 노동계와 정부 사이에 국정 파트너로서의 관계, 이를 다시 복원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고 또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새 정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를 아주 비정상적으로 만들었던 그런 적폐들을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란 것을 최우선적인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보수정권을 의식한 듯 "지난 10년 정도 우리 노동은 아주 소외되고 배제됐다. 노동이 어떤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노동정책이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그렇게 추진이 되었다. 그로 인해 노동계 전체로 보면 노동조합 조직률이 많이 떨어졌고, 노동자 개개인의 삶도 아주 나빠졌다. 경제적 불평등도 심해졌고 양극화도 아주 격심해졌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 분야에서 새 정부의 국정 목표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도 많은 정책 공약들을 했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그러나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 역시 대통령과 정부 의지만 갖고 되는 것은 아니고 노동계가 함께 해주셔야만 해 낼 수 있는 일이고, 노동계가 함께 해주시면 훨씬 많이 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계와 정부가 입장은 달라도 어떤 큰 목표는 같이 하고 있다고 본다. 정부는 노동계와 함께 하고 노동계의 협력을 얻어야만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란 국정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면서 "노동계도 똑같은 그런 목표를 갖고 있을텐데, 어쨌든 정부와 협력하고 또 대통령을 설득해 내고 이끌어 내고 해야 노동계가 꿈꾸는 그런 세상에 그만큼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런 면에서 오늘 이 만남은 그렇게 노정이 국정의 파트너로서 관계를 회복하는 아주 중요한 출발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정부와 노동계의 협력을 요청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문 대통령과의 사전환담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이 취임하시고 그동안 많이 어려웠던 문제들, 특히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2대 지침 문제, 근로시간 단축의미를 밝혀주셨고 또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 기본권에 관한 부분도 입장 설명해 주셨다"면서 "대한민국 거의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한국노총, 그 길에 동참해서 정말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성숙하고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2019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 임시정부 설립 100주년, 국제노동기구(ILO) 100주년이다. 2019년엔 좀 더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는 큰 의견들이 모아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건배사 '노발대발'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노발대발은 '노동자가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 한편으로는 '노총이 발전해야 대통령도 발전한다'는 뜻"이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설명을 듣고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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